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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명품 품종의 '역설'

[품종 교체기, 경기쌀의 내일은·(下)] 지역농협, 경기도 품종 '참드림' 성장세 고민
소비 주는데 '쌀값하락' 가속?… 생산량 많은 '참드림'의 역설

 

경기도농업기술원이 자체 개발한 벼품종 '참드림'이 경기도 쌀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자, 각 지역농협이 새로운 고민에 빠졌다. 쌀 소비량이 갈수록 줄어 너무 많은 수확량은 오히려 가격 하락을 부추기는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기존 벼품종보다 생산량이 많은 참드림의 재배면적 증가는 가격하락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전망돼서다.

참드림은 경기도농업기술원이 삼광과 조정도(찰벼)를 교잡해 개발한 품종이다. 2016년 일반 재배에 돌입했는데 본격적으로 성장한 것은 2019년부터다. 일본의 수출 규제 여파로 추청, 고시히카리 등 경기도 쌀농사의 주축인 일본 벼품종 퇴출 분위기가 거세지자 자체 개발 품종인 참드림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진 것이다.

 

 

지난 2020년 대비 2021년 도내 추청 벼 재배면적이 4천여㏊가 줄어드는 동안 참드림의 재배면적은 4천여㏊가 늘었다. 추청이 사라진 자리를 참드림이 고스란히 메운 셈이다.

지난 2020년 참드림 재배면적이 5천여㏊였던 점을 감안하면 1년새 80% 가까이 늘었다. 재배면적 역시 지난해 기준 전체 면적의 12%로 오랜 기간 경기도 쌀농사의 핵심 품종이었던 추청(31%)과 삼광(13%) 다음으로 넓었다.

자체 벼품종이 있는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쌀농사가 이뤄지는 경기도 지역 대다수에서 참드림을 재배한다. 그동안 대안벼를 주 품종으로 삼아온 경기 동북부지역에서도 내년에 정부 보급종에서 대안벼가 제외될 경우(7월20일자 1·3면 보도=[품종 교체기, 경기쌀의 내일은·(上)] 동북부 쌀 농사 중심 '대안벼' 운명은) 대체 품종 중 하나로 참드림을 염두에 두고 있어 식재 지역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대안벼 대체' 재배 증가 가능성
판매물량 늘어나 농가서도 선호
농협들, 매년 쌓이는 '재고 걱정'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일부 지역농협·미곡종합처리장의 속내는 내심 복잡한 모습이다. 병충해에 강한 데다 생산량이 많은 참드림의 특성 때문이다.

이는 쌀 소비량 및 가격 하락세와 맞물린다. 지난해 한국인의 1인당 쌀 소비량은 56.9㎏이었다. 2020년 대비 1.4% 줄었다. 그런데 쌀 생산량은 1년새 9.9%가 늘었다. 소비는 줄어드는데 공급은 늘어 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다음 달이면 햅쌀을 수확해야 하는데 헐값 판매마저 이뤄지지 않아 지난해 쌀 재고 물량조차 처리하지 못했다. 쌀 소비가 갈수록 줄어드는데 생산량이 다른 벼품종보다 많은 참드림의 재배면적이 점점 늘어나면 이런 고민이 매년 반복될 수 있다는 비관론도 제기된다.

한 지역농협 관계자는 "참드림처럼 생산량이 많은 벼품종이 우세해지면서 앞으로는 풍년이 아니라 평작만 돼도 이전보다 수확량이 많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문제는 쌀소비가 점점 줄어든다는 것이다. 올해처럼 소비는 감소하는데 공급이 과다하면 계속 가격 하락과 재고 걱정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며 "농가에선 생산량이 많으니 참드림 선호도가 높다. 우리도 경기도에서 개발한 우수 품종이니 계속 활성화했으면 하지만, 판매를 생각하면 앞으로의 일이 걱정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 관련기사 3면([품종 교체기, 경기쌀의 내일은·(下)] 쌀 소비 줄자 '브랜드화' 존재감 커졌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