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교의 벽을 허물고,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통섭(統攝)의 문화축제, ‘2025 오대산 문화축전’이 오는 17일부터 19일까지 사흘간 평창군 오대산 월정사 일원에서 개최된다.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 본사인 월정사와 창간 80주년을 맞은 강원일보사가 공동으로 마련하는 올해 축전은 ‘연기의 숲-모든 생명은 연결되어 함께 빛난다’을 대주제로 삼아, 불교의 연기(緣起) 사상을 바탕으로 기후 위기 시대에 우리가 다시 물어야 할 생명의 가치와 공동체적 회복의 방향을 모색한다.

◇18일 개막식 축전 하이라이트= 이번 축전은 단순한 종교 행사를 넘어, 인간과 자연, 지역사회가 하나로 어우러지는 새로운 문화의 장을 지향한다. 전통 불교의례와 현대 예술이 결합된 무대는 물론, 시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까지 다양한 구성으로 기획됐다. 축전의 하이라이트는 18일 오후에 열리는 개막식과 대동 퍼포먼스다. 오후 3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한국 창작무용과 국악, 사운드스케이프가 어우러진 개막 공연 ‘오대의 숨(息): 다섯 길’이 무대에 오른다. 이어지는 퍼포먼스 ‘연결된 온 세상을 위한 화엄 탑돌이’는 전통 탑돌이 의식을 현대적으로 재창조한 상징적 행사로, 참가자 모두가 하나의 원을 그리며 탑 주위를 도는 모습 속에 인간과 자연, 세계가 서로 연결돼 있다는 메시지를 담아낸다. 음악과 조형물, 연등이 어우러지는 이 순간은 화엄 사상의 철학을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무대로 축전의 상징이 될 예정이다.

◇불교, 전시, 공연, 참여 프로그램 다채 = 축전 첫날인 17일에는 오대산 화엄 사상을 형상화한 화엄변상도 목탱화 봉안식이 오전 9시 적광전에서 봉행되며, 강원도무형문화재 제28호로 지정된 팔각구층석탑 전통 탑돌이도 함께 열린다. 같은 날, 전국 학생 백일장과 사생대회, 탄허대종사 선서 함양 전국휘호대회 등 교육과 예술이 결합된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또한 박경묵 작가의 전시 ‘수묵으로 담아낸 연기의 숲’도 축전 기간 동안 화엄루에서 함께 진행된다. 18일에는 불교합창단이 참여하는 오대산 불교합창제가 오전에 열리며, 오후에는 부처님 진신사리를 옮기는 이운식이 거행돼 불교 문화의 깊이를 더할 예정이다. 19일에는 월정사 부도전 일원에서 부도헌다례가 열리고, 축제의 철학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참여 프로그램 ‘생명의 길’이 진행된다. 이 프로그램은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며, 참가자들이 직접 탑을 돌며 연기 사상을 몸으로 체화하는 상징적 시간으로 마련된다. 예약 접수는 오는 17일 오후 5시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되며, 선착순으로 마감된다.

◇플리마켓 ‘오대산 승시’ 눈길 = 이번 축전에서는 예술적 감성을 자극하는 체험형 부대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된다. 숲길을 달리며 자연과 호흡하는 ‘연[緣]RUN’, 전통 빗자루와 자수 제작을 체험하는 ‘연[緣]MADE’, 그리고 만다라 아트를 직접 만들어보는 ‘연[緣]ART’ 프로그램이 관람객을 기다린다. 또한 월정사 주차장 특설행사장에서는 전통 장터 형식의 플리마켓 ‘오대산 승시’가 18일부터 19일까지 열려 지역 주민과 방문객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퇴우 정념 월정사 주지스님은 “생명과 연기의 이치를 품은 오대산에서 모든 생명은 연결되어 함께 빛난다는 ‘연기의 숲’을 주제로 오대산 문화축전을 개최한다”며 “오대산의 가을 하늘 속에서 생명의 진리를 체험하시며 지혜와 자비의 향기를 온전히 품으시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문의는 (033)339-68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