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인 김윤덕 국회의원(3선·전주갑)이 지난 11일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지방선거를 앞둔 전북정치판의 지형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김 후보자의 입각으로 전북특별자치도지사나 전주시장 선거는 물론 도내 기초자치단체장 선거구도에 변화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전주갑 3선인 김 후보자가 ‘중책 중 중책’이라는 국토부 장관으로 내정되면서 전북정치권에 무성했던 유언비어와 갖은 억측을 한꺼번에 날리게 됐다.
또 민주당 핵심 인사에 ‘줄서기’를 반복했던 전북정치권 내부에서 다른 지역 정치권이 줄을 서는 ‘실세’가 도내 국회의원 중에서 나온 것도 내년 지방선거의 관전 포인트다.
13일 정치권과 정부 핵심 관계자 등에 따르면 김윤덕 의원의 국토부 장관 지명은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용인술을 제대로 드러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사람을 두루 쓰는 ‘탕평책’을 기본 바탕으로 하면서도 국정의 핵심에는 자신과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춘 ‘일 궁합’이 맞는 사람을 중용한다는 것이다. 김 후보자의 경우 호남지역 첫 지지 선언부터 장관에 지명되기까지 이 대통령의 검증을 통과한 ‘믿을 맨’이라는 것. 실제로 이 대통령은 업무 성공률이 높으면서도 ‘정치적 생색’을 내지 않는 그를 상당히 신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자 지명에 따라 전북도지사 선거 구도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김 후보자 본인이 유력한 후보군이어서다. 다만 그가 전북도지사 선거에 출마하려면 올 연말에 직을 내려놔야 하는 데, 이 대통령이 ‘부동산 정책’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그의 장관 지명은 지방 선거용이 아닌 진짜 일할 사람을 발탁한 것이란 게 정부와 민주당 내부의 공통된 이야기다.
한마디로 김 후보자가 민선 9기 전북도지사보다 다음 총선에서 4선을 노리는 게 일반적이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전주갑은 마땅히 그와 맞설 경쟁자가 배출되지 않은 지역구이기도 하다.
한때 ‘김윤덕이 진짜 찐명’은 아니라는 지역 내 헛소문도 일거에 정리됐다. 하마평이 나오던 문체부 장관 후보군에도 ‘김윤덕’이라는 이름이 나오지 않자 이 같은 풍문을 의도적으로 흘리는 호사가들도 있었다. 그러나 김 후보자가 내각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면서 지방선거에서 줄서기 구도는 다시 요동치게 됐다.
현역인 김관영 지사와 경쟁 후보군인 안호영 국회 환경노동위원장(3선, 완주·진안·무주)의 선거 전략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또 다른 도지사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이원택 전북도당위원장(재선, 군산·김제·부안을)의 향후 행보도 큰 변수로 회자되고 있다.
중앙정가에선 김 후보자가 국토부 장관으로서 오랜 난제인 ‘집값 바로잡기’와 ‘새만금 국제공항 착공’ ‘노을대교 착공’ ‘철도오지 호남’ 문제를 해결하면 일반적인 지역구 중진 정치인을 넘어 호남 정치의 중심인물로 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 후보자는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뒤 엄중한 현실에 무거운 책임감부터 앞선다"며 "성실하고 겸손한 자세로 인사청문회에 임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부 지역의 주택 시장이 과열되고 있다. 안정적인 시장 관리로 집값을 안정시켜야 한다"면서 "국토 균형발전과 이동권 격차 해소를 위한 정책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