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 '자립' 어려운 한부모 가정… "베이비박스, 마지막 선택지일수도"
스물세살, 첫 아이를 가졌던 당시 A씨에게 쏟아졌던 말은 마음에 비수로 꽂혔다. "대책 없이 혼자 낳아서 어떻게 살아" "지워야지" "다 너 위해 하는 말이야" 친구들은 물론 아이 아빠, 심지어 부모님까지 A씨를 외면했다. 홑몸이 아닌 상태로 홀로 가정을 꾸리는 일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미혼모 시설에 입소하려면 임신 중기가 지나야 하고 정부 지원마저도 턱없이 부족했다. A씨는 떠돌이 생활을 해야만 했다. 그는 "지인 집에서 지내다가 단기로 작은 고시원 방을 얻었다"며 "방세를 내려면 일을 해야 하는데 임신한 걸 티 내면 취업이 안 되니깐 감추는 게 힘들었다"고 말끝을 흐렸다.사회 복지사조차 애를 왜 낳았냐고 다그쳐…아이를 출산한 뒤에도 차별적인 시선은 꼬리표처럼 따라왔다. 그는 "오랫동안 도움을 줬던 사회 복지사조차 감당 안 되면서 애를 왜 낳았느냐고 다그쳤던 게 기억에 남는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A씨는 아이들을 떠올리면 '마냥 행복하다'고 했지만, 경제적인 어려움은 여전히 큰 과제다. A씨는 "월세 내고 아이들 학원비, 식비까지 다 지출하면서 살아가려면 지금 벌이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늘 마이너스"라고 말했다. 그는 "정작 목소리를 내고 싶은 가
- 이시은·유혜연기자
- 2022-09-09 17: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