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반환점을 돌았다. 대회 전반부는 폭염 문제와 화장실·샤워실 등 위생 문제, 부실한 식사 문제 등으로 얼룩지며 일부 국가가 조기 퇴영을 결정하는 등 파행 위기까지 맞았다. 늦었지만 정부가 총대를 메고 재정과 인력, 장비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면서 현장 문제는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전반부가 '안정화'에 초점을 맞췄다면, 후반부는 '정상화'에 주력해야 할 때다. 정부 역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인력과 장비를 추가 지원하고, 프로그램을 전국으로 확대하는 등 역량을 총결집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위기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앞서 지난 4일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금부터 정부가 전면에 나서서 마지막 한 사람의 참가자가 새만금을 떠날 때까지 안전 관리와 원활한 대회 진행을 책임지겠다"며 모든 중앙부처와 자치단체가 합심해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와 전북도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일 저녁 영국을 시작으로 미국, 싱가포르가 조기 퇴영을 결정하며 새만금 잼버리 파행 분위기가 고조됐다.
△영국·미국·싱가포르 조기 퇴영⋯나머지 국가는 잔류 결정
영국·미국·싱가포르 등 3개 국가는 지난 5일부터 본격적인 퇴영 절차에 돌입했다. 영국 스카우트는 서울 호텔, 미국 스카우트는 평택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 싱가포르 스카우트는 대전 한국수자원공사 인재개발원으로 각각 이동했다.
퇴영 사유에 대해 영국 스카우트 측은 성명을 내고 "전반적인 행사장의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라고 밝혔다. 미국 스카우트 측 또한 참가 청소년과 운영요원들이 폭염 속에 노출되면서 안전이 위협 돼, 이들의 안전을 지키고자 평택 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로 이동한다고 전했다. 싱가포르 역시 폭염 등 비슷한 이유로 새만금을 떠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세 국가의 참가 인원은 영국 4600여 명, 미국 1500여 명 등 모두 6100여 명으로 지난 5일 0시 기준 잼버리 참가 153개국, 4만 2493명의 14.3%에 달하는 규모다.
주요 국가들이 조기 퇴영을 결정하면서 추가 이탈 우려가 나왔지만 대부분의 국가들은 잔류 의사를 밝힌 상태다. 먼저 필리핀, 아르헨티나, 사우디아라비아 등 3개 국가가 계속 참여 의사를 타진했다. 이 밖에도 스웨덴과 스위스, 벨기에, 네덜란드, 덴마크, 핀란드, 독일 등의 국가가 잔류를 결정한 상황이다.

△정부 전면 나서 정상화 노력⋯"현장 안정 찾아가는 중"
추가 이탈국이 나오지 않고, 현장 문제가 점차 개선되자 각국 대표단은 대회를 계속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5일 "대회 운영 일정과 관련해 각국 대표단이 회의를 진행한 결과 대회를 중단하지 않고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음 날인 6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차원에서 새만금 잼버리를 전폭 지원하기로 결정한 이후 현장이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고 했다.
이 장관은 "현재 새만금 잼버리 현장에서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군과 민간이 합심해 참가자의 어려움을 하나하나 해결하고 있다"며 "많은 민간기업에서 생수·이온음료 168만 병, 해충기피제 1만 개 등을 후원해 줬다. 다른 자치단체에서도 이동식 화장실 50기, 압롤박스 7대 등을 지원해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새만금 잼버리가 어려움을 겪자 전국 각지에서 도움의 손길이 잇따랐다. 자치단체와 민간기업은 구호 물품과 의료진 지원에 나섰다. 대회의 빠른 안정화는 이러한 지원이 있기에 가능했다.
이 장관은 "전반부는 준비 부족으로 참가자들이 많은 불편을 겪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정부가 전면에 나서면서 불편한 부분들은 상당 부분 해소됐다"며 "대회 초반 부족했던 만큼 두세배 더 노력하겠다. 돌아갈 때는 모두 만족해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정부는 전국 곳곳의 관광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이 장관은 "정부는 17개 시·도의 협조를 받아 총 90개 프로그램을 추가 마련했다. 스카우트연맹 측과 구체적인 일정이 협의되는 대로 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당초 6일 새만금 잼버리 부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새만금 케이팝(K-pop) 콘서트는 시간과 장소를 변경해 오는 1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출연진 보강도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