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행정부 이후 전 세계는 약육강식의 세계로 접어들고 있다. 한국은 그야말로 기댈 곳이 없는, 약소국의 설움을 당할 위기에 놓여 있다. 이미 우크라이나가 그런 상황에서 전쟁의 비극에 빠져 있다. 패권국 미국발 세계 질서의 재편 속에 한국이 살아남을 길을 오로지 국력과 기술력, 외교력 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은 미국 이민당국의 한국인 300여 명 구금사태와 관련, 9일 이재명 정부의 어정쩡한 대미(對美) 외교에 대해 "미국의 현재 입장(스탠스)을 파악하지 않은 상태에서 어설프게 접근했을 경우 향후 더 큰 화를 당할 수 있다"며 "한국 정부는 미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이 미국법을 철저히 준수하도록 지도하는 한편 미 행정부에는 한국 투자 기업 직원과 기술자들의 장기 체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대한의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정규 계명대 국제학연구소장(미국학 전공)도 "트럼프 2기 이후 국제 질서의 흐름을 냉정하게 봐야 한다. 우크라이나의 경우 초강대국 미-러 사이에서 약소국의 설움을 톡톡히 당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역시 다르지 않다. 핵을 머리 맡에 두고 살면서, 우방국 미국으로부터 버림받는 신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일 늦은 오후에 정상회담을 갖고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 두 정상의 회담은 2019년 6월 이후 6년 만이다. 중국은 러시아와 더 가까워진 북한에 다소 서운함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이번 전승절 80주년 행사에서 대국 기질을 발휘했다. 김 위원장은 시 주석과 만찬을 겸한 정상회담을 마치고 나서, 오후 9시쯤 인민대회장을 떠났다. 중국은 이번 전승절 80주년 행사를 미국의 패권 독주를 막고, 북중러 동맹을 과시하는 자리로 만들었다. 북·중·러는 베이징 열병식을 계기로 중·러(2일), 북·러(3일)에 이어 북·중 정상회담까지 개최하며, 사실상 3각 연대를 가시화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시 주석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국무위원장을 전승절 80주년 기념 행사에 초청했다"며 "양당·양국 지도자는 회담을 갖고 중·북 관계와 공동 관심사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궈자쿤 대변인은 "김정은이 중국을 방문해 전승절 기념 행사에 참석한 것과 양당·양국 최고지도자의 회담 개최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면서 "중국은 북한과 함께 전략적
3일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이 열린 톈안먼 망루의 세 주인공은 단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그리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었다. 세 정상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 자유진영을 향해 "우린 똘똘 뭉쳤다"는 것을 과시하듯 보여줬다. 열병식에서 시진핑 주석 만큼이나 전 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인물이 김정은 위원장이다. 사회주의 종주국 러시아와 G2(세계 양대 국가)인 중국과 어깨를 나란히 했을 뿐 아니라 은둔형 지도자에서 세상 밖으로 당당히 나온 북한 지도자로 전 세계에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김 위원장은 3일 오전 톈안먼 망루(성루)에 올라 열병식을 참관하는 동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단독으로 가까이에서 대화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은 자리에 앉은 채로 서로에게 몸을 기울이며 대화에 집중하는 것처럼 보였다. 앞서 짙은 회색 중산복 차림의 시 주석은 펑리위안 여사와 함께 고궁박물관 내 단먼(端門) 남쪽 광장에서 외빈들을 영접할 때 김 위원장이 등장하자 "환영합니다, 오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다. 김 위원장은 금색 넥타이에 양복 차림이었다. 시 주석과 김 위원장, 푸틴 대통령은 망루에 오르기 전 레드카펫을 나란
미중 갈등이 광폭으로 커지고 있다. '반미(反美) 연대'를 기치로 내건 북중러 사회주의 3국 정상들이 냉전 이후 처음으로 3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서 만난다. 중국을 중심으로 사회주의 세력들이 뭉쳐, 미국을 향해 시위하는 듯한 모습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한반도 주변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중국의 이번 열병식 행사는 미국을 향해 경고성 메시지(함부로 대하지 말라)를 담아, 70분 동안 땅과 하늘에서 최신 무기 과시 '군사 쇼'로 펼쳐지게 된다. 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YJ-17' 극초음속 대함미사일 등 신형 무기들도 공개될 예정이다. YJ-17은 최대 속도가 마하 8(초속 2.744㎞)이고 사거리가 1천200㎞에 이르러 발사 위치를 노출하지 않고도 원거리 해상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추정되며, 공중에서나 잠수함에서도 발사가 가능하다. 이 외에도 신형 탱크·함재기·전투기 등 4세대 장비와 육상·해상·공중 계열의 무인 스마트 장비 및 반(反)무인 장비, 사이버·전자전 등도 선보일 예정이다. '중국 견제'를 대외 정책의 1순위로 내세우고 있는 세계 최강 패권 국
