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의 방어유적과 마을 유래 이형상 목사가 제주도를 순력할 때 화공 김남길이 그린 『탐라순력도(1702)』의 <한라장촉>을 보면, 대포 지경 중산간지역에 동해진성[동해방호소], 해안지역에 대포연대가 그려져 있다. 동해진성 지척에는 구산봉수도 보인다. 대정현 동쪽을 방어하는 통신 군사시설들이 이 지역에 몰려있어 조선 때 대포 일대는 한라산 남쪽을 방어하는 군사적 요충지라 할 수 있다. 대포(大浦)의 옛 지명은 ‘큰개’다. 제주에서는 만처럼 바다가 육지로 옴폭 들어온 곳을 ‘개’라고 하고, 반대로 육지가 바다로 뾰족 돌출한 곳을 ‘코지’라 한다. ‘큰개’는 이 일대에서 ‘가장 큰[大] 개[포구: 浦]’이다. 대포마을의 역사는 큰개 포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대포에 언제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했는지 확실치 않지만, 선사시대부터 거주했던 흔적들이 있다. ‘오뎅이궤 바위그늘’, ‘선궷내깍 서쪽 대지’, ‘대포해안 바위그늘’ 등에서 무문토기, 적갈색토기, 마제석창, 동물뼈 등, 다양한 선사 유물들이 발견되었다. 또한, 존자암 및 법화사의 관문 기능과 동해진성의 군사방어 기능 등을 관련지어 봤을 때, 일찍부터 대포 지경에 마을이 형성되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
본격적인 여름을 맞아 다음 달 제주국제관악제가 제주섬 곳곳을 아름다운 선율로 수놓는다. 제주국제관악제조직위원회(조직위원장 이상철)는 12일 오전 제주시 아스타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다음달 열리는 ‘제27회 제주국제관악제’ 여름시즌 세부 일정을 발표했다. 여름시즌 제주국제관악제는 8월 7일부터 16일까지 제주문예회과 대극장, 제주해변공연장, 서귀포예술의전당 대극장, 천지연폭포 야외공연장, 탐라교육원, 예술곶 산양, 사려니숲길, 도두해녀공연장, 피아노박물관 등 제주 전역에서 펼쳐진다. 청소년관악단과 마에스트로 콘서트 등 관악단 위주로 편성된 여름시즌 공연은 12개국 60팀 2500명(외국 4팀 160명), 관악콩쿠루에는 11개국 113명이 참여한다. 심사위원을 포함해 총 참여 인원은 2600여 명이다. 8월 8일 오후 7시30분 제주아트센터에서 열리는 개막공연에는 세계 정상의 영국 코리밴드와 대중적 인기를 얻고 있는 남성 2중창(소리꾼 고영렬, 테너 존노) 등이 제주윈드오케스트라와 협연으로 진행된다. 태평소와 윈드오케스트라를 위한 ‘취풍류’, 판소리 춘향가 중 ‘사랑가’, ‘내 마음의 강물’(이수인) 등이 연주된다. 올해 관악제에는 영국 코리밴드 외에도 마에
국립전주박물관(관장 홍진근) 상설전시실에서 전시 중인 ‘신구법천문도 병풍’이 보물로 지정됐다. ‘신구법천문도 병풍’은 조선의 전통적인 천문도인 구법천문도와 서양에서 도입된 새로운 천문도인 신법천문도가 나란히 그려져 있다. 동서양의 천문도를 한눈에 볼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1395년(태조 4년)에 제작된 조선의 천문도와 서양 선교사 쾨글러의 천문도에서 영향을 받았다. 또 천문도가 그려지는 과정에서 활용됐던 천문학, 기하학, 수학 등 당시 과학기술의 면모도 엿볼 수 있어 사료적 가치도 크다. 정교한 필치로 다채로운 채색과 금니를 사용한 대형 병품으로 조선 후기 병풍 그림의 품격을 보여 준다. ‘신구법천문도 병풍’은 총 8폭으로 구성돼 있다. 오른쪽에서 왼쪽 방향으로 봤을 때 1~3폭에는 조선의 대표적인 천문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를, 이어지는 4~7폭에는 서양의 천문 지식이 담겨 있는 천문도인 태양이 지나가는 길인 황도를 기준으로 ‘황도북성도’와 ‘황도남성도’를, 마지막 8폭에는 태양과 달, 토성, 목성 등을 그린 일월오성도를 배치했다. 한편 ‘신구법천문도 병풍’은 현재 국립전주박물관 상설전시실 2층 전주와 조선 왕실 전시실에 전시돼 있다. 태조, 영조를
