광주대표 거리예술축제인 프린지페스티벌과 전통문화관의 ‘무등울림’이 비대면 언택트형 축제로 전환된다. 야외에서 공연을 즐기는 평범한 일상이 힘들어진 현실에 맞춰 새로운 방식으로의 변화를 꾀한 것. 광주문화재단은 코로나19로 인해 하반기 행사를 비대면 온라인로 대폭 전환해 진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상반기 연기된 다수 행사 일정을 확대, 변경해 운영할 계획이다. 대표적인 거리공연예술축제 프린지페스티벌은 오는 25일부터 주말마다 광주프린지페스티벌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선보인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지역 공연단체를 포함 60여 개 단체의 공연이 펼쳐진다. 다만 코로나 확산 추이에 따라 소규모 대면 공연과 비대면 영상 공연을 병행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10월 16~18일 개최 예정인 전통문화관 대표 프로그램 ‘무등울림’도 언택트형 축제로 운영한다. ‘희망 울림의 솟대와 기와에 뽐내는 솜씨’ 등 전시프로그램, 태평성대의 개막 축하공연, 다양한 퓨전 기획 공연 등도 실시간 온라인으로 전할 예정이다. 전통문화 융복합프로그램인 ‘무등풍류 뎐’도 기존의 방식과는 다르게 운영된다. 9월 하순이나 10월 초순부터(매주 토·일요일) 전통문화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무형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광주형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하고 공공재로서의 문화적 데이터를 공유하는 생산적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같은 주장은 코로나19로 문화예술계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향후의 창작환경과 문화 정책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광주문화재단(대표이사 김윤기)은 최근 ‘코로나 시대 지역 문화정책 변화 방향’ 간담회를 열었다. 온라인 화상회의를 통해 진행된 이번 간담회는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로부터 2021년도 정책적 전환과 대응 방향을 듣는 자리였다. 김진아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 교수, 최영화 호남대 교수 등 모두 17명 위원이 참여했다. 강혜경 소촌 아트 팩토리 센터장은 “기존의 계량적 성과에 무게중심을 둔 지원은 향후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면서도 “콘텐츠가 중구난방으로 소비되는 현상을 지양하기 위해 광주형 온라인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의 유튜브로 대변되는 온라인 콘텐츠 유통 구조는 휘발성이 강하다”며 “공공재로서의 문화적 가치를 고민하고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생산적 토대를 만드는 것이 재단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코로나 상황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기에 유연한 사
영산강 하천변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경관을 이룬 담양군 대전면 태목리 대나무 군락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7일 ‘담양 태목리 대나무 군락’을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밝혔다. 담양 태목리 대나무 군락은 일반적인 대나무 서식 조건과는 달리 하천변을 따라 형성된 대나무 군락지다. 평균높이 18m, 평균지름 2~12cm의 왕대와 솜대가 분포하며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제323-8호), 원앙(제327호), 수달(제330호)과 함께 달뿌리풀, 줄, 물억새 등 야생동식물의 서식처로서의 가치가 크다. 또한 대나무가 식용뿐 아니라 전통유용식물자원으로서 생활문화와 관계가 있는 등 민속적 가치도 고려됐다. 담양은 우리나라 전국 대나무 분포 면적의 약 34%를 차지할 만큼 대나무가 많이 자생한다. ‘세종실록지리지’, ‘여지도서’, ‘부역실총’ 등 문헌에 따르면 담양의 공물로 가는대·왕대·오죽·화살대, 죽력·죽전·채상, 부채류와 대바구니가 생산됐다. ‘규합총서’에는 명상품으로 담양의 채죽상자(대나무를 쪼개무늬를 두어 짠 상자)와 세대삿갓(비구니용 삿갓)이 소개돼 있다. 