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오전 10시께 나주시 빛가람동에서 만난 유권자들은 “더불어민주당의 후보 난립과 무소속 현직 후보의 강세로 박빙 승부가 연출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앞선 민주당 경선에서 15명에 달했던 예비후보들이 도전에 나섰지만, 사실상 이제는 민주당 윤병태 후보와 무소속 강인규 후보 간 양자 대결로 결판이 날 전망이다. 민주당 소속 나주시의원으로 도전장을 냈다가 컷오프된 뒤 국민의힘으로 당적을 옮긴 지차남 후보와 나주시청에서 35년간 공직생활을 바탕으로 ‘지방행정의 달인’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무소속 양승진 후보의 선전 여부는 관심사다.
이날 거리에서 만난 송기섭(49·남평읍)씨는 “민주당 경선이 치열했지만 유권자들은 후보자의 이름과 얼굴도 제대로 모른 상태에서 최종 후보가 결정됐다”며 “후보 난립으로 제대로 된 정책을 알기도 전에 본선이 치러지고 있고 후보 간 경쟁도 치열해 누굴 찍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전남은 전통적으로 민주당의 강세를 부인할 수 없는 곳이지만, 나주는 세 번이나 무소속 후보가 시장직을 차지했다는 점에서 변수가 상존하고 있다.
또 수년간 갈등과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고형폐기물(SRF) 열병합 발전소의 가동 여부를 놓고 후보 간 인식차가 있는 만큼 혁신도시 유권자가 어떤 후보의 손을 들어줄지도 관전 포인트다. 혁신도시 유권자는 나주 전체의 30% 가량을 차지한다.

민주당 윤병태 후보는 행정고시 출신으로 청와대와 기재부, 전남 정무부지사를 지내는 등 화려한 행정경험을 바탕으로 중앙정부 인맥을 통한 예산 확보 능력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에서 오래 근무하면서 지역과의 접촉이 부족했던 탓에 민생을 챙기며 정치권과의 협력을 모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받고 있다. 주요 공약으로 ▲원도심과 영산강을 연계한 문화·관광·스포츠 활성화 ▲농촌거주자 기본소득 월 10만원 지원 등 살맛 나는 농촌 만들기 ▲혁신도시 정주 여건 개선 ▲에너지 신산업을 선도할 미래 첨단과학도시 기반 조성 ▲혁신도시 내 명문고 육성 등 7대 비전과 함께 인구 20만의 글로벌 강소도시 조성을 제시했다.

강 후보는 민선 7기 때 추진한 영산강 생태복원, 금성산 도립공원 지정, 광역철도 순환선 구축 등 5대 선도과제의 중단 없는 추진을 강조했다. 또 ▲2차 공공기관 이전 등 나주형 혁신도시 시즌2 추진 ▲세계 수준의 에너지 대학도시 조성 ▲빛가람동 정주 여건 개선 ▲모든 농민에게 농어민 공익수당 지급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놓았다.
강인규 후보는 “중단없는 나주 발전을 위해 광주·전남 성장동력인 혁신도시를 완성하고, 원도심·평강변도시·영산포 권역을 제대로 재생하고 성장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나주=김민수 기자 kms@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