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강릉 23.1℃
  • 맑음서울 15.9℃
  • 맑음인천 16.4℃
  • 맑음원주 14.8℃
  • 맑음수원 13.8℃
  • 맑음청주 16.7℃
  • 맑음대전 14.5℃
  • 맑음포항 18.7℃
  • 맑음대구 14.9℃
  • 맑음전주 15.6℃
  • 맑음울산 14.7℃
  • 맑음창원 15.1℃
  • 맑음광주 14.8℃
  • 맑음부산 16.8℃
  • 맑음순천 6.8℃
  • 맑음홍성(예) 14.3℃
  • 맑음제주 15.9℃
  • 맑음김해시 15.1℃
  • 맑음구미 14.3℃
기상청 제공
메뉴

(경남신문) ‘애물단지’ 굴 껍데기 10만t 처리 ‘자원 재활용’ 길 열린다

/어떻게 돼 갑니까/ 통영시 굴 껍데기 자원화 시설
내년 말 완공 목표로 도산면에 건립
900℃ 이상서 열처리로 생석회 생산

통영시가 추진하고 있는 굴 껍데기 자원화 시설이 내년 말 완공을 목표로 설계에 들어갈 예정이다.

 

굴 껍데기 자원화 시설은 국비 75억원, 도비 22억5000만원, 시비 52억5000만원 등 총 150억원을 들여 도산면 법송2 일반산업단지 1만㎡ 부지에 2022년까지 구축한다. 자원화시설이 건립되면 통영에서 발생하는 15만t의 굴 껍데기 가운데 10만t을 처리할 수 있을 전망이다.

 

 

 

◇굴양식 이면엔 애물단지 굴 껍데기= 굴 양식은 통영을 비롯한 남해안의 대표적인 효자 품목이다. 2020년 굴수협 위판장에서 거래된 생굴 위판액만 1055억9400만원에 달한다. 단일 품목으로 위판액 1000억원을 넘기는 수협은 우리나라에서도 손에 꼽힌다.

 

그러나 그 이면엔 골칫덩이 굴 껍데기가 자리 잡고 있다.

 

통영에서 해마다 발생하는 굴 껍데기 15만t. 이 가운데 10만t가량이 토양개량용 칼슘비료의 원료로 쓰이고 1만5000t이 채묘용으로 활용된다. 나머지 3만~3만5000t의 굴 껍데기가 해마다 간이야적장이나 비료생산업체 마당, 인근 도로변에 쌓이고 있는 실정이다.

 

2019년부터는 그동안 쌓인 굴 껍데기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러 비료생산 공장에서도 더 이상의 반입이 불가능해졌다. 통영시는 그동안 쌓인 굴 껍데기가 통영에만 13~15만t에 이를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재는 남해안 먼 바다에 해양투기장이 추가로 지정돼 해양배출로 급한 불 정도만 끄고 있는 상황이다.

 

◇자원화시설로 10만t 처리 가능= 굴 껍데기 자원화시설은 굴 껍데기의 주성분이 천연 석회석과 동일한 탄산칼슘(CaCO3)으로 구성돼 있다는 데 착안한 사업이다. 굴 껍데기를 900도 이상의 온도에서 가열해 불순물을 제거하면 생석회만 남게 된다.

 

이렇게 생산된 생석회는 화력발전소나 제철소의 탈황원료로 사용하는 석회석 대체재로 쓸 수 있고 여기에 물을 반응시킨 액상소석회는 소각장 연소가스 제거제로 사용할 수 있어 폐수 처리장이나 반도체 공장에 납품이 가능하다. 생석회나 액상소석회를 2차 가공해 건축용 블록이나 보도블록 등 다양한 건축자재를 생산할 수도 있다.

 

통영시가 건립하는 자원화 시설에는 열처리를 통해 생석회를 생산하는 생산시설과 보관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1차 염분을 제거하는 세척시설은 별도의 부지를 마련해 조성할 계획이다. 시는 자원화시설이 건립되면 연간 10만t의 굴 껍데기를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생산품목은 생석회가 될 전망이다.

 

◇단가경쟁력 확보가 관건= 통영시는 삼천포화력발전소 등 인근 지역의 발전소가 자원화시설에서 생산된 생석회의 주요 판매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천포화력발전소와 논의한 결과 품질 면에서는 긍정적인 답변을 받은 상태다.

 

그러나 문제는 가격 경쟁력이다. 자원화 시설 건립에 앞서 실시한 용역에서는 굴 껍데기로 생석회를 생산할 경우 t당 생산가격이 17만원까지 뛰는 것으로 나타났다. 900도 이상의 온도로 가열할 연료비가 전체 지출경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 부담이 됐다. 일반 석회석이 t당 3만원에 거래되는 것과 비교하면 6배나 높은 가격이다.

 

통영시는 세척과 열처리, 운반 등 생산과정에서 단가를 줄일 수 있는 방법 찾기에 나서고 있다. 다행히도 그동안 사업장 폐기물로 분류되던 굴 껍데기가 순환자원으로 인정될 수 있는 길이 열려 고무적이다. 환경부는 유기물이 포함되지 않은 굴 껍데기 등 폐패각을 순환자원 인정 대상에 포함시키는 ‘자원순환기본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상태다.

 

이 개정안이 시행되면 굴 껍데기가 더욱 다양한 방법으로 재활용할 수 있게 된다. 6개월로 제한된 보관기간이 늘어나고 처리비용 또한 줄어들 것으로 통영시는 예상하고 있다.

 

통영시 관계자는 “수요처인 발전소 등에 문의한 결과 열처리 비용을 낮춰 생산해도 탈황원료로 사용하기에 무리 없는 생석회가 생산될 것이라는 답을 받았다”며 “이 경우 t당 생산단가가 5만원 선까지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순도 면에서는 굴 껍데기로 만든 생석회가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석회석보다 더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성호 기자 ksh@k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