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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국민이 제안 ‘막걸리 빚기 문화’ 국가무형문화재 된다

문화재청, 13일 지정 예고…‘국민이 직접 제안’ 첫 사례
한반도 전역서 전승·향유 등 문화재 지정 가치 인정 받아

 

 

국민이 제안한 ‘막걸리 빚기 문화’가 국가무형문화재가 된다.

 

문화재청은 막걸리를 빚는 작업은 물론이고, 다양한 생업과 의례, 전통 생활관습까지를 포괄한 ‘막걸리 빚기 문화’를 국가무형문화재 신규종목으로 지정 예고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에 지정 예고된 ‘막걸리 빚기 문화’는 2019년 ‘숨은 무형유산 찾기’와 ‘국민신문고 국민 제안’을 통해 국민이 직접 국가무형문화재를 제안, 지정 예고되는 첫 사례다.

 

막걸리는 물과 쌀, 누룩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일반적인 쌀 막걸리는 쌀을 깨끗이 씻어 고두밥을 지어 식힌 후, 누룩과 물을 넣고 수일간 발효 시켜 체에 거르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막걸리는 제조 과정이 간단한 만큼 그 값이 저렴해 많은 사람이 쉽게 접할 수 있었고, 서민의 애환을 달래주는 술의 대명사가 되었다.

 

막걸리의 ‘막’은 ‘마구’와 ‘빨리’, ‘걸리’는 ‘거르다’라는 뜻으로 ‘거칠고 빨리 걸러진 술’을 말하며, 명칭이 순우리말일 뿐만 아니라 이름 자체에서도 술을 만드는 방식과 그 특징이 드러나 있다.

 

이번에 문화재로 지정 예고된 ‘막걸리 빚기 문화’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한반도 전역에서 전승·향유되고 있다는 점, △삼국 시대부터 각종 고문헌에서 막걸리 제조 방법과 관련된 기록이 확인되는 점, △식품영양학, 민속학, 역사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의 학술연구 자료로서의 가능성이 높다는 점, △전국에 분포한 양조장을 중심으로 막걸리의 지역별 특색이 뚜렷한 점 등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다만, 막걸리 빚기는 한반도 전역에서 온 국민이 전승·향유하고 있는 문화라는 점에서 이미 지정된 ‘김치 담그기’, ‘장 담그기’ 등과 같이 특정 보유자나 보유단체는 인정하지 않았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막걸리는 멥쌀, 찹쌀, 보리쌀 등 곡류로 빚기 때문에 삼국 시대 이전 농경이 이루어진 시기부터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삼국사기>, <삼국유사>에 ‘미온(美醞)’, ‘지주(旨酒)’, ‘료예(醪醴)’ 등 막걸리로 추정할 수 있는 내용이 확인된다. 또 조선 시대 <춘향전>, <광재물보(廣才物譜)>에서는 ‘목걸리’, ‘막걸니’ 등 한글로 표기된 막걸리를 찾아볼 수 있다.

 

문화재청은 13일부터 5월 12일까지 30일간 ‘막걸리 빚기 문화’를 지정 예고하고, 예고 기간 중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다. 이후 무형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무형문화재의 지정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정달식 선임기자 dos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