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하 이가리 닻 전망대 도심지의 붐비는 해안에 질렸다면 포항시 북구 청하면 이가리의 닻 전망대를 찾아보면 좋다. 바로 뒷산을 가득 메운 해송숲 너머 아름다운 이가리 해변은 자연만이 가진 시원스런 정취를 선사한다. 포항 도심지에서 북쪽으로 제법 거리가 있지만 워낙 도로의 풍경이 좋아 운전이 싫지 않다. 환호공원에서 출발하면 조수석 오른쪽으로 동해바다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다. 전망대는 선박을 고정하는 닻의 모양을 본 따 만들어졌다. 높이 10m·길이 102m의 제법 규모도 있다. 전망대라고 해서 높이 솟아있지 않고 그냥 바닷가를 향해 똑바로 뻗은 형태다. 전망대 입구에는 갈매기가 그려진 조형물이 있어 포토뷰로 인기가 높다. 전망대에 서면 바닷속으로 기어들어가는 거북바위를 찾아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이다. 청하면은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런온'과 '갯마을 차차차'의 배경 마을이다. 인근 읍내로 들어서면 지금도 드라마 촬영 당시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 반대인 남쪽으로 내려오면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이 신라시대 때부터 내려온 전설을 품고 있다. 호미곶으로 가는 옛길의 초입이다. 한반도 호랑이 꼬리의 약간 아랫부분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바다는 참 신비롭다. 포스코 등 철강공단의 삐죽한 굴뚝들도 해안선에 묻히면 특색있는 풍경으로 변모하고 만다. 한반도 호랑이의 꼬리에 위치한 포항은 특유의 모양 탓에 너른 해안선이 일품이다. 총 길이 204㎞, 경북지역 해안선의 약 절반에 달하는 천혜의 해안 절경이 포항의 남북으로 길게 펼쳐져 있다. 북으로는 화진·월포·칠포, 남으로는 구룡포‧도구 등 많은 해수욕장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명해진 '사진 맛집'들이 알알이 보석처럼 포항 해안가를 수놓는다. 그 중에서도 영일대해수욕장은 부산의 광안리와 함께 도심형 해수욕장으로 유명하다. 영일대해수욕장 일대에서 바라보는 야경은 포스코의 휘황찬란한 불빛들과 함께 왠지 모를 젊음의 열기마저 느끼게 한다. 이곳에 지난해부터 설치된 스페이스워크와 스카이워크 등 색다른 도보형 체험시설은 이런 포항의 정체성을 무척 잘 보여준다. 차가운 철탑으로 하늘 높이 쏟아난 트랙은 탁 트인 포항 바닷가를 배경으로 기이한 위용을 자랑한다. 수십m 높이의 무서운 하늘길을 내려오면 이번에는 바다 위로 뻗은 투명다리가 또 한 번 다리를 후들거리게 한다. 차가우면서 동시에 따뜻한, 무서우면서 또 신비로운 이 시설들은 철강산업도시이면서 해양자연도시인
경북 경산시 음악 꿈나무인 '영남대학교 천마유스콰이어'(이하 천마유스콰이어)가 평화∙ 화합의 메시지를 담아 22일 오후 7시 30분(현지시각) 미국 뉴욕 카네기홀에서 공연을 했다. 문화예술교류와 전쟁 종식의 염원을 담은 이번 공연은 한·미 수교 140주년을 맞아 평화∙화합 메시지를 전하고, 팬데믹으로 단절된 국제 문화예술교류 재개에 한국 음악 꿈나무들이 힘을 보태기 위해 마련됐다. 천마유스콰이어와 뉴욕 SMYH Foundation(쇼미유어하트재단)이 공동 주최한 이번 공연 1부에서는 천마유스콰이어가 오스트리아 빈소년합창단의 음악감독 게랄드 비어트가 작곡한 '독일 요들'과 '글로리아' 등 평화를 기원하는 합창을 선보였다. 이어 천마유스콰이어 출신의 소프라노 김종윤(영남대 성악과 4학년)과 플룻 권효빈(경북예고 2학년)의 솔로 무대, SMYH 앙상블과 뉴왁아트스쿨 학생들의 특별 초청 공연이 있었다. 2부에서는 천마유스콰이어가 한국 가곡 '무궁화', '소원'과 창작동요 '다 잘될거야', 민요 '경복궁 타령', '아리랑' 등을 합창했다. 합창단은 마지막 앵콜송으로 교민을 비롯한 관객들을 위해 '당신의 삶에 무지개가 펼쳐지기를 원합니다'(May a rainbow ru
