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탄소년단(BTS), 6만여 명의 부산시민과 팬클럽 ‘아미’(ARMY)가 보랏빛으로 물들인 부산의 가을밤에 전 세계가 주목했다. ‘완전체’ BTS가 주도하는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에 대한 기대감은 부풀었고, 글로벌 도시 브랜딩을 통해 유치 가능성을 성큼 끌어올렸다. 이번 부산 공연에서 다시 입증된 BTS의 폭발적 파급력을 고려할 때 엑스포 유치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BTS의 완전체 활동이 당분간 지속돼야 한다는 기대와 염원이 한층 높아진다.
지난 15일 오후 6시 부산 연제구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 기원 콘서트 ‘BTS 옛 투 컴 인 부산’(BTS Yet To Come In BUSAN)이 열렸다.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 5만여 명, 대형 스크린 생중계 ‘라이브 플레이’가 진행된 부산항 북항과 해운대해수욕장에 1만여 명 등 모두 6만여 명의 팬과 시민들이 모여 BTS와 하나가 됐다.
이날 BTS는 미국 빌보드를 휩쓴 히트곡 ‘버터’(BUTTER)와 ‘다이너마이트’(Dynamite) 등 19곡을 선보였다. 히트곡만큼이나 눈에 띈 무대는 ‘마 시티’(Ma City)였다. 2015년 발표된 이 곡에는 멤버들의 고향과 관련한 이야기가 담겼다. 부산 출신 멤버 지민이 “부산에서 하는 공연인데 이 곡을 빼놓을 수 없다. 웰컴 투 마이 시티!”라 외치자 전광판에 부산의 명소들이 펼쳐졌다. 광안대교, 해운대, 마린시티, 부산항, 영도다리, 산복도로 등 부산 명물이 멤버들의 안무와 어우러졌다. BTS 멤버들은 “오랜만에 다시 찾은 부산에서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 기원 공연을 해서 영광이고 뜻깊다”며 “이번 공연으로 부산을 더 알리고 엑스포 유치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며 엑스포 홍보대사 역할에 충실했다.
이날 전 세계 4900만 명에 달하는 아미들은 각종 플랫폼으로 이 콘서트를 지켜봤다. 이번 공연은 이들에게 부산과 엑스포를 무엇보다 효과적인 방식으로 홍보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감동적인 공연으로 예상보다 더 큰 수확을 거둔 이번 BTS 콘서트는 잔잔하던 부산 엑스포 유치 활동에 불을 지폈다. BTS를 통해 부산과 엑스포에 전 세계적 눈길을 단번에 집중시킨 만큼 향후 BTS 활동 역시 2030부산월드엑스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엑스포 유치 활동이 끝날 때까지만이라도 BTS의 완전체 활동을 보장한다면, 그 자체로 가장 효율적인 엑스포 유치 전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글로벌한 파급력을 고려하면 지역사회는 물론 더 큰 국민적 지지를 이끌어낼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이날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시민 정 모(55) 씨는 “부산에 살면서 이렇게 많은 외국인을 본 건 처음이다. BTS 팬은 아니지만 새삼스레 그들의 엄청난 영향력을 확인하게 됐다”며 “다른 어떠한 홍보 수단이나 정책으로도 BTS를 대체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엑스포 유치를 위해 앞으로도 계속 부산 공연 등 활동을 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BTS 멤버들도 당분간 마지막 완전체 공연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듯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다. 이제는 믿음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며 “우리가 여기까지 온 건 아직 맛보기가 아닌가 싶다. 앞으로 30년, 40년 그 이상도 계속 함께할 것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