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불황에 자영업자가 급감하고, 폐업이 이어지는 등 강원지역 상경기가 침체를 거듭하고 있다. 대선이 2주도 남지 않은 시점, 각 후보들이 내수 부진 해결을 위해 제시하고 있는 다양한 정책들이 벼랑끝에 서 있는 지역 소상공인들이 회생할 수 있는 동아줄이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강원지역 자영업자 감소, 줄폐업 지역 상권 침체 심화=강릉에서 중화요리집을 운영하던 오모(37)씨는 경영난에 시달리다 최근 폐업했다. 오씨는 “경기 불황으로 매출이 코로나 때보다도 크게 줄었으며, 가게 월세 내기도 힘들어 문을 닫을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원주에서 20년 넘게 야식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65)씨도 고물가에 직원들을 모두 내보냈지만 여전히 경영난을 겪고 있다. 김씨는 “인건비는 물론 채소 등 식자재 비용과 배달수수료 등이 너무 많이 올라 가게 운영에 애를 먹고 있다”고 토로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도내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지난 달 기준 3만8,000명으로 전년대비 5,000명(11.8%) 줄었다. 고용원을 둔 자영업자 수는 2023년 7월부터 지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고물가, 고환율로 외식업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지난해 도내에서 폐업한 일반음식
올해 들어 강원지역 내 대형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이 잇따라 부도를 내며 도내 건설사들의 유동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금융감독원의 PF 사업장 정보공개 플랫폼에 따르면 19일 현재 강원지역 PF 사업장 12곳이 부도 등의 이유로 사업이 취소돼 매각이 진행되고 있다. 이는 올해 1월(6곳)에서 2배나 늘어난 숫자다. 이들 사업장의 감정평가액은 3,744여억원에 달한다. 사업별로는 아파트·주상복합 등 주거시설 사업장이 5곳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숙박시설(4곳), 레저·산업·상업시설(3곳)이 뒤를 이었다. 양양지역 하이엔드 생활형숙박시설 개발 사업의 경우 분양가가 3억~9억원 사이었으나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분양에 실패했다. 이 사업장의 감정평가액은 지난해 말 기준 1,052억원에 달했지만 지난해말 공매가 시작된 후 652억원까지 최저가가 떨어졌지만 입찰자가 없어 수의계약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원주지역 한 주상복합시설도 사업 무산으로 경·공매 대상에 올랐지만 유찰을 거듭, 다음달 마지막 입찰을 앞두고 있다. 사업장의 잇단 부도와 매각 지연 원인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부동산 경기 침체 탓이다. 부동산PF가 부도처리 되면 시공을 맡은 건설사 역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분기대비·속보치)이 -0.2%로 역성장, 충격을 주고 있다. 올해 1분기(1∼3월) 한국 경제가 건설·설비투자와 민간소비 등 내수 부진 속에 뒷걸음쳤다. 지난해 2분기(-0.2%) 역성장 이후 제대로 반등하지 못하고 3분기 만에 다시 후퇴하면서, 올해 연간 경제 성장률도 당초 예상한 1.5%보다 크게 낮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한은의 24일 1분기 성장률 발표 내용은 2월 공식 전망치(0.2%)보다 0.4%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분기 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 깜짝 성장(1.3%) 이후 곧바로 2분기 -0.2%까지 떨어졌고, 3, 4분기 모두 0.1%에 그쳤으며 결국 다시 역성장의 수렁에 빠졌다. 한은은 저성장 국면 장기화의 주요인으로 건설투자와 민간소비를 꼽았다. 강원 경제 역시 내수 부진과 대내외 불확실성의 장기화로 인해 침체가 거듭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소기업중앙회 강원지역본부에 따르면 4월 업황전망 경기전망지수(SBHI)는 64.5로 1년 새 13.3포인트 하락했다. 제조업과 비제조업 SBHI가 모두 전년보다 10포인트 넘게 떨어졌으며, 특히 건설업의 경기전망지수는 3개월 연속 50선을 겨우 유지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올들어 강원지역 제조업과 건설업 취업자가 급감하고, 청년층 고용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미국 관세정책이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면서 제조업 등 수출 주력산업 고용시장의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강원지역 제조업·건설업 취업 5개월 연속 동반하락=원주지역의 한 제조업체는 지난해 생산 및 출하량이 2023년 보다 25% 줄었다. 업체 측은 코로나 때보다도 생산량 감소율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업체 대표는 “내수가 워낙 침체돼 올해 초에도 생산이 부진했다. 