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 5월 8일 어버이날. 119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전화가 걸려왔다. 신고를 한 건 아들이었다. 당시 22살이던 이 청년은 10년 전부터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를 홀로 돌봐왔다. 심리적·경제적 압박을 버티지 못한 끝에, 아버지를 방치하면서 '간병살인'이라는 비극을 초래했다. 이 사건은 아픈 가족을 돌보는 청년들의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계기가 됐다. 한때는 '소년소녀가장'이라 불리며 동정의 대상으로 여겨졌던 청년들의 민낯이 낱낱이 드러난 것이다. 이들의 고통스러운 삶은 현재도 여전하다. 대구의 초등학교 5학년 여학생은 술에 취한 어머니 대신 여덟 살 지적장애 동생을 챙기느라 지각하고 있다. 시력을 잃은 아버지의 병원 동행을 위해 학교를 결석해야만 하는 고등학생도 있다. 보살핌이 필요한 나이의 청소년들은 아픈 가족을 위해 어른보다 더 어른스럽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대구시행복진흥사회서비스원 조사에 따르면 돌봄청년(311명) 중 절반 이상이 일상생활 도움과 생계비를 부담하고 있었다. 오늘 하루를 버티는 것이 전부인 돌봄청년들은 또래처럼 미래를 계획하는 일도 쉽지 않다. 건망증을 앓는 어머니의 분리불안으로 인해 그 딸은 희망하는 대학
제6호 태풍 '카눈(KHANUN)'이 한반도를 향해 북상 중인 가운데, 9일부터 전국이 태풍 영향권에 들 전망이다. 기상청은 9일부터 11일까지 최대 600㎜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카눈은 9일 오전 3시 기준 일본 가고시마 남서쪽 140㎞ 부근 해상에서 시속 약 3㎞로 북북동진 중이다. 카눈은 이날 오후 3시 가고시마 서쪽 약 170㎞ 부근 해상을 지날 예정이다. 다음 날 오전 3시에는 통영 남쪽 약 120㎞ 부근 해상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10일 오후부터 11일 새벽 사이에는 수도권이 영향권에 들 것으로 보인다. 카눈의 중심 기압은 970h㎩(헥토파스칼), 최대풍속은 초속 35m(시속 126㎞)로 강도는 '강'이다. 태풍의 강도에서 강(최대풍속 초속 33~44m)은 기차를 탈선시킬 수 있을 정도의 위력이다. 한반도에 상륙했을 때 강풍 반경은 다소 줄어들겠지만 강도는 여전히 강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카눈의 영향으로 전국에는 9일부터 11일 사이 폭우가 쏟아지고 강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전국적으로 태풍 예비특보가 발령됐다. 해당 기간 예상 강수량은 ▷서울·인천·경기, 서해5도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