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일보) [강원 나무 기행]봄바람에 한들한들 내마음도 흔들흔들
오래전부터 이 땅에 자생 삼국유사에도 등장 작고 떫어 부정적으로 묘사 천덕꾸러기 신세 연분홍꽃잎 화려하게 만개 봄 알리는 지표종 살구나무는 이 땅에 자생하는 나무로 오래전부터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왔다. 삼국유사에 살구꽃을 보고 봄이 깊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는 대목이 나올 정도로 살구꽃은 봄의 중간에 와 있음을 알려주는 지표종이다. 4월 중순이면 나뭇가지에 달린 연분홍 꽃잎이 봄바람을 타고 흐느적거리며 고혹적인 자태로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또 과실이 열리기 때문에 관상수나 과실수로도 만족감을 주는 나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살구나무와 관련된 속담은 ‘빛 좋은 개살구' ‘개살구 지레(저절로) 터진다' ‘살아 있는 살구나무에 배꽃이 피랴(북한 속담)' 등 부정적인 상황을 설명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아마도 외모로 평가하거나 성급함이 일을 그르칠 수 있다는 교훈을 주기 위해 살구를 빗댄 것이 아닐까. 강릉 정동진에 위치한 사찰 등명낙가사는 조선조의 숭유억불 정책으로 부침을 겪은 사찰이다. 이곳에 우람한 살구나무가 자리하고 있다. 나무 둘레는 3m75㎝가량 되고 지상부 부터 다섯 가지가 팔을 벌리듯 펼치고 하늘을 지탱하고 있다. 높이는 12m 정도
- 글·사진=김남덕 사진부국장 / 편집=강동휘기자
- 2021-12-31 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