[이번 휴가는 우리 지역에서] 청양군 고운식물원서 일상에 지친 몸·마음 치유 알 조형물 표현한 '알품스공원'도 가볼까 청양하면 칠갑산, 천장호 출렁다리 등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곳이다. 중부지역 최고의 힐링 장소이며 웰빙의 근원인 청양지역은 힘들고 지친 모든 국민들에게 엄마의 품처럼 늘 안겨주는 맛과 기운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청양 10경을 중심으로 올 여름 휴가로 가볼만한 곳을 소개한다. 청양을 대표하는 10경에는 해발 561m의 높이로 크고 작은 봉우리와 계곡을 지닌 명산인 칠갑산은 산천숭배사상을 따라 천지만물을 상징하는 칠(七)과 육십갑자의 첫글자인 갑(甲)자를 따왔다고 전해지며 지천(芝川)과 잉화달천(仍火達川) 등이 산을 휘감아 이곳에 7곳의 명당을 만들어 놓아 이 같은 이름이 생겨났다고 알려져 있다. 정상의 아름다움과 아흔아홉골, 칠갑산장(최익현동상, 칠갑산노래비 등), 천장호, 장곡사, 정혜사, 자연휴양림 등을 품고 있고 모두 9개의 등산로가 있다. 칠갑산 남쪽기슭에 자리잡고 있는 '장곡사'는 칠갑산 남쪽기슭에 자리잡고 있는 가람으로 850년(신라 문성왕) 보조선사 체징이 절을 처음 지은 것으로 전해지며 이후 오랜 세월을 거치며 중수를
인력난과 이상기후, 농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한 농민들의 고충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대표되는 전 지구촌의 원자재 수급문제 때문에 비료 등 농사 관련 자재들이 일제히 올랐고, 코로나 이후 외국인 근로자들의 입국이 원활치 않아 인력난 역시 최고조에 달한 실정이다. 무엇보다 충청권에선 지구온난화 여파로 여겨지는 불규칙적인 가뭄과 폭우가 이어지면서 농가의 시름을 더욱 깊어지게 만들고 있다. 24일 충남도 등에 따르면 오랜 코로나 거리두기에 이어 지난 5월부터는 불규칙적인 가뭄과 폭우가 계속되면서 농민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 5월 도내 평균 강수량은 5.4㎜로, 평년 대비 5.7%에 그쳤다. 주요 저수지 평균 저수율도 예당 48%, 탑정 45%, 대호 41% 등 60.3%로 떨어졌다. 도내 곳곳에서는 가뭄이 이어지면서 파종 시기를 놓치는 등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간척지의 경우 가뭄이 지속됨에 따라 염해 피해까지 발생했다. 반면 갑작스러운 폭우에 일부 농가는 쑥대밭으로 변하기도 했다. 지난달 28일부터 이어진 집중호우로 충남 서산, 당진 등 충청권 일부 지역의 농작물 재배지 침수 피해가 속출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약 2913㏊의 농
광주일보사가 주최하는 ‘예술 꿈나무들의 등용문’ 제 67회 호남예술제가 최고상 시상식을 끝으로 3개월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지난 1956년 첫 대회를 개최한 호남예술제는 전국을 대표하는 종합문화예술축제로 확고히 자리잡으며 지역 뿐 아니라 한국 예술계의 텃밭 역할을 해왔다. 특히 올해 호남예술제는 광주일보사가 창간 70주년을 맞은 뜻깊은 해에 열려 의미를 더했다. 광주일보사는 창간 3년 후 호남예술제를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단 한차례도 거르는 일 없이 매년 경연을 개최해왔다. 예비 예술가들의 탄생을 알리는 제67회 호남예술제 최고상 시상식이 24일 광주학생교육문화회관(광주시 서구 쌍촌동)에서 열렸다. 이날 시상식에는 무용 등 각 부문별 최고상 수상자와 가족, 지도교사 등 100여명이 참여했다.지난 4월27일 무용 경연을 시작으로 막을 올린 올해 호남예술제는 지난 7월7일까지 약 3개월간 광주학생교육문화관·호남신학대학 등에서 열렸다. 음악·무용·국악·미술·작문 등으로 나뉘어 진행된 경연에는 전국에서 6000여명의 학생들이 참가했으며 유치원생들이 참여하는 새싹그리기 대회에는 1000명이 함께했다. 코로나 19로 인해 합창·합주 부문 경연은 열리지 않았고, 미술·
‘여름 부채에 담아낸 광주 풍경.’ 시원함과 멋, 풍류가 담겨있는 부채는 여름철이면 선물로 많이 주고 받았었다. 선조들은 부채의 여백에 글과 그림의 멋스러움을 담아 그 운치를 풀어 무더운 여름에 순응하는 여유와 지혜를 담고는 했다. 금봉미술관(관장 한상운·광주시 북구 각화대로 91)은 매년 여름이면 다양한 주제로 부채 전시를 개최해왔다. 올해는 광주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부채를 선보이는 기획을 준비했다. 작가들은 빛고을 광주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들을 담아서 펼쳐보였다. 오는 8월25일까지 ‘光고을 Story’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다양한 장르와 연령대의 작가 50여명이 참여했다. 특히 올해는 먹과 담채를 사용해 산수화와 문인화 서예 등을 부채에 그리는 작가들로 참여작가를 한정하지 않고 서양화, 공예작가로까지 확장, 광주의 다양한 모습을 담으려했다. 작가들은 역사와 문화를 비롯해 구석구석 숨어있는 광주의 삶의 현장들을 찾아냈고, 도시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생각들을 자신만의 시각으로 해석해 여름 부채 작품에 담았다. 권예솔·김미애 작가는 먹음직스러운 무등산 수박을 소재로 작업했고, 설조환 작가는 운치있는 무등산 자락을 담았다. 유소
