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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신문) 돗대산 근접 비행에 놀란 김해시 “김해공항 위험 상존”

최근 대만항공기 아찔한 선회비행…2002년 돗대산 참사 연상
시 “공항 활주로 연장 등 요구에도 당국 효과 낮아 어렵다는 답변만”
시민 안전 위한 근본적 대책 촉구

최근 항공기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김해공항의 구조적 위험성 문제가 또다시 제기됐다. 지난달 중화항공 여객기가 김해공항 착륙 과정에서 돗대산 인근을 아찔하게 비행하는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김해시는 시민 안전을 위한 정부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김해공항 구조적 문제= 김해공항은 남풍이 불면 항공기가 선회해 착륙해야 하는데 남해고속도로 남측으로 선회비행하는 것이 정상적인 경로이다. 선회 접근은 시계비행을 해야 하기 때문에 경로가 조금만 벗어나도 돗대산이나 김해시 공동주택에 충돌하는 대형참사가 발생할 수 있다. 남풍이 부는 날은 주로 여름철 몬순기에 해당하며, 6월 하순~9월 초이다. 봄·가을 환절기에도 남풍이 간헐적으로 나타난다.

 

특히 김해공항은 야간 소음 문제로 커퓨타임(Curfew Time·야간 항공기 운항 통제시간)을 두고 있다. 커퓨타임이 풀리는 오전 6시 직전에 도착한 항공기는 선회비행을 하며 시간을 보내야 한다. 커퓨타임이 끝난 뒤에도 많은 항공기가 몰려 선회비행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에 따른 김해공항의 선회비행 횟수는 공개되지 않지만, 국제 항공안전기관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착륙 시도의 약 1~3% 수준에서 선회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즉 100번의 착륙 중 1~3번 정도는 착륙을 중단하고 재진입한다는 것인데 김해공항의 경우 2024년 항공기 운항 횟수는 9만4870회이다. 따라서 지난해 기준 950회 정도 선회비행이 있었던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기 대형참사 위험 상존= 지난 6월 25일 대만발 중화항공 CI-186편 여객기가 김해공항 착륙 과정에서 정상적인 선회 경로인 남해고속도로 남측 비행을 벗어나 돗대산 인근을 아찔하게 비행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승객 150여명을 태우고 있었으며 선회를 위한 정상 경로보다 약 1.5㎞ 늦게 기수를 돌렸고 이로 인해 항공기는 지상으로부터 불과 160m 높이, 돗대산 180m 봉우리와는 약 700m 거리까지 접근하는 초근접 비행을 한 결과, 1차 착륙에 실패하고 복행 후 2차 착륙 시도 끝에 간신히 착륙했다.

 

이 여객기가 근접 비행한 지점은 과거 2002년 중국국제항공 CA-129편이 추락하며 129명의 목숨을 앗아간 곳과 불과 1㎞ 떨어진 지점으로, 참사 당시와 매우 유사한 상황이어서 자칫하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2002년 돗대산 참사= 2002년 돗대산 참사는 중국 민항기가 김해공항에 착륙을 시도하던 중 짙은 안개와 비, 강풍 등 악천후 속에서 정상적인 선회 경로를 놓쳐 돗대산 정상에 충돌하며 발생했다. 사고 원인은 조종사의 선회 접근 절차 오류와 늦은 복행, 기상악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으나 당시 건설교통부 발표에서는 운항 승무원의 조종 미숙으로 밝혀졌다. 특히 돗대산으로 인한 선회 접근은 계기비행이 아니라 조종사가 활주로와 주변 지형을 시각적으로 직접 확인해 착륙해야 하는 시계비행으로, 조종사의 실수로 선회 반경과 경로가 조금만 벗어나도 돗대산 충돌 또는 김해시 공동주택 충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해시 대책 마련 촉구= 김해시는 돗대산 참사로부터 23년이 지났지만 선회 접근의 근본적인 위험성은 해소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소음 피해와 항공 재난 예방을 위해 국토부와 공군 등 항공당국에 수차례 활주로 연장과 항로 변경 등을 건의했으나 답변이 아예 오지 않거나 ‘개선 효과가 적고 군사작전구역 항로별 운항 고도 제한으로 어렵다’는 답변만 받았다는 것이다.

 

홍태용 김해시장은 15일 오전 김해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해공항 항공기 이착륙 시 선회 접근의 구조적 위험성이 큰 만큼 정부와 관계기관은 김해시민들이 불안에 떨지 않도록 항공기 안전 비행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 달라고 촉구했다.

 

홍 시장은 “항공당국이 이래서 안되고 저래서 안된다고 하면 시민들은 계속 항공기 추락 사고의 위험을 안고 살아야 하느냐”고 반문하면서 “최근 대통령께서도 ‘국가 존재의 가장 큰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로 지금부터는 국민들이 국가나 공무원들의 무관심, 부주의로 목숨을 잃거나 집단 참사를 겪는 일이 절대 생기지 않도록 했으면 한다’고 당부한 만큼 정부와 관계기관들이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56만 김해시민과 함께 지켜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