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일보) “추석이 코 앞인데 …” 낙과·쓰러진 벼 바라보며 ‘망연자실’
“추석이 코앞인데 씨알이 굵은 배들만 죄다 떨어졌어요. 7월에는 태풍 ‘송다’가 할퀴고 가더니 9월 추석 코 앞에 태풍이 몰아치고 가니 멀쩡했던 배 10개 중 2~3개는 떨어졌어요.”김만진(69)씨는 6일 오전 9시께 순천시 낙안면 자신의 배 과수원에서 태풍 ‘힌남노’에 떨어진 배들을 주워 들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그는 낙안면에서 20년 이상 배 농사만 지었다. 한 우물만 판 끝에 인근 농민들과 함께 ‘순천 낙안배’를 ‘나주배’ 명성에 버금가는 고품질 배로 키워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만 2차례 태풍 피해를 본 탓에 얼굴엔 그늘이 가득했다. 떨어진 배들을 긁어모으며 속상한 마음에 연신 혀를 차던 김씨는 “추석을 앞두고 전체 물량에서 겨우 10~20%밖에 수확 못했는데 이번 태풍으로 30%는 낙과 피해를 당했다. 나뿐만 아니라 낙안배 농사짓는 농가 대부분이 마찬가지”라며 “일부는 풍수해 보험으로 충당되겠지만 피해가 온전하게 복구되겠느냐”고 맥없이 말했다.같은 날 진도군 지산면 들녘에서 만난 오창오(81)·남연순(여·71)씨 부부는 오전 6시부터 논으로 달려나갔다가 속상한 마음에 집으로 돌아와버렸다. 밤사이 벼가 무사한지 확인하려고 아침도 거르
- 정병호 기자, 김은종 기자
- 2022-09-07 00: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