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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 [가요속 강원도]설악산 ‘울산바위’ 망부석으로 애절하게 읊어

(19) 울산바위

 

 

‘정통 트로트곡' 2016년에 발표

횡성 출신 김희철·김정모 듀오

 

속초로 가는 길, 미시령 옛길을 골라 이러구러 길 위를 흐르거나, 산허리를 관통하는 미시령터널을 급하게 지나치면 오른편으로 장엄한 자태의 ‘울산바위''가 시야 한가득 주르륵 펼쳐진다.

 

외설악 북쪽에 자리한 이 바위산은 해발 873m, 둘레가 4㎞에 달하는 6개의 봉우리로 이뤄져 있으니 속초에 들어서면 안 보려야 안 볼 재간이 없는, 큰 덩치만큼이나 값을 하는 설악산 대표 비경 중 하나다. 무려 동양에서 가장 큰 돌산이라고 한다.

 

‘영화 속 강원도(본보 2020년 7월31일자 28면 보도)''에서도 한 차례 소개한 바 있는 울산바위는 당연히 노래로도 만들어졌다. 그런데 비교적 최근이다.

 

오늘 소개할 버전은 우주대스타라는 닉네임으로 유명한 횡성 출신 김희철과 김정모 듀오가 2016년에 발표한 ‘울산바위(Ulsanbawi)''다. 여기서 잠깐. 블루스를 기반으로 한 정통 트로트곡이라고 홍보된 이 노래의 가사를 톺아보기 전 울산바위 설화부터 알아보자. 태초에 조물주가 금강산을 만들면서 전국에 산재한 아름다운 바위들을 불러 모았다. 울산에 있던 울산바위도 금강산을 향해 부지런히 길을 나섰다. 하지만 설악산에 이르렀을 때 그만 금강산의 일만이천봉이 모두 완성됐다는 소식을 듣고 실망해 그 곳에 그대로 멈춰 자리를 잡게 됐다고 한다.

 

여기서 설화 하나가 더 이어진다. 시간이 흐른 후 이 소식을 들은 울산의 원님은 설악산 신흥사 주지스님에게 바위세를 내라고 독촉했다. 바위세 마련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던 스님을 지켜보던 동자승은 묘안을 내놓는데, 울산 원님에게 저 바위는 울산의 것이니까 가져가라고 하고 위기를 모면했다고 한다. 다시 노래로 돌아와서 가사를 쓴 김희철은 울산바위를 보고 ‘망부석''을 떠올린 모양이다. 설화와는 살짝 결을 달리하는 해석이지만 나름 구구절절하게 다가온다. 한 여자를 사랑하게 된 남자가 자신을 피하려는 그녀를 끝까지 기다리겠다는 가사가 끈적한 기타 반주에 녹아들며 찰떡같이 다가온다. “(전략)내 가슴에 핀 내 한 송이 님/ 이토록 나를 피하려 하는/ 연유가 무엇이오/ 아 원망스러워라/ 서툰 나의 표현들이/ 미워 죽겠는데 어찌하오// 세월 흘러가도 내 님을 기다리겠소/난 당신만의 울산바위라오.”

 

오석기기자 sgtoh@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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