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직항로가 개설됐지만 제주특별자치도의 수출입 물량 예측 실패로 국제 화물선의 ‘빈 배’ 운항이 현실화됐다.
22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지난 10월 16일 제주와 중국 칭다오를 잇는 국제 화물선 정기항로가 개설된 이래 지난 17일까지 두 달여 동안 총 18항차가 운항됐다.
중국 산둥원양해운그룹의 7500톤급 화물선은 그동안 수입 203개, 수출 23개 등 226개의 컨테이너를 운송했다. 화물선의 적재 능력은 712개이지만 항차별 평균 물량은 13개 컨테이너 머물렀다.
더구나 수출 물량이 없어서 4, 7항차에서는 빈 배로 제주항을 떠났다.
도가 예측한 연간 수출물량은 컨테이너 기준으로 용암해수 3124개, 수산물 61개, 소주·가공식품 66개였다. 용암수는 전체 수출 물량의 90%를 차지했다.
그런데 용암수는 먹는샘물이 아니라 ‘혼합음료’로 분류돼 중국 바이어가 수입을 하지 않고 있다.
중국인들은 우리와 달리 첨가제에 불신이 높다. 과거에 독극물질이 섞인 ‘멜라민 분유’, ‘가짜 계란’ 파동에 이어 돼지고기를 신선하게 보이기 위해 불법 식품첨가제를 주입했기 때문이다.
오리온은 구좌읍 용암해수단지 지하암반 150m 깊이에서 뽑아낸 용암해수를 100% 탈염한다. 이 과정에서는 먹는샘물과 마찬가지다.
바닷물에 녹아있던 칼슘, 마그네슘 등 천연 미네랄을 빼낸 후 다시 주입해 ‘혼합음료’로 제조하고 있다.
혼합음료로 만드는 이유는 제주특별법 상 먹는샘물(삼다수)은 제주도개발공사만 판매할 수 있어서다.
용암수가 중국 수출 길에 오르지 못하면서 제주도가 중국 선박회사에 내년에 지급할 손실보전 비용은 약 45억원이다.
향후 3년간 지급할 비용은 110억~135억원으로 추산됐다. 손실보전 비용은 전액 지방비인 도민 혈세로 지급한다.
오리온은 제주용암수를 생산했지만 지난 5년 간 누적 영업손실은 171억원에 이른다.
적자에도 불구 2020년부터 매년 5억원을 지역사회에 기부하는데, 용암수로 국내외 사업에서 수익이 나면 상생협약에 따라 순이익의 20%를 제주도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도와 산둥선사는 향후 3년간 연간 52항차 운항을 체결했다. 제주~중국 항로의 손익분기점은 연간 1만500개 컨테이너다.
물량이 부족해 ‘빈 배’로 다니면 연간 최대 72억원의 손실비용을 선사에 주기로 했다. 손실비용은 용선료(선박 임대료·급여·보험료)와 연료비, 도선료, 관리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