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 아빠랑 나오니까 너무 좋아요. 매일이 어린이날이었으면 좋겠어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 후 맞이하는 첫 어린이날이자 100번째 어린이날인 5일, 전주동물원에는 부모의 손을 잡고 나온 아이들로 오전부터 붐볐다.
전주시가 교통 혼잡을 우려해 마련한 전북대학교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우아중학교 등에 설치한 임시주차장 7곳과 이곳에서 출발하는 셔틀버스는 많은 방문객들이 이용해 발을 디딜 틈이 없었다. 가족, 친구, 연인으로 가득 찬 버스 안은 화창한 봄날 새로운 추억을 만들 기대감과 웃음소리로 채워졌다.
동물원 입구 앞 매표소에는 입장을 기다리는 방문객들의 줄로 길게 늘어져 있었다. 입구에서 풍선을 파는 상인들과 부모님에게 풍선을 사달라고 조르는 아이들의 모습은 어린이날의 풍경을 정겹게 했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로 아이들은 답답했던 마스크를 벗고 자유롭게 뛰노는 모습도 보였다. 자유롭게 비눗방울을 부는 아이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어린이날이라고 아이들만 신난 것은 아니었다. 모처럼만의 공휴일을 즐기기 위해 연인과 함께 동물원을 찾은 청년들도 많았으며, 산책하러 나온 노부부도 보였다.
뜨거운 햇살에 나무가 만들어 놓은 동물원 안의 그늘 밑은 돗자리가 차지했다. 시민들은 그늘 밑의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각자 집에서 싸온 도시락을 꺼내 먹었다.
이날 가족들과 동물원을 찾은 김세미 씨(38)는 “평소 사회적 거리두기와 맞벌이로 가족들과 함께할 시간이 없었는데 오랜만에 가족 모두와 나들이를 할 수 있어 힐링도 되고 좋다”고 웃음 지었다.
시민 박승원 씨(41)도 “코로나19 때문에 만 3년만에 동물원에 왔는데 예전보다 많이 변해 놀랐다“며 “아이들도 동물들을 좋아하고 코로나19도 잠잠해졌으니 동물원에 자주 와야겠다“고 말했다.
동물원이 활기를 띠자 인근 상인들도 무척이나 분주했다.
동물원 앞에서 솜사탕을 파는 한 상인은 “코로나19 때문에 축제가 모두 취소돼 그간 매출이 없다시피 했는데 이제 조금씩 숨통이 트이는 것 같다“며 “손님들도 많고 오랜만에 아이들의 웃음을 보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4시 기준 전주동물원에는 약 2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이동민·이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