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권력을 놓고 치열하게 맞붙었던 13일간의 여야 대장정이 오늘 자정을 기해 막을 내린다. 이에 맞춰 공식선거운동기간 여야 부산시장 후보의 동선을 전부 분석한 결과, 후보별 선거운동의 무게 중심을 가늠할 수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변성완 후보는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대면 유세와 윤석열 정부의 정책에 대한 비판이 많았다.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는 서부산에 유세를 집중해 동서 균형발전과 진보세가 강한 낙동강벨트 공략에 대한 의지를 엿보게 했다. 정의당 김영진 후보는 노동 관련 일정이 눈에 띄었다.

31일 자정 13일 레이스 막 내려
변성완, 윤 정부 정책 비판 치중
박형준, 진보세 강한 서부산 공략
김영진, 노동계 껴안기에 공들여
〈부산일보〉는 31일 자정 공식선거운동기간 종료를 앞두고, 지난 19일부터 공식선거운동 기간 종료 하루 전인 30일까지 후보별 공식선거운동 일정을 전수조사했다. 민주당 변성완 후보는 이날까지 총 80개 공식 일정을 소화했다. 이는 박 후보(62건)보다 18개 많은 것이다. 이 가운데 변 후보는 현장에서 시민들과 만나는 대면 유세 일정만 60건에 달했다. 박 후보에 비해 인지도나 지지도 면에서 밀리는 만큼 밑바닥 민심을 훑는 데 총력을 기울인 것이다.
동시에 고리 2호기 원전 재가동, 추가경정예산안 부산 예산 삭감 등 윤석열 정부 주요 정책을 이슈화하는 데도 집중했다. 변 후보는 공식선거운동 시작 전 이미 윤석열 정부의 고리 2호기 원전 수명연장 움직임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한 데 이어 운동 기간 일본 원전 오염수 방출 관련 기자회견,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 집회 지지 방문 등을 이어나갔다.
또 추경 심사 과정에서 북항재개발, 가덕신공항 건립추진단 운영비 등 부산 주요 현안 사업들의 예산이 삭감된 것에 대해서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반면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는 36건의 현장 유세 일정 중 11건을 강서구, 북구, 사상구, 사하구 등 서부산 일대에서 소화했다. 박 후보 캠프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에서 지역균형발전 어젠다를 적극적으로 띄우는 상황에 부산 내 균형발전 문제도 시급히 해결해야 된다는 후보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서부산이 전통적으로 진보세가 강한 ‘낙동강 벨트’인 만큼 이들 지역에서 압승해 재선 시정에서 사업 추진 동력을 얻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도 나온다.
아울러 박 후보의 선거운동 기간 중 관심을 끄는 부분은 ‘영도 사랑’이다. 박 후보는 지난 25일 이례적으로 같은 날 두 차례 영도구에서 지원유세를 하며 지원사격에 나선 뒤, 27일 사전투표 또한 영도구청에서 본인과 부인, 청년지지자들과 함께 진행했다. 이는 영도구는 보수세가 강한 원도심에 있지만 다른 지역과 달리 민주당의 약진이 두드러지는 지역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대선 때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영도구 득표율은 41.61%로 부산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정의당 김영진 후보는 전통적인 지지층으로 분류되는 노동계에 치중한 모습을 보였다. 대표적으로 부산지하철노조 노동자대회, 민주노총 부산본부 정치행진 행사, 라이더유니온 부산지부와 정책협약식 등이 있다.
이번 부산시장 선거 특징으로는 네거티브 대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정책 경쟁이 이뤄졌다는 점이 꼽힌다. 선거 기간 두 차례 진행된 방송토론회에서 세 후보는 가덕신공항 사전타당성조사(사타) 결과와 정부의 원전 산업 정책 등 지역 주요 현안을 두고 치열하게 맞붙었다. 사타에서 2035년 개항이라는 결과가 나온 가덕신공항을 두고 박 후보는 해상부유식 ‘플로팅 공항’을 제안했다. 이에 변 후보는 “검증되지 않은 주제를 가지고 얘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맞받아쳤다. 김 후보는 “조기 개항보다는 안전성에 근거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신중론을 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