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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부산 MZ 세대가 만든 부산영화…“전국을 ‘디빌께요’”

 

김민근 감독 연출·김예솔 제작

16일 ‘영화의 거리’ 전국 개봉

 

지역에서 꿈 이루는 청춘 이야기

촬영·배급까지 전부 부산서 마쳐

“떠나지 않고 부산서 영화 만들 것”

 

부산에서 교육을 받아도 변변한 직업을 구하기 어려워 많은 청년이 부산을 떠나는 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나고 자란 ‘영화의 도시’ 부산에서 영화 교육을 받고, 영화 제작에 성공하며 꿈을 이룬 MZ 세대 청년들이 있다.

 

16일 전국 개봉 예정인 ‘영화의 거리’를 연출한 김민근(28) 감독과 제작사 ‘눈(Noon)’의 김예솔(31) 대표다. 부산 MZ세대인 이들은 촬영, 후반작업, 배급까지 부산에서 마무리한 순도 100% 첫 부산영화로 전국 극장가에 당찬 도전장을 던졌다.

 

김예솔 대표는 “서울에 가지 않더라도 부산에서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고 부산에 사는 우리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영화 시나리오를 직접 썼다.

 

 

 

 

‘영화의 거리’로 장편 데뷔한 김민근 감독 역시 “나를 포함한 부산 지역 청년이라면 고향에 남아있을 것인가 다른 곳에 가서 생활을 영위할 것인가라는 고민을 하게 된다는 점에서 자전적인 이야기”라며 “이 영화에 참여한 스태프의 90% 이상이 부산 출신이었기 때문에 함께 고민하며 영화를 만들 수 있었다”고 전했다.

 

영화 줄거리 역시 부산 MZ세대 현실을 그대로 반영했다. 부산에서 꿈을 이룬 청년과 꿈을 위해 타지로 떠난 청년이 다시 부산에서 만나 영화 촬영을 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부산에 살며 영화 촬영 장소를 찾는 로케이션 매니저로 꿈을 이룬 ‘선화’(한선화)와 영화감독이 되기 위해 ‘선화’와 헤어지고 서울로 떠난 ‘도영’(이완)이 영화 촬영을 위해 부산에서 재회하는 것이 주축이다.

 

주연 배우인 부산 출신 한선화와 울산 출신 이완은 일상 속 부산말 연기를 자연스럽게 선보인다. 충무로 한국영화에 등장하는 과한 억양의 부산 사투리가 아니라 일상 생활의 부산말을 그 어떤 영화보다 자연스럽게 담아냈다.

 

부산 출신인 김민근 감독과 김예솔 대표는 2016년 영화의전당 아카데미 수업에서 동료로 만나 2017년 부산에서 함께 영화 제작사를 설립했다. 두 사람 모두 부산에서 영화 교육을 받은 ‘부산 키즈’다.

 

심지어 평범한 인문계고 학생이었던 김 감독은 2011년 부산 수영만에 있던 시네마테크 영화 비평 수업을 들은 일을 계기로 대학에 가지 않고, 영화의전당 아카데미에서 영화 연출의 전반 과정을 배웠다. 김예솔 대표는 미국 일리노이주의 한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부산에 돌아와 영화를 배웠고, 부산에서 시나리오 작가이자 프로듀서의 꿈을 이뤘다.

 

 

‘영화의 거리’를 부산영화로 주목할 만한 점은 또 있다. 부산 올 로케이션 촬영이라는 점에 더해 기획부터 제작, 촬영, 사운드·색 보정(DI) 같은 후반작업에 배급까지 부산에서 완성한 ‘순도 100%’의 부산영화라는 점이다.

 

부산영상위원회가 2019년 부산 웹드라마 지원사업으로 제작비 3000만 원을 지원했고, 지난해 11월 개소한 음향 후반 작업 시설 ‘부산 사운드 스테이션’에서 색 보정과 사운드 작업도 지원했다. 또 영화의전당과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가 부산영화 배급 지원 프로젝트 첫 선정작으로 ‘영화의 거리’를 택해 부산의 유일한 배급사 ‘씨네소파’를 통해 개봉할 수 있도록 도왔다. 부산 소주 브랜드인 ‘대선’도 PPL(협찬 광고)과 일부 제작비를 지원했다.

 

그동안 부산에서는 후반 작업시설이 없어 부산에서 영화를 제작하더라도 후반 작업은 전주나 서울 등 타지에서 해왔다. 기획부터 제작, 배급까지 부산에서 완성하고 개봉까지 이어진 작품은 ‘영화의 거리’가 처음이다.

 

두 사람은 앞으로 꾸준히 부산에서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 대표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활성화로 부산 제작사에도 많은 기회가 생겼다”며 “‘영화의 거리’ 콘셉트를 가져온 16부작 드라마 시리즈를 기획하고 있는데 부산의 숨은 명소나 역사를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민근 감독 역시 “여전히 부산 스태프를 수급하는 일은 숙제로 남아있지만 차기작으로 생각하고 있는 공포 영화를 부산에서 만들고 앞으로도 계속 부산에서 영화를 만들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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