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화한 의절의 여인 충절의 꽃 진주 촉석루 아래 수면 위로 우뚝 솟은 바위 하나 있다 의로운 죽음을 기리기 위해 의암이라 불리는 바위 왜란이 있던 해 패장이 된 장수는 남강에 투신했다 생애 단 한 번 사랑을 잃은 여인은 왜장을 안고 함께 몸을 던졌다 함께 떨어져도 받는 손은 다르다 방년의 생을 받아내는 강물은 아파서 유속을 줄이고 출렁이며 울었다 유유히 흐르는 남강은 눈물이다 의암은 그녀의 마지막 생을 기억한다 떨리는 버선발로 등을 밟고 올라서서 왜장을 감은 팔에 힘을 주고 낙화한 여인 충절의 꽃을 1593년 진주성 전투에서 진주성이 일본군에 함락되자 승리에 도취해 있을 때 논개는 일본군 장수를 이곳으로 유인해 끌어안고 남강에 투신했다. 이러한 논개의 의로운 행동과 순국 정신을 현창하기 위하여 이 바위를 ‘의암’이라 불렀다. 이 바위는 남강에 물이 찼을 때는 잠겼다가 물이 빠지면 모습을 드러내는데 1629년 진주의 선비 정대륭은 바위의 서쪽 벽면에 ‘의암(義巖)’이라는 글자를 새겼고 남쪽에는 한몽삼이 역시 ‘의암’이라는 글자를 새겼다. 논개가 순절한 바위 의암은 2001년 9월 27일 경상남도 기념물 제235호로 지정되었다. 시·글= 김시탁 시인, 사진= 김
그리움의 넓이로 간격이 서고 지켜지는 질서가 아름다운 곳 장신의 병사들이 이 열 종대로 서서 꼿꼿하게 제자리를 지키는 곳이 있다 계절마다 군복을 갈아입고 장엄하게 열병식을 하는 곳이 있다 새들이 곡선으로 날아오고 뱃살을 뺀 햇살이 맨발로 드나들어 바람의 점호를 받고 나면 근육질의 시간도 잠재우기 좋은 곳 나무의 징집이 숲이 되었으니 우연은 아니다 숲의 길을 반듯하게 그었으니 우연이 아니다 우연은 저 숲길을 걷는 사람들이다 직립보행으로 일상을 세운 사람들이다 그리움의 넓이로 간격이 서고 지켜지는 질서가 아름다운 곳 신분증이나 암호 없이도 면회가 되는 곳 경상남도 수목원 메타세쿼이아 숲길 ☞ 서부 경남의 중심권인 경상남도 진주시 이반성면 대천리에 경남수목원이 있다. 수목원 내에는 화목원 열대식물원 무궁화공원 등 우리나라 온대 남부지역 수목 위주의 국내외 식물 3490여 종이 수집돼 보전되고 있다. 메타세쿼이아 숲길은 세 군데가 조성돼 있는데 무궁화공원 옆과 대나무 숲으로 올라가는 곳, 그리고 방문자 센터를 지나 잔디원 입구에서 시작하는 짧은 숲길이다. 무궁화공원 옆 숲길은 나무 중간에 정자가 설치돼 있어 휴식을 취하기 좋고, 대나무 숲으로 올라가는 길은 비록 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