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미 해군 재건 계획, 일명 ‘황금함대(Golden Fleet)’의 핵심 파트너로 급부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한화오션을 협력 대상으로 지목하면서, 회사가 공들여온 미국 방산 시장 진출이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2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미 해군의 신형 호위함 건조 계획을 발표하며 “해군은 한국 기업 한화와 협력할 것”이라고 공식 천명했다. 이는 한화오션이 미 해군 전력 강화 사업의 실질적인 파트너로서 입지를 굳혔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한화오션에 있어 이번 발표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미 해군은 신형 호위함 사업을 위해 헌팅턴 잉걸스(HII)를 선두 조선소로 선정했지만, 신속한 전력화를 위해 ‘복수 조선소(Multi-yard)’ 체제를 도입해 경쟁을 유도할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이 경쟁 체제의 한 축을 한화오션에 맡기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특히 한화오션의 선제적인 현지화 전략이 적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화오션이 인수한 필리조선소를 콕 집어 “우리는 필라델피아 조선소를 다시 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화오션이 확보한 미국 내 생산 거점이 ‘황금함대’ 프로젝트의 핵심 기지로 활용될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한화오션 측은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화는 “미 해군이 필요한 모든 종류의 함정을 필리조선소에서 건조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화오션은 필리조선소 인수뿐만 아니라 최근 호주 방산업체 오스탈(Austal)의 지분을 확보하며 미국 앨라배마와 샌디에이고 등에 생산 능력을 확충해 왔다. 이 같은 광폭 행보는 ‘미국 내 건조’를 원칙으로 하는 미 해군 사업 수주에 결정적인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한화오션이 이번 호위함 사업 참여를 계기로 한국 정부와 업계가 약속한 1500억달러(약 222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인 ‘마스가(MASGA)’의 선봉장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 국방수권법(NDAA)상 함정의 해외 건조가 제한된 상황에서, 한화오션의 현지 진출 전략이 ‘마스가’의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황금함대’ 구상이 구체화됨에 따라 한화오션이 K-조선업의 위상을 미국 본토에 심는 첫 주자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