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형광색의 향연이다. 깊이 생각하지 않고 순간적으로 이어나가는, 수십년간 체화된 선들이 캔버스를 채운다. 장재희 작가는 이 모든 움직임이 '있는 그대로의 나'이자 다른 사람과 다른 나, 내가 모르는 나만의 나,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여정이라고 설명한다. "수줍고 말도 잘 못하는 나지만, 캔버스에서는 누구보다 자유롭고 과감한 나를 발견할 수 있죠. 표면적으로는 그림 그릴 때의 나를 보여주고 있지만, 그 속에는 내가 성장하며 느낀 모든 것들이 추상적으로 담겨있습니다." 그가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희망적인 메시지를 표현한 것은 아니다.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2000년대 초까지 그의 작품은 그야말로 창작의 고뇌와 방황, 열정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작가는 "당시엔 어둡고 무겁고 중후한 작품세계를 만들려는 생각이 컸던 것 같다. 어두운 캔버스에 온 힘을 다해 강렬한 선으로 자화상 등을 그렸다. 그러던 어느날, 내 성격도 그림을 따라 어두워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스스로 밝아져야겠다는 자각의 시간을 거치고 난 뒤, 그는 야망 대신 희망을 그려보자고 마음 먹었다. 기존의 작품 속에 숨어있던 형광색을 끄집어냈다. 희망과 자유로움을 담은 색이자 그림에 너무
세종문화재단은 시각예술품 소장 문화 확산을 위해 '우리집 갤러리'를 운영한다고 25일 밝혔다. 우리집 갤러리는 오는 10월 7-9일 개최 예정인 '2022 세종미술시장'에 앞서 사전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미술시장 출품작을 사전에 무료로 대여 받아 원하는 곳에서 예술작품 향유기회를 경험할 수 있다. 신청자격은 세종시에 거주하며 작품 설치가 가능한 공간을 보유하고 작품을 직접 수령할 수 있어야 한다. 신청방법은 재단 누리집에 게시된 신청서와 필요서류를 작성해 내달 7일까지 전자우편으로 제출하면 된다. 신청서의 대여 희망 순위와 작품 대여 사연 등을 종합해 5인(팀)을 선정할 예정이다. 조은솔 기자 2omsol2@daejonilbo.com
무더운 여름엔 시원한 실내 공간에서 열리는 전시회를 관람하는 ‘문화피서’에 나서도 좋을 듯하다. 지금 광양 전남도립미술관(관장 이지호)에서는 다양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기획전 ‘애도:상실의 끝에서’, 윤재우 특별기획전, 박치호 개인전 등 차분히 둘러보면 좋을 전시들이다. #애도:상실의 끝에서 구부린 어깨 위에 십여개의 알록달록한 케이크 조각을 얹고 있는 작품 속 그는 원색의 아프리카 의상을 입고 있다. 나이지리아계 영국인인 작가 잉카 쇼니바레는 전통의상으로 알았던 ‘더치 왁스’가 사실은 서구 열강에 의해 인도네시아에서 이식된 것임을 뒤늦게 알고 혼란에 빠진다. ‘승자의 역사’가 쓰여질 때는 누군가의 희생을 담보로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작품 ‘케이크 키드’다. 바로 옆에서 상영중인 그의 영상 작품 ‘오딜과 오데뜨’는 ‘백조의 호수’에 등장하는 오딜과 오데뜨가 거울을 바라보며 서로 같은 동작으로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오는 9월12일까지 열리는 ‘애도:상실의 끝에서’전은 생태계 재앙, 무기 개발과 전쟁, 글로벌 전염병 등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매일의 ‘상실’에 무릎 꿇지 않고, 애도하며 서로를 다독이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기획
비디오아트 선구자 백남준의 탄생 90주년을 기념한 특별전 '바로크 백남준'이 막을 열었다. 용인 백남준아트센터 제2전시실에서 오는 2023년 1월 24일까지 펼쳐지는 이번 전시는 그동안 국내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백남준의 옛 미디어 설치작품과 레이저 작품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백남준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빛'과 그 가능성은 이번 전시의 핵심 테마다. 백남준의 빛은 촛불로 시작해 텔레비전과 비디오, 그리고 레이저 작품에 이르며 끝없는 변화를 모색한다. 이번 전시는 백남준이 지난 1995년 독일 뮌스터 외곽의 작은 교회에 설치했던 '바로크 레이저'를 오마주한 작품 '바로크 레이저에 대한 경의'로 문을 연다. 당시 백남준은 순례자들을 위한 교회로 활용되던 '교회의 조건'을 훼손 없이 그대로 받아들여 작품을 만들었다. 작품의 내용과 미학적 측면 모두 바로크 성당이라는 주어진 건축적·역사적·종교적 맥락을 따라가도록 했다. 내년 1월 24일까지 용인 백남준아트센터 국내서 접하기 어려운 설치 작품 등 구성 이번 오마주 작품에서는 형식적 특징에서 나아가, '바로크 레이저'가 홀로그램에 가까운 3차원 이미지를 영사하는 장치로서 레이저의 가능성을 실험한 것에 주목했다. 백남준
