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 '늑구' 탈출 사고로 50여 일간의 휴장에 들어간 대전 오월드가 애물단지로 전락할 위기다.
이미 시설 노후화와 입장객 감소로 연간 1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데다, 성수기인 5월 가정의 달 내내 휴장이 결정돼 적잖은 영업손실이 전망된다.
관건은 재개장 이후다. 민선 8기 대전시는 3300억 원을 들여 전면적인 시설 개선을 약속했지만, 6·3 지방선거 국면에서 오월드 재창조 사업이 쟁점화되고 있어서다. '전면 재검토'와 '정상 추진' 사이 논쟁이 오르내릴수록 사업의 명운도 엇갈리는 셈이다.
28일 대전도시공사에 따르면 오월드는 늑구가 탈출한 지난 8일부터 5월 말까지 휴장을 결정했다. 시설 정비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을 위한 조치다.
늑구가 탈출 9일 만인 지난 17일 생포되면서 전국적인 관심이 커졌고 5월 가정의 달까지 앞둔 만큼, 일각에선 '늑구 특수'를 예측했지만 향후 최소 4주간의 추가 휴장이 결정된 상태다.
당장 올 5월 휴장에 따른 타격이 불가피하다. 지난해 어린이날 황금연휴 당시 6일 동안 5만 5000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으면서 5월에만 12만 8000명이 오월드를 방문했다. 1년 중 최저 방문객을 기록한 그 해 7월(1만 6000명)과 비교하면 8배 뛴 수준이다.
연간 100억 원 이상의 운영적자를 기록해 온 상황에서 가정의 달 특수마저 물 건너간 것이다. 오월드는 2002년 개장 이후 현재까지 누적 적자액이 1670억 원에 달한다. 100만 명 이상이 방문하던 옛 명성이 무색하게, 최근 수년간 방문객 수는 전성기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오월드 재창조 사업이 제시된 것도 이 연장선상에 있다. 대전시와 도시공사는 입장객 감소 원인으로 개장 후 24년이 경과하면서 노후화된 시설과 초등학교 저학년 눈높이에 맞춰진 놀이기구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분석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6·3 지방선거 국면과 맞물린 사업의 존폐다. 오월드의 구조적 적자와 늑구 탈출에 따른 휴장 사태가 겹치면서 오월드 재창조 사업 역시 논쟁의 지점으로 부상했다.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는 사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입장과 침체된 관광 인프라를 되살려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면서 각 후보 간 첨예한 입장 차가 감지된다.
허태정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후보는 일찌감치 오월드 재창조 사업을 두고 '동물복지 보장' '자연 훼손' 등을 이유로 "전면 재검토" 방침을 예고한 데다, 오월드 재창조 사업의 재원을 대전도시공사채로 발행해 마련한다는 민선 8기 구상에 대해 비판한 바 있다.
반면 오월드 재창조 사업을 띄운 이장우 대전시장은 낡은 놀이시설의 전면적인 개편 필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허 후보 재임 시절 발생한 2018년 퓨마 사살 사건을 소환하고 열악한 지방재정 여건 또한 원인과 배경을 전임 시정으로 조준하고 있다.
선거를 30여 일 앞둔 시점에서 오월드의 운영 정상화는 물론 전면적인 시설 개편 등 방향성이 정책적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반복된 적자 구조를 끊어내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이어갈지, 사업 축소 또는 기능 재편을 택할지 등 후보 간 뚜렷한 시각차가 최대 변수다. 사업의 속도와 규모, 존폐 여부 등을 결정할 선거 결과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