영상 콘텐츠 산업 판이 커지면서 갈수록 촬영 스튜디오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영화와 드라마 등 기존 콘텐츠는 물론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빠르게 성장한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콘텐츠가 가세해 촬영 수요는 크게 늘었지만, 스튜디오 공급은 여전히 부족해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콘텐츠 기업들은 앞다퉈 직접 스튜디오 확충에 나서고 있다. CJ ENM이 경기 파주 탄현면에 세운 국내 최대 규모의 ‘스튜디오 센터’도 이 작업의 일환이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부산 기장군 도예촌 부지에 건립하기로 한 영화촬영소를 10년 넘게 표류시킬 동안 콘텐츠 업계는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콘텐츠 도시’ 부산이 그 명성을 이어가려면 더 적극적인 자세로 새로운 산업의 흐름에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내·오픈세트·버추얼까지 ‘국내 최대’ 스튜디오 콘텐츠 기업과 영화제작사가 밀집한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 차로 40분가량 달리면 웅장한 규모의 회색 건물 13개 동이 나온다. CJ ENM이 파주 탄현면 일대 연 면적 3만 7407㎡(약 1만1315평) 부지에 세운 국내 최대 규모의 ‘스튜디오 센터’다. tvN 드라마 ‘환혼’ 촬영이 한창인 8번 스튜디오에 들
"그늘과 자연바람과 냉골이 많은 문경 산골짜기와 계곡은 시원하다 못해 춥기까지 해요" 문경새재를 비롯해 수려한 자연경관을 갖춘 경북 문경시. 특히 시원한 그늘과 냉골이 많은 문경의 산과 계곡은 여름철 알뜰 피서지로 각광 받고 있다. 지난해 소비자리서치 전문기관인 컨슈머인사이트가 실시한 우리나라 여름휴가 만족도 조사에서 전국 9위를 차지했을 정도다. 올해는 사회적 거리두기 없는 첫 여름인데다 폭염까지 일찍 찾아오면서 본격 휴가철이 아닌데도 문경 계곡 곳곳에는 무더위를 식히려는 가족단위 알뜰 피석객들로 붐비고 있다. ◆깨끗한 '얼음골' 문경의 계곡 냉골이라 불려지는 산북면 운달-김용계곡, 소백산 숨은 비경으로 꼽힌 농암면 쌍용계곡, 아홉구비 비경을 간직한 가은읍 선유동계곡, 대야산 자락의 용추폭포. 문경새재 계곡 등이 손꼽힌다. 이들 계곡들은 잘 보존된 천연원시림과 지형 덕분에 햇빛 보기가 어려울 정도로 그늘이 많고, 바닥이 암반으로 돼 있는 맑은 물은 깊지 않아 어린이들 물놀이에도 적합하다. 특히 운달-김용 계곡은 시내에 비해 기온이 무려 10℃가량 낮은데다 계곡물은 1분도 버티기 어려울 정도로 차가워 피서지로 더할 나위 없다. 피서객들 일부는 텐트를 치거나
'제16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하 DIMF)이 11일 'DIMF 어워즈'를 끝으로 18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이 기간 온·오프라인을 통해 26만여 명이 DIMF를 즐긴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4일 코오롱야외음악당에서 열린 개막축하공연으로 막을 올린 DIMF는 공식초청작과 창작지원작, 대학생 뮤지컬 페스티벌, 특별공연 등을 통해 국내외 22편의 작품을 선보였다. 그밖에도 딤프린지, 스타데이트, 열린 뮤지컬 특강 등 다양한 부대행사를 통해 대구를 뮤지컬로 물들었다. 특히 올해는 그동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만날 수 없었던 해외팀 공연이 3년 만에 재개돼 의미를 더했다. 개막작인 '슬로바키아ver. 투란도트', 폐막작인 영국의 '더 콰이어 오브 맨'(The Choir of Man) 등 2편의 해외 작품이 관객을 만났다. 또한 창작뮤지컬 활성화를 위해 '인큐베이팅사업-리딩 공연'을 신설했고, 가상 공연장에서 축제를 즐길 수 있는 'DIMF 메타버스'를 구축하고 실시간 온라인 중계를 통해 국경 없는 랜선 관객을 만나는 등 새로운 시도도 이어졌다. 그 결과 온·오프라인을 통해 26만여 명이 참여하는 등 침체된 뮤지컬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았
관객들이 숲에서 보물을 찾듯이 공연을 찾아다니는 신개념 가족공연예술축제가 의정부에서 열린다. 의정부문화재단은 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 의정부아트캠프와 무한상상 시민정원에서 '예술극장 보물찾기, 썸머 할로윈-숲 속에 가면'을 개최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예술극장 보물찾기'에선 장소의 제약을 넘어 공간의 확장성과 콘텐츠의 다양성에 초점을 맞춘 톡톡 튀는 공연·체험·전시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의정부문화재단과 협력단체인 '예술무대 산'을 비롯해 '푸른 해', '인형극연구소 인스', '극단 조이아이', '극단 찰리', '달콤쌉싸름한 인형극단', '한국인형극협동조합' 등 국내를 대표하는 어린이극 창작단체들이 참여해 아트캠프와 무한상상시민정원 곳곳에서 릴레이로 한 뼘 공연(15~20분으로 구성된 소규모 공연)을 선보인다. 관객들은 예술을 찾아다니며 공연을 관람한다. 공연 이외에도 유령들과 함께 할로윈 가면 만들기, 링 토스게임, 할로윈 볼링게임, 자이언트 젠가, 얼음 속 보물찾기 등을 즐길 수 있다. 특별 공연인 브러쉬씨어터의 '두들팝'은 의정부아트캠프 블랙에서 관객들을 맞이한다. '두들팝'은 개구쟁이 두 주인공 '우기'와 '부기'가 그리는 낙서가 살아 움직이는
