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 경선의 불쏘시개 역할을 해 온 대장동 개발 의혹의 칼끝이 주말 사이 여당에서 야당으로 향하자 곽상도(사진) 국민의힘 의원이 탈당했다.
곽 의원이 청와대 민정수석일 당시 그 아들이 화천대유자산관리에 취직해 6년여 근무하고 퇴직금으로 50억원을 수령한 데 대해 이준석 당 대표가 긴급 최고위원회를 소집하고 '제명' 의견을 낸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26일 오후 긴급 최고위를 마친 뒤 "곽 의원이 조금 전 대구시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곽 의원의 법적 책임 유무를 떠나 국민의힘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곽 의원 논란으로 상처받은 민심을 다독였다.
그러면서 "대장동 게이트는 서민들의 분양대금을 가로채기 위한 단군 이래 최대 개발 비리로 여야 그 누구든 어떠한 의혹도 명명백백히 밝혀내야 한다"고 특검과 국정조사 도입을 촉구했다.
아들 화천대유서 6년간 50억 수령
이준석, 긴급 최고위서 '제명' 의견
곽 의원 아들은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을 받는 화천대유자산관리에 취직해 6년여간 재직한 뒤 퇴직금 등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아버지의 권유로 입사한 점, 대장동 개발 사업 부지에서 문화재가 발견되는 등 악재를 만나는 동안 아버지 곽 의원이 국회의원으로 문화재청을 감사하는 교육문화위원회 위원이었다는 점 등이 드러나면서 의혹이 번지고 있다.
곽 의원은 언론의 지적에 대해 "거꾸로 이야기하면 이재명 경기지사가 그런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준 것 아닌가"라고 말해 파문이 일었다.
국민의힘은 여론이 악화되자 이날 오후 비공개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기로 했다. 이준석 당 대표는 해외에 있으면서도 '제명'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야권 인사들 역시 SNS에 대선을 앞두고 당에 부담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윤석열 캠프 측은 "대장동의 다른 모든 의혹과 함께 곽 의원 아들 의혹도 특검수사를 통해 철저히 규명돼야 한다"고 했고, 홍준표 의원도 "곽 의원이 청와대 민정수석일 당시 아들이 화천대유에 취직한 것을 시인했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당은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우리 당 국회의원의 가족이 연루된 사안에 대해 결단하라"고 요구했다.
김은혜 의원도 "공공개발 이익을 7명이 독식하게 한 대장동 게이트의 부정과 비리, 배임과 직권남용혐의의 성남시정과 대결하는 이 처절한 전장에서 곽 의원님도 아드님과 함께 특검조사에 당당히 응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김기현 "단군이래 최대 개발 비리
명명백백 밝혀야" 특검·국조 촉구
野 대권주자들도 "당에 부담" 표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들은 곽 의원 아들에 대해 온도차이를 보였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자기 아들이 받은 50억이 이재명 설계때문이란다. 이러다 조만간 50억 받은 사람은 내 아들이 아닌 이재명 아들이라고 하시겠다"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곽 의원의 아들이 받은) 50억원은 원유철 의원의 고문료처럼 박근혜 정부와 국힘이 성남시 공공개발 저지해 준 데 대한 대가성 뇌물의 일부로 의심된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반면 이낙연 캠프의 이병훈 대변인은 "국민의힘은 곽상도 의원을 탈당시켜 손절하고 끝낼 일이 아니다"라며 "이재명 후보도 이 사업의 인허가권자이고 사업의 설계자를 자처한 만큼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해 곽 의원과 이 지사를 한데 묶어 비판했다.
/정의종·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