창원 웅천도요지전시관은 여름방학을 맞아 ‘임진왜란과 웅천왜성, 사라진 도공들’이라는 주제로 테마전을 개최하고 있다. 지역의 문화유산인 웅천왜성(경상남도기념물 제79호)을 널리 알리고, 웅천지역에서 활동했던 도공들을 되새기는 전시회다. 이번 테마전에서는 국립진주박물관에서 대여한 조선시대 무기류와 웅천도요지전시관 소장 도자기를 선보였다. 특히 일본 나가사키현 사세보시 미카와치에서 제작된 도자기를 관람할 수 있는데, 조선시대 웅천지역 도공들의 후손으로 알려진 미카와치의 도공들이 기증한 것이다. 웅천도요지는 사발, 대접, 접시류 등을 만들던 조선시대 가마터로 15~16세기에 만들어 운영되다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무렵 폐요된 것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전시는 9월 25일까지. 양영석 기자
속보=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유명세를 탄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 북부리 동부마을에 위치한 ‘소덕동 팽나무’가 실제로 천연기념물이 될 가능성이 생겼다.(25일 1면) 문화재청은 동부마을 팽나무의 문화재적 가치를 판단하기 위해 천연기념물 지정조사에 나선다고 25일 밝혔다. 문화재청은 나무의 형태, 수령, 역사적 가치 등을 근거로 문화재적 가치가 크다고 판단했다. 지정조사를 위해 천연기념물분과 문화재위원 3인 등으로 이뤄진 조사단이 이달 중 동부마을을 방문할 예정이다. 동부마을 팽나무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극중 천연기념물로 지정되며 마을을 위기에서 구한 결정적인 역할을 맡았다. 문화재청은 동부마을 팽나무가 천연기념물 지정 근거인 역사적 가치, 학술적 가치, 경관적 가치 중 특히 역사적, 학술적 가치가 뛰어나다고 파악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7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정기적으로 팽나무에서 당제사를 진행하고 있어 지역 고유의 생활과 민속을 이해하는데 유리한 부분이 있다. 동부마을 팽나무의 수령은 500년이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창원시는 지난 2015년 7월 팽나무를 마을 보호수로 지정했다. 당시 기록된 높이는 16m, 둘레는 6.8m이며
경북 문경에 영화종합촬영소 조성이 추진된다. 경북도와 문경시, 봄내영화촬영소는 25일 문경 실내세트장(옛 쌍용양회)에서 이철우 경북도지사, 신현국 문경시장, 문루도 봄내영화촬영소 대표 등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영상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경북도 등은 앞으로 영화종합촬영소 구축과 국비 확보, 영화·드라마 촬영 및 민자 유치, 최첨단 영상산업 기반 구축 등 다양한 협력 사업으로 영상산업 발전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영화·드라마 제작 전문기업인 봄내영화촬영소 등 5개 연관기업이 본사를 경북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봄내영화촬영소는 옛 쌍용양회 안 부지를 임대해 실내스튜디오, 야외오픈세트장 등 촬영 인프라를 구축하고 기념품숍, 카페 등 관련 부대시설도 순차적으로 만들 계획이다. 도는 촬영 인프라가 조성되고 연관 기업이 이전하면 매년 다수의 영화·드라마가 문경을 거점으로 안동·예천·상주 등 인근 지역에서 촬영될 것으로 보고 이를 활용해 영상산업 클러스터 조성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또 창작센터, 후반 작업시설 등을 추가로 만들어 원스톱 제작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현재 문경은 문경새재·가은오픈세트장 2곳을 비