여기에 미국이 상호관세를 발표하면서 제조업계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실정”이라고 했다. 9일 강원지방통계지청이 발표한 ‘3월 강원특별자치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도내 15세 이상 취업자는 전년대비 1.5% 늘어난 82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제조업과 건설업의 고용 위축은 심화됐다. 제조업 취업자는 5만7,000명으로 1년 새 3,000명(-5.0%) 가량 줄었다.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 수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인 2020년 3월 (6만2,000명)보다도 적었다. 이는 내수 부진이 장화되면서 제조업 경기가 위축된 탓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올 2월 기준 도내 비금속 광물제품, 산업용 기
13일 점심시간 찾은 춘천 명동 일원 식당가는 한산한 모습이었다. 점심시간이었지만 손님이 없거나 1~2개의 테이블만 손님이 있는 식당들이 쉽게 눈에 띄었다. 과거 손님이 줄을 섰던 일식집, 레스토랑 등은 경영난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프랜차이즈 식당을 운영 중인 50대 A씨는 “요즘 하루에 받는 손님이 다섯 팀도 안되는 날이 다반사”라며 “안 그래도 장사가 안되고 있는데 채소, 해산물 등 식재료값은 줄줄이 올라 버텨내는 것도 힘겹다”고 호소했다. 대학가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음식점이 즐비한 강원대 후문 인근도 ‘임대’ 공고가 붙은 업소가 한 건물당 1곳 이상이었다. 입학 시즌인 3월이지만 식당을 찾는 학생들이 많지 않았다. 식당가는 한산한 반면 편의점에는 점심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발걸음을 한 학생들로 붐비고 있었다. 양식집 사장 B씨(43)는 “식자재값이 너무 뛰어 최근 메뉴 가격을 1,000원씩 올렸다”며 “요즘 외식비를 아끼려는 학생들이 늘어 매출도 30%가량 줄었다”고 말했다. 내수 부진이 길어지고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강원지역 외식업 자영업자들의 줄폐업이 이어지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일반음식점업 3,176곳이 문을 닫은 것으
원주에 거주 중인 이모(28)씨는 공무원 준비를 포기하고 2년째 아르바이트 생활 중이다. 이씨는 진로를 정하지 못한 채 취업 여부를 놓고 고민 중이다. 이씨는 “문과 계열을 전공했는데 취업이 쉽지 않아 고민”이라며 “주변에도 취업을 못한 친구들이 많다. 최근 부모님 권유로 조리사 자격증을 준비할까 생각중”이라고 말했다. 강릉에서 9개월째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권모(25)씨는 전공을 살려 취업하기 위해 데이터 개발 멘토링을 받았다. 권씨는 멘토링을 위해 모아놓은 돈의 절반 이상을 썼지만 구직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권씨는 “이력서, 면접 준비와 각종 비용 등 취직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취업시장에 찬 바람이 불면서 올 상반기 구직을 포기한 강원지역 고학력자 수가 역대 상반기 중 최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강원지역 비경제활동인구 중 대졸 이상 비경제활동인구는 지난해보다 6,000명 늘어난 10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사상 처음 대졸 이상 비경제활동인구가 10만명을 넘어섰다. 취업준비생도 역대 상반기 중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준비 중’이라고 응답한 수는 전년대비 38.3%
원주에서 배달음식점을 운영하던 A(49)씨는 최근 2년 간 코로나 때도 체감하지 못했던 불황으로 경영난에 시달렸다. 빚을 갚기 위해 대출, 카드 등으로 돌려막기로 버티던 A씨는 결국 올 2월 개인회생을 신청했다. A씨는 “고금리에 인건비 상승까지 겹쳐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며 “더 이상 버티지 못해 개인회생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 경제위기로 올해 강원지역 상반기 개인회생 신청과 법인파산 신청이 코로나 팬데믹 때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법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강원지역 개인회생 신청은 1,865건으로 지난해 상반기 접수된 1,672건보다 200건 가까이 증가했다. 코로나가 급격하게 확산되기 시작한 2020년 상반기 1,200건보다 55.4% 늘어났다. 실제 춘천지역의 한 법률사무소도 최근 개인회생, 파산신청 관련 상담 건수가 지난해보다 20% 가까이 증가했다. 강원지역 법인 파산 신청 건수도 6건으로 지난해 상반기 1건보다 6배 늘었다. 지난 한해 동안 접수된 7건과 비슷한 수준이다. 또 2020년 법인 파산 신청 총 건수 5건보다도 많다. 이는 코로나19 사태에 이어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