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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단독] '이웃사촌' 상주·문경, ‘고대 고녕가야국’ 이었다

봉천사 지정스님 주도 '역사 바로세우기'…삼국사기·유사 등 상주·문경이 고녕가야, 경남 진주(?)설 오류 발견
고녕가야 태조 왕릉도 상주 함창에…고분 100여기·별자리 돌 '성혈석' 자체 탐방 발굴

 

"경북 상주 문경지역이 고대 500여 년간 고녕(古寧)가야국이었다는 것은 역사기록과 남겨진 흔적들이 증명해주고 있는데도 실체가 없다거나 경남 진주에 있었다는 등 왜곡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워 바로잡으려고 나섰습니다."

 

최근 상주 문경 양측 지역 주민들이 '고녕가야 역사찾기 모임'을 결성해 상주 문경의 가야문화권을 재조명하자는 '역사 바로 세우기 운동'을 벌이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모임은 조계종 제8대 종정을 지낸 서암 큰스님의 상좌인 지정 스님(법랍 36세)이 이끌고 있다. 지정 스님은 예천 용궁 회룡포의 장안사 주지를 지내다 2013년부터 문경 월방산의 봉천사 주지를 맡고 있다.

 

지정 스님은 "삼국사기 등 문헌을 통해 확인되는 6가야 중 경북의 가야는 고령 대가야, 성주 성산가야, 상주 문경지역에 고녕가야가 존재했던 것으로 기록돼 있다"며 "서기 40년 상주 문경지역에 건국된 고녕가야는 6세기 중엽 신라가 병합하기까지 500여 년간 가야연맹은 물론 동아시아 고대 문명의 한축이었다"고 설명했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를 종합하면 지금 상주시 함창읍과 문경 일대인 고녕군(古寧郡)은 본래 고녕가야국(本古寧加耶國)'으로 신라가 이를 취해 '고동람국'으로 삼았으며 신라 경덕왕 때 함녕(咸寧)으로 고쳤고 고려 현종 때 '함창군'이 되어 지금까지 지명이 유지되고 있다.

 

당시 함창군에는 속현이 3개가 있는데, 현재 문경 봉암사가 있는 가은현(가선현), 문경읍에 있는 문경현(관산현), 문경 봉천사가 있는 호계현이라는 기록도 포함돼 있다.

 

그런데 이런 역사적 근거를 갖고 있는 고녕가야를 수십년전 일부 역사학자가 경남 진주(晋州)라고 비정(비평하여 정정)한 것이 학계에 퍼져 후배 학자와 국민들이 혼란해 하고 있다는 것이다.

역사학자 고(故)이병도(1896~1989) 박사가 생전에 내놓은 논문이 발단이 됐다고 한다.

 

 

 

이 박사의 관련 논문을 요약하면 "삼국유사에는 고녕가야를 함녕(현재 상주 함창)이라 했으나 다른 가야와의 거리에 비해 너무 떨어져 있어 잘못된 듯하다. 나로서는 지리적 중요성에 비추어 거열(지금의 경남 거창)과 가까운 진주(晋州)에 비정하고 싶다"라고 서술돼 있다.

 

지정 스님은 "역사적 사실을 고증도 하지 않은 넘겨짚기에 불과하다"면서 "후대 역사학자들이 혼란을 가져와 심지어 실체가 없다고 주장하는 학자들까지 있다"고 주장했다.

 

상주 문경이 고녕가야였다는 사실은 유적과 유물에서도 입증되고 있다.

 

지난 2019년 경북도가 상주 함창의 오봉산에 대한 학술정밀지표조사를 실시한 결과 길이 20m 이상 대형 고분군 7기 등 모두 618기 고분군과 조성 당시 활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채석장이 확인된 바 있다.

 

지정 스님과 민간단체의 탐방 및 발굴 작업으로 고분군은 100여기가 추가 확인돼 모두 750기나 된다.

 

 

 

특히 상주 함창에는 고녕가야를 건국한 태조왕릉과 왕후릉도 있다. 이 왕릉은 조선 선조 때 '古寧國太祖伽倻王陵(고녕국태조가야왕릉)'이라고 음각돼 있는 묘비와 함께 발견돼 왕명으로 관리를 했다는 기록도 있다. 이 왕릉은 인근 오봉산고분군과 함께 경북도 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지정 스님과 민간단체는 이 부근에서 별자리 돌인 대형 성혈석도 대거 발견했다.

 

"세로가 10m 가로가 4m, 높이가 2m 되는 큰 돌이죠. 국내에서는 제일 크고 뚜렷해 국보가 될 수 있을 만큼 중요한 고녕가야 유적으로 생각합니다."

 

 

지정 스님은 "한국 사학계에서 '고녕가야'에 대한 진지한 연구를 토대로 한 논문이나 결과물을 단 한 건도 발견할 수 없었다"며 "왜곡된 사안을 조목조목 지적한 논문을 작성, 학계와 지자체, 관련 교수들에게 전하고 있는 중이다"고 했다.

 

지정 스님과 역사찾기모임 회원들은 "고녕가야의 왜곡된 역사 정립은 2천여 년간 이웃사촌이면서 최근 선거구까지 통합된 상주와 문경의 역사적 정체성 회복과 지역 공동체 형성 및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고도현 기자 dory@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