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나온 초저녁별이/지붕 끝에서 울기에/평상에 내려와서/밥 먹고 울어라, 했더니/그날 식구들 밥그릇 속에는 별도 참 많이 뜨더라/찬 없이 보리밥 물 말아먹는 저녁/옆에, 아버지 계시지 않더라.” 초여름밤, 해남 바닷가에서 안도현 시에 한보리 작곡가가 곡을 부친 ‘마당밥’이 흘러나온다. 메조 소프라노 이진진씨의 나지막한 목소리와 첼로, 피아노, 바이올린, 드럼 소리가 어우러진 노래를 듣고 있자니 아름다운 풍광과 노랫말, 멜로디에 마음이 뭉클해진다. 지난 4일 이진진 단독 콘서트 ‘장고봉로 516’이 열렸다. 공연 제목은 해남군 북일면 내동리 마을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 동네 어르신들, 멀리 외지에서 온 이들이 관객으로 참여한 이날 공연이 열린 장소는 아주 특별한 곳이었다. 진진씨의 집 앞 마당, 바로 바다가 보이는 소박한 공연장 ‘진진의 바다’다. 해남 바닷가 마을의 작은 무대에서 전해오는 문화 향기가 지역 문화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번 하우스 콘서트는 해남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공연예술단체 담소(談笑·대표 최동근)가 기획했다. 진진씨를 비롯해 공연에 참여한 이들은 광주 공연계에서 낯익은 인물들이다. ‘시노래’를 만들
항일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인 윤동주와 송몽규를 흠모한 일본인 서예가 다나카 유운(田中佑雲·1957~2018)의 작품전 '구름의 길, 바람의 길'이 오는 24일부터 다음 달 24일까지 인천관동갤러리에서 열린다. 다나카 유운의 4주기를 맞아 기획된 전시로 다나카 유운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도다 이쿠코 관동갤러리대표를 비롯한 국내외 소장자들의 작품을 모아 여는 전시다. 다나카 유운의 한글·일본어 서예 작품뿐 아니라 그의 뜻을 기리는 한국인 예술가의 작품도 함께 전시된다. 다나카 유운은 시인의 글귀를 주로 작품에 담아온 일본인 서예가다. 그는 일본의 왜곡된 역사관과 근대화 정책을 비판하는 활동에 활발히 참여하는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어느날 그는 우연히 한국인 사업가의 손에 이끌려 윤동주와 송몽규의 생가와 묘소를 방문하게 되며 이들 시인의 활동을 알게 된다. 특히 윤동주의 '서시(序詩)'에 깊이 감동했는데, 이후 그는 윤동주, 송몽규, 이육사의 시와 김구 선생의 '백범일지'속 문장으로 한글 서예작품을 남겼다. 4주기 맞아 '구름의 길, 바람의 길' 기획 24일부터 관동갤러리서 서예 작품 공개 전시에서는 윤동주·이육사·송몽규·이추림·미야자와 겐지·이바라기 노리코·이시
문인화가 목원 김구 초대전이 창원 롯데백화점 내 갤러리 2곳에서 동시에 열린다. 오는 22일부터 7월 19일까지 롯데백화점 마산점 지하 2층 더갤러리와 지상 3·7층 연결통로 예마당에서, 오는 24일부터 7월 28일까지 롯데백화점 창원점 본관 6층 갤러리원이다. 양쪽 합해 110여점이 전시된다. 특히 더갤러리와 예마당에는 합죽선 50여점도 선보인다. 부채 매듭이 14~15마디의 고급 합죽선에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문인화와 화조 그림으로 부채예술의 진수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목원 선생은 유년기부터 탄탄하게 다져진 전통서예와 문인화를 이 시대의 가치로 재해석하고 되새김하면서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다양한 실험 작업으로 화단에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문인화하면 화선지에 먹으로 그려내지만, 좀 더 새롭고 회화성이 느껴지는 작품을 위해 파격적인 재료를 사용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화선지에 칠한 물감이 마르기 전에 소금을 뿌려 번짐효과(blurring effect)로 폭포나 산을 표현하는 것은 작가만의 독특한 작업 방식이다. 유화 계통의 물감인 아크릴이나 핸디코트(홈 메움 페인트) 같은 것을 활용해 질감을 표현하기도 한다. 전종주 호남대 석좌교수는 “변