첫 한미 정상회담이 임박한 가운데, '동맹 현대화'라는 이름 아래 미국이 한국에 요구하는 안보 전략 변화가 한층 노골화되고 있다. 미국의 대한반도 전략이 '국방비 GDP 5%', '북한 핵 용인', '주한미군 재편' 이라는 큰 틀에서 그림이 그려지면서, 그에 따른 실행방안(국방비 GDP 5% , 제4차 북미 정상회담 등)도 구체화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인 만큼, 미국의 원하는 방향 안에서 국가 안보를 극대화할 방안을 들고 백악관으로 향해야 한다. 미국의 전 세계 동맹관계 변화를 재설계하고 있는 엘브리지 콜비 국방부 정책차관은 지난달 31일(한국시간) 엑스(X, 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한국은 북한에 맞선 강력한 방어에서 더 주도적 역할을 기꺼이 맡으려는 것과 국방 지출 면에서 계속 롤 모델이 된다"고 썼다. 이어 "양국은 공동의 위협을 방어할 준비가 돼 있는, 전략적으로 지속 가능한 동맹을 만들기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발언은 지난달 31일 한미 국방장관 통화 이후 공개된 것으로, 사실상 국방비 인상, 전작권 전환·주한미군 재편에 대한 미국 측 요구의 수위가 공식화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이 '대북
한미 관세 및 국방비 인상 협상 국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꺼내 든 전시작전통제권(이하 전작권) 환수 카드가 안보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 고위 당국자는 10일 "미국도 부정적이지 않으며, 통상·국방비와는 별도로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지만, 야당인 국민의힘을 비롯한 안보 전문가들은 "이 시점에 잘못된 카드이자, 미국이 원하는 걸 잘못 짚고 있다"며 맹렬히 비판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안보를 정치적 카드로 삼으면, 그 대가는 결국 국민이 치러야 한다"며 "전작권을 패키지 딜의 협상 카드로 활용하는 것은 명백한 안보 자해행위"라고 경고했다. 이어 "한미 통상 협상 테이블에 전작권 전환까지 올리겠다는 발상은 위험천만한 일로, 안보는 결코 흥정의 대상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김은혜 국민의힘 원내정책수석부대표 역시 지난 11일 '관세 협상 중 전작권 전환, 국민이 위태로워질 일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김 수석부대표는 "협상을 하라고 했더니, 안보를 포기하고 있다"며 "지난 20대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는 '전작권은 그냥 환수하면 되지, 무슨 조건을 거치느냐'고 가벼운 발언을 내뱉은 적이 있었다"고
이재명 정부의 실용주의 외교 노선이 국제사회로부터 시험받고 있다. 나토(NATO·북대서양 조약기구) 정상회의(24~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 불참하고, 미국의 이란 폭격에 대해서도 침묵하면서 상당수 국제관계 전문가들은 실용을 표방한 등거리 외교 노선은 한반도 안보에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국제사회의 질서가 '힘'을 바탕으로 한 약육강식의 논리가 지배하는 현실을 감안할 때 눈치 보기식 외교로는 어느 세력으로부터도 외면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당선 후 나흘 만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통화했지만, 백악관에서는 공식 논평조차 없었다. 이번 나토 회의는 한미 정상 간 첫 만남이 성사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무산된 형국이다. 반면 윤석열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나토 정상회의에 세 차례나 참석, 방위산업 및 원전 수출의 무대로 활용한 바 있다. 이전 정부는 나토 및 동유럽과의 밀착 외교로 수십억달러에 이르는 방산 및 원전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이웃 나라 일본은 미국의 이란 폭격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표명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22일 "이란의 핵 보유는 허용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안보 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