'금지곡=공공장소나 방송에서 부를 수 없도록 규정된 노래.' 표절이나 저속한 가사 등 곡마다 금지 사유가 붙어있지만, 숨은 의도가 있는 경우가 많다. 우리 근현대사에 등장한 수많은 금지곡 가운데에는 아픈 역사가 담긴 금지곡이 있다. 경기도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평택 '근화창가'가 그렇다.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 등 근현대사를 관통한 비극적 시기에 사연 없는 금지곡이 어디 있겠냐 싶지만, 민족과 역사를 노래할 자유마저 빼앗긴 과거가 아프다. 무엇보다 근화창가에 수록된 곡이 이제는 잊힌 곡들이라는 점이 아쉬움을 더한다. 근대 일본·서구 음악에 맞춰 제작된 '창가' 계몽적 가사·씩씩한 느낌 특징 조선 역사·고난 극복 등 내용 '금지 처분'… '총독부 창가집'과 정반대 성격 '금지 창가집 희귀본' 故 노동은 교수가 발굴·소장… 유족들, 평택시에 기증 '조지아 행진곡' '하이카라부시' 등 당시 유행곡 차용… 음악사적 가치 커 '한국근현대음악관'에 보관… 민족음악 지킨 지영희 기린 '국악관'도 바로 옆 ■ 근화창가 제1집 창가는 근대기 한국에 수용된 일본 및 서구 음악에 맞춰 제작된 노래로, 창가집은 주로 계몽적 가사와 씩씩한 느낌이 나는 특징을 띤다. 주로 교과서처
낙동강을 끼고 넓은 들판 위로 언덕이 솟아 있다. 마을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수령 500년이 넘도록 마을의 수호신이 되어준 팽나무 한 그루가 우뚝 서 있다. 최근 화제작 ENA채널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7·8화 촬영지로 ‘소덕동 마을’이라 이름 붙여진 곳, 바로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 북부리 동부마을이다. 이 고즈넉한 마을이 드라마에 방영된 뒤로 관광객들이 구름처럼 몰려들고 있다. 드라마 속 소덕동은 도로 건립 계획 탓에 존폐 위기를 맞은 마을이다. 드라마 촬영은 지난 5월 나흘간 이뤄졌다. 아름다운 마을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이야기, 그리고 마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소덕동 주민들은 배우들이지만 동부마을은 실제 주민들이 살아가는 곳이다. 주민들은 최근 드라마의 영향으로 마을이 유명해진 것을 반기면서도 일부는 관광객들로 과도한 혼잡을 빚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온다. 24일 낮 12시께 동부마을을 찾았다. 입구에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팽나무 가는 길’이라는 손팻말이 눈에 띈다. 마을 주택 담벼락에는 주인공이 좋아하는 돌고래 벽화도 그려졌다. 이 벽화는 마을이장의 딸 윤소정(35·창원시 진해구)씨가 마을
‘정통 트로트곡' 2016년에 발표 횡성 출신 김희철·김정모 듀오 속초로 가는 길, 미시령 옛길을 골라 이러구러 길 위를 흐르거나, 산허리를 관통하는 미시령터널을 급하게 지나치면 오른편으로 장엄한 자태의 ‘울산바위''가 시야 한가득 주르륵 펼쳐진다. 외설악 북쪽에 자리한 이 바위산은 해발 873m, 둘레가 4㎞에 달하는 6개의 봉우리로 이뤄져 있으니 속초에 들어서면 안 보려야 안 볼 재간이 없는, 큰 덩치만큼이나 값을 하는 설악산 대표 비경 중 하나다. 무려 동양에서 가장 큰 돌산이라고 한다. ‘영화 속 강원도(본보 2020년 7월31일자 28면 보도)''에서도 한 차례 소개한 바 있는 울산바위는 당연히 노래로도 만들어졌다. 그런데 비교적 최근이다. 오늘 소개할 버전은 우주대스타라는 닉네임으로 유명한 횡성 출신 김희철과 김정모 듀오가 2016년에 발표한 ‘울산바위(Ulsanbawi)''다. 여기서 잠깐. 블루스를 기반으로 한 정통 트로트곡이라고 홍보된 이 노래의 가사를 톺아보기 전 울산바위 설화부터 알아보자. 태초에 조물주가 금강산을 만들면서 전국에 산재한 아름다운 바위들을 불러 모았다. 울산에 있던 울산바위도 금강산을 향해 부지런히 길을 나섰다. 하지만 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