‘제9회 큰창원한마음예술제’가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창원·마산·진해지회의 공동주관으로 오는 14일 진해루에서 개막된다. 큰창원한마음예술제는 창원시민들의 화합과 번영을 기원하고, 창원예술인들의 창작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해 시민과 예술인들이 한데 어울려 펼치는 한여름 종합예술축제다. 축제는 14일 오후 6시 30분 ‘큰창원 작가전’을 시작으로 창원 전역에서 열린다. 전시는 진해루 방파제 바닷길을 따라 30일까지 열리며, 문학·미술·사진 작가 320명이 출품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9월 3일까지 3개 예총의 다양한 합동 순회 공연도 창원 전역에서 개최된다. 이 밖에 올해 출품작에 대한 시상도 진행된다. 최고상인 ‘제9회 큰창원작가상’에는 창원사진협회 김동철 작가가 선정됐다. 각 부문별 ‘제9회 올해의작가상’에는 창원문인협회 이동이, 마산미술협회 이상헌, 진해사진협회 황득순 작가가 각각 선정돼 14일 개막식장에서 수상한다. 양영석 기자
지난 10일 늦은 밤 조세혁(14)의 전주 집에서 스포츠채널을 통해 생중계된 조세혁의 14세부 윔블던 결승전을 지켜보던 아버지 조성규(44) 전북테니스협회 전무이사의 주먹이 불끈 쥐어졌다. 조 선수가 미국 선수를 2-0(7-6(7-5), 6-3)으로 꺾는 순간이었다. 옆에서 함께 숨죽여 지켜보던 아내 황선숙씨(45)와 아들 조민혁(13·전일중 1학년)도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기쁨 뒤 조 이사의 뇌리엔 그동안의 조 선수의 피나는 노력과 훈련 모습들이 지나갔다. 묵묵히 아들을 이끌어준 아내 황 씨는 연신 눈에서 눈물을 훔쳤다. 조 이사는 “중계에서 ‘챔피언 조세혁’이라고 소개할 때 그동안의 힘든 일들은 사라지고 울컥한 기분이 들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조 선수는 반짝 스타가 아니다. 6살 때부터 조 이사의 권유로 테니스 라켓을 잡게 된 조 선수는 7살 때부터 두각을 보이기 시작했다. 8세이던 2016년 제20회 한국초등테니스연맹 회장기대회에서 새싹부 단식 우승을 차지했고, 같은 해 제51회 전국주니어테니스선수권대회 10세부에 출전해 단식 4강까지 진출했다. 만 9세이던 2017년에는 전국종별테니스대회 10세부 단·복식 준우승을 차지했다. 조세혁은 대학교까지
제31회 판소리 다섯 바탕의 멋이 12일부터 16일까지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열린다.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오후 7시, 토요일은 오후 4시. 1991년에 시작된 판소리 다섯 바탕의 멋은 올해로 서른한 번째를 맞았다. 소리의 본향 전주의 위상을 지켜낸 공연 중 하나다. 해마다 내로라하는 명창 다섯 명이 무대에 올라 공연을 선보인다. 올해의 주인공은 서진희, 강길원, 이지숙, 김선미, 정승희다. 12일 서진희 명창의 강산제 심청가(고수 김태영)를 시작으로 13일 강길원 명창의 박봉술제 적벽가(고수 조용안), 14일 이지숙 명창의 동초제 흥보가(고수 고정훈), 15일 김선미 명창의 추담제 수궁가(고수 박천음), 16일 정승희 명창의 김세종제 춘향가(고수 박추우)가 차례로 펼쳐진다. 감동과 해학을 함께 느낄 수 있게 사설과 소리가 고루 분포된 심청가부터 공력이 많이 들어가고 까다로운 붙임새가 매력적인 적벽가, 아니리와 재담이 많은 소리가 특징인 흥보가,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2호 홍정택의 소리를 되살리는 데 무게를 둔 수궁가, 음악적으로나 문학적으로나 가장 빼어난 춘향가까지 모두 들을 수 있는 기회다. 박현우d_ailyrecord@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