아울러 담양에는 국가무형문화재 제53호 채상장(彩箱匠)을 비롯해 참빗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박종관)는 신임 상임감사에 남요원<사진> 전 청와대 문화비서관실 비서관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임기는 지난 1일부터 2022년 8월 31일까지 2년이다. 신임 남 상임감사는 광주시 출신으로 서라벌고등학교, 동국대 철학과를 졸업했다. 국회의원 비서관 및 보좌관을 거쳐,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사무총장, 세종문화회관 정책보좌역, 청와대 문화비서관실 비서관 등을 역임했다. 남요원 상임감사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공공성과 책임성 강화를 통해 예술계 현장과 국민들께 신뢰받는 기관이 될 수 있도록 감사인으로서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1886년은 조선과 프랑스가 수교를 맺은 해다. 조선은 1882년 미국을 비롯한 서구의 국가들과 통상조약을 맺기 시작했다. 서구 열강들이 조선과 조약을 체결하자, 프랑스가 청나라를 통해 조선과의 조약 체결을 요청하기에 이른다. 당시는 쇄국정책을 추진했던 흥선대원군이 하야하고, 고종의 친정이 시작되던 즈음이었다. 조선과 프랑스 수교를 기념해 사디 카르노 대통령이 고종에게 보낸 백자가 있다. 일명 ‘백자 채색 살라미나 병’. 프랑스 대통령은 고종에게 자국의 도자기를 보낸 건 문화강국을 과시하려는 의도와 무관치 않을 터다. 화려한 색상과 고풍스러운 조형은 프랑스 상류층들의 애장품이었음을 짐작케 한다. 조선왕실에서 사용했던 서양식 도자기를 온라인 전시를 통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국립고궁박물관의 ‘新신 왕실도자, 조선왕실에서 사용한 서양식 도자기’ 온라인 전시는 VR이라는 가상의 공간에 재현한 특별전이다. 이번 특별전은 개항 이후 근대국가로 나아가고자 했던 조선의 모습을 서양식 도자기를 매개로 조명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전시장에 설치돼 있는 다양한 체험영상과 유물 설명, 오디오 가이드 등 풍부한 콘텐츠를 VR 화면과 연결한 덕분에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
세계기록유산과 국보 등 조선 왕실 대표 100가지 보물을 온라인으로 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돼 눈길을 끈다. 온라인에서 공개되는 소장품은 ‘태조 추상시호 금보와 옥책’, ‘세종 상시호 금보’, ‘고종비 명성황후 추존 금보와 금책’ 등 세계기록 유산을 비롯해 ‘조선왕조실록 오대산사고본’·‘창덕궁 이문원 측우대’ 등 국보가 포함돼 있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개관 15주년을 기념해 19일부터 조선왕실 문화 진수가 담긴 ‘소장품 100선’을 선정해 누리집에서 온라인으로 공개 중이다. 이번에 공개하는 100선은 조선왕실과 대한제국황실의 모습을 한눈에 가늠할 수 있는 대표 유물들로 이루어져 있다. 지난 15년 간 고궁박물관이 새로운 소장품 확보에 쏟아 온 결실을 엿볼 수 있는 자리다. 이번 100선 소장품은 고해상도 다양한 개별 사진들과 설명 자료, 참고 사진 등과 함께 공개된다. 시공을 초월해 한자리에서 조선 최고의 예술품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흥미롭다. 소장품들은 모두 주제별로 8개 분야로 나뉘어 있다. 먼저 ‘어보·인장’에는 모두 16선이 출품됐다. ‘고종황제의 국새 황제지보’(보물), ‘현종 왕세자책봉 옥인·죽책·교명’(세계기록유산), ‘황제
장마와 무더위에 지친 여름, 어디선가 선선한 봄바람이 불어온다. 계절이 잠시 뒤로 회귀해버린 듯하다. 지천에 피어난 봄꽃 위로 나비떼가 군무를 하듯 가볍게 날갯짓을 한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전당장 직무대리 박태형) 미디어파사드 작품이 보여주는 풍경이다. ACC가 미디어아트 창제작 프로젝트 ‘야광(夜光) 전당’을 오는 12월 31일까지 진행한다. 미디어파사드 작품이 발신하는 빛으로 광주도심의 밤 풍경이 새롭게 디자인되는 것. ACC는 창제작 영상 5편, 미디어아트 커미션 작품 3편, 경관조명 3편 등 총 11편의 작품을 3차례로 나눠 선보일 예정이다. 먼저 8월의 1차 전시 주제는 ‘야광전당의 서막’으로 5번 출입구 인근부터 문화창조원 입구까지 바닥에 펼쳐진다. ‘야광전당의 서막’은 전당의 식물에서 모티브를 얻었으며 주요 콘셉트는 ‘사계’다. 아이안피앤케이가 전당의 대표 수목 느티나무와 5·18민주화운동 상징인 이팝나무, 광주항쟁 당시를 지켜본 회화나무 등을 그래픽 영상으로 표현했다. 미디어아티스트 김창겸의 ‘꽃과 나비의 향연’에서는 나비로 표현되는 자유에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다양한 꽃과 화려한 그래픽 속에서 유영하는 나비의 모습은 자유 그 자체다
