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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창사특집] 광주비엔날레 ‘현대미술의 축제’

주제전부터 5·18 40주년 ‘메이투데이’·GB 커미션 등
5월9일까지…40여개국 69작가 참여 ‘큐피커’ 음성안내

 

지난 1일 개막한 제13회 광주비엔날레가 어느덧 중반을 넘어섰다. 코로나19 팬데믹 위기를 뚫고 조심스런 여정을 이어가고 있는 올해는 예년 행사보다 전시 일정이 대폭 축소되면서 오는 5월 9일까지 39일간 관람객을 만난다. 이번 비엔날레는 ‘떠오르는 마음, 맞이하는 영혼(Minds Rising, Spirits Tuning)’ 주제전을 비롯해 5·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 글로벌 프로젝트 ‘메이투데이’, GB 커미션, 파빌리온 프로젝트 등 관련 전시가 함께 열리고 있다.
 

올해 행사는 비엔날레전시관을 비롯해 국립광주박물관, 광주극장 등 광주 시내 곳곳에서 진행중이다. 행사가 끝나기 전 서둘러 ‘현대미술의 축제’에 빠져 보자. 광주 시민이라면 넉넉하게 시간을 잡아 각 전시장과 그 인근에서 열리는 문화 행사들을 함께 즐기며 ‘행복한 봄날의 예술여행’을 만끽해도 좋을 듯하다.

 

 

 

◇비엔날레전시관

올해 주제전에는 40여개국 69작가(팀)가 참여해 40점의 커미션 신작 등 모두 450여 작품을 선보이는 중이다. 관습과 고정 관념을 깨고 억압된 역사, 페미니즘, 샤머니즘 등에 대한 다채로운 시각을 다룬 작품들과 권위주의에 대항하고 성소수자, 이민자 등 소외된 이들의 발언에도 주목한 작품들로 치유와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다.

특히 올해 행사는 각 전시장 마다 개성있는 공간 디자인이 눈길을 끌며 바깥으로 창을 낸 3전시장은 관람객들에게 ‘쉼’의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무료로 누구나 관람할 수 있는 1전시장은 이후 2~5전시장으로 이어지는 작품의 ‘프리뷰’ 역할을 하며 관람객들의 흥미를 돋운다. 북유럽 원주민 사미족 출신인 오우티 피에스키의 ‘함께 떠오르기’, 한국의 샤머니즘, 과잉 소비, 현대 정치 등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담은 김상돈 작가의 ‘카트’, 국내 민중미술을 대표하는 민정기 작가의 신작 ‘무등산 가단문학정자도’와 문경원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이후 각각의 전시장에서는 필리핀 마르코스 대통령 시절부터 대항의 목소리를 내온 페미니스트 작가 파시타의 다양한 공예 작품을 비롯해 광주 출신 이상호 작가의 ‘자비로운 관세음보살’과 ‘통일염원도’ 등을 만날 수 있으며 마지막 5전시장에는 세실리아 비쿠냐 작가가 직접 제주를 찾아 해녀들의 ‘숨비소리’를 녹음하고 그들의 쉼터를 형상화한 작품 등 여성작가들의 작품을 집중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양림동 호랑가시나무아트폴리곤

선교사들의 차고지와 언더우드 선교사 사택을 리노베이션한 호랑가시나무아트폴리곤과 글라스폴리곤은 매력적인 전시장소로, 5명의 참여작가는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는 중이다.

냄새 연구가이자 화학자인 시셀 톨라스의 ‘EQ_IQ_EQ’는 청각, 시각, 후각이 어우러진 작품으로 4·3항쟁 등 공동체적 트라우마와 치유를 다양한 냄새를 입힌 37개의 화산석과 1948년부터 2020년까지 70년간 써 온 제주도민의 일기에서 가려뽑은 37개의 글로 표현해냈다.

아트폴리곤에서 만나는 코라크리트 아루나논드차이의 ‘죽음을 위한 노래’는 필리핀의 민주적 저항 등에서 접한 억압받는 자들을 위로하고, 남아있는 이들이 전하는 ‘애도의 작업’을 다양한 음악과 영상으로 보여주는 작품으로 대형 방석 위에 앉거나 누워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또 파트리샤 도밍게스는 글라스폴리곤 지하 공간을 활용해 ‘어머니의 드론’ 등 여러점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국립광주박물관·광주극장

국립광주박물관에서는 11명의 작가 작품이 전시중이다. 고대 유물과 이를 발굴하고 전시하는 인간의 관계를 무용과 영상으로 풀어낸 테오 에쉐투 작가의 ‘고스트 댄스’는 오랜세월 잊혀졌던 유물이 발견되고, 그 유물들이 전시되는 곳이 ‘박물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전시 장소에 안성맞춤인 작품이다. 국립광주박물관을 비롯해 샤머니즘박물관, 가회민화박물관 등에서 가져온 다채로운 작품은 삶과 죽음에 대한 다양한 생각거리를 던져주며 박물관 야외 정자에서는 ‘소리로 꿈꾼 비:차학경에 대한 경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광주극장에서는 거문고와 장구, 징이 어우러진 연주 모습을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과 음악을 헤드셋을 쓰고 감상하는 주디 라둘의 ‘우리를 둘러싼 세계보다 따뜻한’ 등 모두 3작품을 만날 수 있다. 광주문화재단 빛고을 아트스페이스 미디어 333에서는 2019년 광주 방문 이후 전통악기, 옹기, 청자, 한지 등 한국의 전통적 미학을 담은 작품을 제작한 타렉 아투이의 ‘엘레멘탈 세트’가 전시중이다.

◇옛 국군광주병원

5·18 40주년 기념 ‘메이투데이’ 일환인 ‘볼 수 있는 것과 말할 수 있는 것 사이’전은 오월 항쟁 현장이었던 국군광주병원의 ‘장소성’에 주목하며 12명의 작가들이 신작과 대표작을 함께 선보이고 있다. 참여작가는 강운·김설아·이연숙·송필용·문선희·이세현·임남진·박화연·이인성·정선휘·정정주·최기창이다.

5000여 포기의 데이지로 꽃길을 만들고 5·18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이들의 기억을, 2021년의 초등학생들이 낭독한 문선희 작가의 작품 ‘묻고, 묻지 못한 이야기_목소리’, 이연숙 작가의 설치 작품 ‘아무도 모르는 일 0518’, 다양한 삶의 모습과 광주의 이야기를 담은 강운·송필용·정선휘 작가의 회화 작품들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GB커미션 작품으로는 이불 작가가 비무장지대 철조망을 활용한 ‘오바드ⅴ’를, 임민욱 작가가가 ‘채의진과 천개의 지팡이’를 전시중이며 시오타 치하루의 ‘신의 언어’, 배영환의 ‘유행가:임을 위한 행진곡’, 카데르 아티아의 ‘이동하는 경계들’ 등도 만날 수 있다.

▲관람팁

광주비엔날레전시관(1전시장 무료)을 제외한 모든 전시장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전시장은 월요일 휴관하며 관람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다. 국군병원 전시는 사전예약 우선이다. 도슨트 투어 운영시간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30분 간격으로 7차례 열린다. 도슨트와 둘러본 후 몇 작품을 제외하고는 개별관람도 가능하다. 음성안내 오디오 서비스 ‘큐피커’를 휴대폰에 내려받아 작품별 설명을 들으며 관람하면 효과적이다. 각각의 전시장을 연결한 두 개의 코스로 셔틀버스를 운영한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사진=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