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리랑박물관과 강원일보가 주최·주관하고 정선군, 밀양시, 진도군 등 우리나라 대표 아리랑 발상지 3개 시·군이 후원한 2022년 대한민국 3대 아리랑 학술세미나가 ‘아리랑의 체계적 전승과 창조적 계승'을 주제로 지난 6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렸다. 임미선 단국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한 이날 학술세미나에서는 김영운 국립국악원장과 한명희 전 국립국악원장(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을 비롯한 아리랑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해 지난해 결성된 대한민국 3대 아리랑 지역 공동협의체 활성화 방안과 아리랑의 세계화를 위한 다양한 해법을 공유했다. 학술세미나 실황은 유튜브 강원일보 TV를 통해 다시보기 할 수 있다.
주제발표
“3대 아리랑 공동협의체 비전·목표 세워야”
■아리랑의 동시대성 모색을 통한 활용 요소 및 활용 방안=“아리랑은 역사적·사회적 맥락에서 지속적으로 재창조되며 한민족의 동질성과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민족문화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사회문화가 급변하고 문화 이용 형태가 급속하게 변함에도 불구하고 아리랑이 내포하고 있는 공감성, 다양성, 확장성 등 동시대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아리랑의 동시대성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이전 시대에 존재했던 의미론의 무조건적 수용에서 역사성, 지역성, 예술성, 주체성, 정치성 등 다양한 시각에서의 근본적인 질문과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아리랑의 현대적 활용 요소와 활용 방안과 관련해 ‘대한민국 3대 아리랑 공동협의체'의 공통의 비전과 목표를 세우고 관련 전문가들의 참여의 장을 마련해 주는 것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과도한 민족주의적 정체성 재인식 필요”
■아리랑과 글로벌 공연시장: 모색과 제언=“그동안 아리랑 공연이 담고 있는 과도한 민족주의적 정체성의 계몽성과 세계화의 욕망에 대한 재인식의 필요성을 주장하고자 한다.
특히 세계화의 도구로서의 아리랑의 한계, 경쟁의 도구로서의 아리랑의 과잉, 아리랑을 통해 상상해 온 ‘단일한 한민족 정체성'의 신화를 극복하고 한국이라는 지역과 국가의 경계를 넘는 인식의 확장을 요청할 것이다.
이는 그동안 만들어 온 대규모의 관제행사나 이벤트성 아리랑 공연이 보여 온 계몽주의적 민족주의적 태도와 지향의 부작용을 지적하며 이를 극복할 대안으로서 이주, 이산, 고난 등 아리랑의 ‘서사와 정서의 세계성'에 주목해 작은 공연, 이야기가 주는 감동과 내러티브가 있는 공연, 공동체와 삶의 서사가 중심이 되는 공연으로의 전환을 제언한다.”
“클라우드 기반형 아리랑 아카이브 구축”
■아리랑 콘텐츠의 체계적 보전과 창조적 계승을 위한 전략 연구=“아리랑 콘텐츠의 체계적 보전과 창조적 계승을 위한 전략으로 2가지 사업을 제안하고자 한다.
전문화된 아리랑 아카이브의 필요성은 인정되지만 이미 기관과 개인 연구자의 아카이브를 통해 아리랑에 대한 정보 검색 등이 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클라우드 기반형 아리랑 정보목록 아카이브 구축'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 아리랑의 한계가 눈에 보이지 않고 이미지만 존재하는 것임을 감안해 ‘지역 순회 아리랑 자료 전시를 통한 무형의 아리랑의 가시화' 작업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여러 자료를 전시하고 그 의미를 가시화 함으로 보다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제안에 대해 타당성과 실제 사업화를 위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국악교육 콘텐츠 개발 문화정체성 함양”
■미래 전승을 위한 아리랑 중등교육 점검 및 교육콘텐츠 개발 방안=“본 연구를 통해 학교현장에서 아리랑을 포함한 국악교육에 대한 재고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
특히 아리랑을 음악 수업 시간에 간과하는 경우도 있음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교육콘텐츠의 개발은 아리랑의 가창·기악 표현의 어려움, 아리랑에 대한 배경적 이해의 부족함을 해결해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아리랑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 유발과 그로 인한 문화정체성 함양까지 도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문화유산을 후대에 오롯이 계승해 선대가 이룩한 문화적 정체성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학교현장에서의 교육에 지자체를 비롯한 공공기관이 더욱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제언한다.”
토론
임승범 “3대 공동협의체 상근 사무집행국 구성 필요”
김유석 “아리랑에 축적된 문화 잠재력 비약적 성장”
김광희 “프로그램·브랜드·공연 개발해야 지속 가능”
박정경 “청소년 음악·문화 교육 강화위한 지원 시급”
△임승범 국립무형유산원 학예연구관=“(전주에서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리는데)실제적으로 운영주체는 사무국이 조직돼 있어서 사무국이 상근으로 작업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 3대 아리랑 공동협의체 운영도) 상근의 사무 집행국 구성에 대한 고민이 성행돼야 한다. 세계축제로 발전할 수 있는 그러한 계기를 여기 계신 지자체 관계자 여러분께서 지혜를 모아 주셔야 한다. ”
△김유석 서울대 강사=“그동안 아리랑에 축적된 문화잠재력의 크기는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고 볼 수 있다. 아리랑의 잠재성에 대해 이미 학습한 세대로서 앞으로도 아리랑에 대한 기대가 많이 있다. 이를 개인의 자격이라면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아리랑이 가진 잠재성을 느끼고 그 변화의 과정에 함께 참여할 수 있을까 고민해 본다. 단순히 민요 학습 이외에도 다양한 동참의 기회와 창구가 열려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광희 한국문화재재단 실장 =“효과적인 지원방법 모색과 지역 특성을 반영한 아리랑 활용사업이 필요하다. 시설투자도 좋지만, ‘아리랑' 관련 프로그램 개발 및 ‘아리랑'의 질적인 향상에 초점을 맞춰 나가야 한다. ‘아리랑' 브랜드 개발, ‘아리랑' 공연 프로그램의 지속적인 개발, ‘아리랑' 학술조사 및 아카이브 구축 등이 그것이다. 단발성이 아닌 지속 가능한 개발과 활용이어야 할 것이다.”
△박정경 국립국악원 학예연구관=“발표자는 중학교 과정에서 아리랑 교육의 중요성에 주목했다. 중학교 이후부터는 청소년들이 아리랑을 음악이자 인문학적 자산으로 인식할 수 있는 시각이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기의 감수성과 가치관 교육이 성인이 된 이후에도 깊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청소년기의 음악·문화 교육은 깊이 있고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 교육계의 의지, 일선 학교의 적극적인 수용, 지자체 및 국가의 지원 등이 필요하다.”
정리=오석기기자 sgtoh@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