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오늘은 '근로자의 날'…더 서러운 택배·배달기사들
"근로자의 날에 쉬어 본 적도, 쉰다고 생각한 적도 없어요" 5월 1일 근로자의 날을 며칠 앞두고 대전시 대덕구 한 상가에서 만난 택배기사 박 모(40) 씨는 근로자의 날 쉬는 건 언감생심이라고 했다. 10년째 택배 일을 하는 그는 그날에 대해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매년 똑같이 일해서인지 무덤덤하다. 택배 기사는 특수고용노동자로 분류, 근로기준법을 적용받지 않는다. 근로기준법에 따른 유급휴일인 근로자의 날 휴무를 보장받을 수 없다는 얘기다. 박 씨의 하루 배송 물량은 평균 200여 개, 그가 받는 수수료는 건당 770원이다. 배정받은 물량을 모두 배송하기 위해 하루가 빠듯하다. 늘 시간에 쫓기기에 바쁜 발걸음에 그의 이마에는 땀이 맺혀 흘렀다. 조심스럽게 다가오는 근로자의 날 휴식에 대해 묻자 그는 "한 번도 쉬어본 적 없어요. 쉰다고 생각한 적도 없고요"라고 말했다. 하루 쉬면 다음 날 몫이 늘어나기 때문에 차라리 쉬지 않고 나눠서 배송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말이 돌아왔다. 박 씨는 "가장 물량이 많은 화요일은 저녁 9시쯤 끝나는데, 근로자의 날이 월요일이라 다행"이라며 "전날이 쉬는 날이라 발송을 못 하니 월요일은 물량이 별로 없다"고 씁쓸하게 웃어 보였다
- 유혜인수습기자, 유가인수습기자, 김소연기자
- 2023-05-02 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