현대음악발전협회(대표 김주환)가 11월 10일까지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전주 더 바인홀에서 <전주 미니 재즈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재즈 피아니스트 오은하, 박종훈, 정영광, 기타리스트 탁경주 등 네 명의 재즈 아티스트가 세계적인 재즈 인물과 음악을 소개하는 자리다. 김주환 대표는 가볍게 소비되는 재즈 무대가 아닌 재즈를 모르는 사람도 재즈 음악과 뮤지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전주 미니 재즈 페스티벌을 기획했다. 이해하기 어려운 재즈를 재즈 아티스트를 통해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기회라는 의미다. 재즈 피아니스트 오은하는 “도내에서 재즈의 역사에 대한 설명을 곁들인 공연을 접할 기회가 드문 것 같다. 이번 공연을 통해 도민에게 재즈의 역사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고, 연주를 들려줌으로써 재즈에 대한 친근감을 높이고 싶다”는 각오를 전했다. 김주환 대표는 “공연을 거듭할수록 참여 관객이 늘어가고, 관객들의 집중도가 눈에 띄게 높아지는 것을 보면서 큰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박현우d_ailyrecord@naver.com
■원하지 않은 결혼 따뜻한 봄은 막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들판에서는 푸른 풀이 조금씩 땅을 뚫고 나왔고, 작고 노란 꽃은 정말 봄이 온 건지 알아보려고 머리를 치켜들었다. 이날은 1658년 3월 3일이었다. 폴란드 바르샤바의 왕궁에는 더욱 봄기운이 완연했다. 왕궁에서는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신나는 음악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날 이곳에서는 성대한 결혼식이 열렸다. 결혼식의 주인공은 자모쉬치 지역의 지주이면서 귀족인 얀 자모이스키와 그의 부인이 될 마리시엔카였다. “자모이스키 씨, 축하드려요. 왕궁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소문난 아가씨를 신부로 맞다니 당신처럼 행운이 넘치는 분은 없을 거예요.” 신랑은 기분이 좋은지 계속 싱글벙글했다. 하객이 축하 인사를 건넬 때마다 환하게 웃느라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는 서른한 살이었다. 당시 기준으로 보면 노총각이었다. 재산은 엄청나게 많으면서도 신붓감을 못 구해 여태 결혼을 못했다. 신랑보다 더 즐거워야 할 신부의 표정은 매우 어두웠다. 단순히 긴장해서 그런 것은 아닌 것처럼 보였다. 그녀는 폴란드 사람이 아니었다. 원래 프랑스 출신이었다. 본래 이름은 마리 카시미어 루이사였다. 결혼식이 열리던 날에는 겨우 열일곱
세계 최대 규모의 천문학 학술대회가 올해 8월 2~11일 열흘간 부산에서 열린다. 전 세계 천문학자들이 8월에 부산으로 모이는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천문학 분야의 세계 최대 규모 국제학술대회인 국제천문연맹(IAU, International Astronomical Union) 총회가 올해 8월 부산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IAU 총회는 전 세계 천문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특별한 행사로, 8월 2일부터 11일까지 10일간 부산 벡스코(BEXCO)에서 개최된다. 2015년 미국 하와이에서 개최된 29차 IAU 총회에서 우리나라는 한국천문학회, 과기정통부, 부산광역시 정부와 민간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남아공(케이프타운), 칠레(산티아고), 캐나다(몬트리올)와 치열한 경쟁 끝에 한국(부산) 유치를 확정한 바 있다. IAU 총회는 3년마다 대륙을 순환하며 열리는데,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것은 처음이다. 이번 총회에서는 전체 205개 세션에서 약 1700개의 학술 발표가 예정되어 있다. 한국천문학회와 한국천문연구원이 주관하고, 과기정통부, 부산광역시, 한국관광공사, 부산관광공사 등이 후원하는 이번 총회의 주제는 ‘모두를 위한 천문학’이다. 8월 3일에는 NA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