오늘날 서원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를까. 어떤 이는 문이 굳게 잠겨 있고, 담장이 푸른 이끼로 뒤덮여 있는 모습을 생각한다. 한마디로 박제된 옛 유적쯤으로 치부하는 게 서원의 일반적인 모습이다. 그러나 정형화된 그런 서원 이미지를 깬 곳이 있다. 옛 선비정신을 모티브로 오늘날의 문화와 끊임없이 융합하고,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는 곳이다. 바로 광주 광산구 광산동에 있는 월봉서원. 이곳에서는 ‘꼬마 철학자 상상학교’, ‘선비의 하루’, ‘살롱드 월봉’, ‘월봉 로맨스’ 등과 같은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최근 월봉서원이 2020년 지역문화대표브랜드(대표브랜드) 대상으로 선정돼 화제가 되고 있다. 일명 ‘비밀의 서원, 월봉서원’. 광주 끝자락에 있는데다 서원이 위치한 곳도 마을 끝에 있어 ‘비밀의 서원’이라는 상징적인 수사가 붙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이번 대표브랜드는 지역의 특화된 문화 발전을 유도하고 발전모델을 발굴, 확산하기 위해 기획됐다. 특히 월봉서원은 서원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전세대가 즐기는 맞춤형 교육문화 콘텐츠를 창출한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또한 마을과 지역을 아우르는 전통선비문화를 주민참여형 프로그램으로 재구성한 점도 이목을 끌
템플스테이는 OECD가 선정한 ‘창의적이고 경쟁력 있는 우수 문화상품’으로 꼽힌다. 바쁘고 번잡한 도시를 벗어나 역사와 문화가 숨 쉬는 사찰에 머물며 참선, 발우공양 같은 다양한 체험을 해보는 것은 그 자체로 힐링을 준다. 코로나19로 자연 속 언택트 쉼이 여름휴가 키워드로 떠오르는 가운데 잠시 고적한 사찰에서 한 박자 쉬어가는 것은 어떨까.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광주·전남 21개 사찰 등 전국의 사찰(불교문화사업단 홈페이지 참조)에서 템플 스테이를 진행한다. 특히 불교문화사업단은 9월 15일까지 템플스테이 예약 홈페이지에서 광주 전남권 사찰을 예약한 참가자 총 500명에게 1만원 상당의 ‘남도패스’를 무료 증정한다. 남도패스는 광주시, 전남도 주요 관광지와 숙박, 음식점, 레저시설 등에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카드다. 대상 사찰은 광주 증심사와 무각사를 비롯해 전남의 대흥사, 도갑사, 무각사, 무위사, 미황사, 백련사, 백양사, 불갑사, 선암사, 송광사, 신흥사, 쌍봉사, 연곡사, 운주사, 정혜사, 증심사, 천은사, 화엄사, 흥국사이다. 먼저 광주 증심사는 코로나19로 지친 이들과 방역관계자를 위한 심신안정과 휴식처를 제공하는 ‘토닥토닥 템플 스테이’를 운영
1930년대는 한국 시문단사에서 풍성한 결실의 시기였다. 정지용, 박용철, 김영랑, 신석정, 이하윤으로 대변되는 시문학파가 등장했다. 이들은 순수 서정의 추구를 통해 언어에 각별한 관심을 드러냈다. 또한 30대에는 이성과 이지에 바탕을 둔 모더니즘 계열의 유파가 나타났다. 김기림, 김광균, 이상 등은 회화적이면서도 이미지적인 시를 추구했다. 뒤이어 생의 본질을 탐색했던 일군의 시인들이 등장했다. 서정주, 오장환, 유치환 등이 그들이다. ‘생명파’라 불리는 이들은, 생 자체에 대한 탐구를 통해 시적 성취를 일궜다. 특히 오장환은 작품의 스펙트럼과 성취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당대 모더니즘의 기수였던 김기림은 오장환 시에 대해 흠잡을 데 없는 작품이라고 호평했다. 생에 대한 탐구만으로 한정할 수 없는 깊이와 세련, 낭만이 혼재돼 있다는 의미다. 오장환은 1930년대 한국 시문학사에서 서정주, 이용악과 함께 ‘시단의 3대 천재’로 평가받는다. ‘천재는 단명한다’는 속설을 입증하기라도 하듯, 그는 만 33세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시재(詩才)를 펼쳐 보이기도 전에 오장환은 그렇게 문학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만다. 충북 보은은 오장환(1918~1951)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