‘제48회 제주특별자치도미술대전’에서 이혜지씨(25·제주시 조천읍), ‘제48회 제주특별자치도서예문인화대전’에서 김경섭씨(58·경기도 고양시)가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미술협회제주도지회(지회장 유창훈, 이하 제주미협)는 지난 18일 제주도문예회관 제1전시실에서 제48회 제주도미술대전과 서예문인화대전 시상식을 가졌다. 올해 미술대전 및 서예문인화대전은 예년보다 2개월 일찍 공모가 진행되면서 과거에 비해 출품 작품이 줄었지만 전반적으로 소재 기법 등이 다양하게 시도된 작품들이 많았고 특정 분야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실험적이고 개성이 뚜렷한 작품이 다수 나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미술대전에서는 2020년 6년 만에 처음으로 공예 작품이 대상에 선정된 이후 지난해에는 대전 사상 처음으로 영상 작품이 대상을 받으며 주목을 받은 데 이어 올해에도 설치공예 부문에서 대상이 배출되는 등 3년 연속 평면(그림) 외 분야에서 대상이 나오면서 미술계에 부는 ‘혁신’ 바람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올해 미술대전에는 지난해보다 23점이 적은 53점(도내 29점, 도외 24점)이 접수됐다. 이 가운데 평면은 48점, 입체는 5점이다. 1년 전과 비교해 평면은 12점, 입체는
전통문화마을(이사자 김진형)이 주관하는 2022 우리가락 우리마당 야외상설공연이 오는 25일부터 9월 3일까지 매주 토요일 전라북도청 야외공연장에서 펼쳐진다. 주제는 ‘新명불허전, 신명 DNA를 깨우다!’로, 전통문화예술의 진수를 보여 주는 무형문화재와 우리 지역의 특색을 잘 나타내고 있는 우수한 전통예술단체의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6, 7월에는 인류의 신명이 된 조선팝스타 ‘악단광칠’을 시작으로 인류무형유산 줄타기, 전주기접놀이를 비롯해 동남풍, 아퀴, 선율모리, 소화 등 쟁쟁한 전북의 젊은 예인들이 무대를 꾸민다. 7월부터 9월까지는 출연진 공모를 통해 선정된 14개 팀의 해긴무리(기성국악인), 4팀의 도담도담(신진국악인) 등이 무대를 가득 채운다. 공모에 선정된 팀은 다양하고 역량 있는 젊은 국악인들이 다수가 참여할 예정이라 도민들의 관심도 크다. 김진형 이사장은 “전통문화예술을 사랑하고 아끼는 도민에게 우리 음악의 깊은 예술적 정서를 흠뻑 느낄 수 있는 무대를 전하기 위해 역량 있는 전통예술공연 단체와 예술인들을 선정했다”며 “예향 전북의 자존심을 살린 무대를 구성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박현우d_ailyrecord@naver.com
아주 오래전 먼 옛날의 일이었다. 폴란드의 수도가 크라쿠프일 때였다. 전국 곳곳을 다니며 여행하기를 좋아하던 왕이 있었다. 사람들은 그를 ‘카지미에르스 오드노비치엘’이라고 불렀다. 왕은 해마다 여러 달 동안 여행을 다니곤 했다. 한 해 농사가 끝나는 겨울이 되면 비스와 강에서 배를 타고 북쪽으로 갔다가 배에서 내려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말을 타고 돌아다닌 뒤 다시 크라쿠프로 돌아오곤 했다. ■여행을 좋아한 왕의 순행 언제인지 알 수 없는 해 겨울의 일이었다. 왕은 여느 해처럼 북쪽으로 여행을 떠났다. 다른 해와 달리 그는 여행 이틀째부터 가지고 간 건조식품에 싫증을 느끼게 됐다. 신선한 고기와 우유, 생선을 그리워하게 됐다. 요리사가 가져온 음식을 아예 손도 대지 않고 물린 그는 바람이나 쐴 겸 해서 배 밖으로 나왔다. 마침 강변의 작은 집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저 집에 가면 평범한 폴란드 백성 가정의 음식을 먹을 수 있겠군.’ 왕은 배를 강변에 세우라고 신하들에게 지시했다. 그는 다른 일행들에게는 배에서 기다리라고 한 뒤 시종 한 명만 데리고는 조심스럽게 작은 집으로 걸어갔다. 그는 집에 들어가기에 앞서 창을 통해 내부를 몰래 훔쳐보았다. 평범하
대구시가 도심을 가로지르는 신천과 외곽을 흐르는 금호강을 빛의 물결로 연결한다. 금호강의 경부고속도로 통과구간은 '역동적인 빛의 관문'으로, 도심의 대표 친수공간인 신천은 '밝고 따뜻한 빛의 명소'로 경관 조명을 연출할 방침이다. 우선 오는 10월까지 경부고속도로 관통 구간과 가까운 하중도 진입보도교와 노곡교에 경관 조명을 설치한다. 앞서 시는 금호강을 가로지르는 와룡대교와 매천대교, 서변대교, 산격대교, 매천대교, 아양교 등 주요 도시 진입부 등에 지속적으로 다양한 야간경관 시설을 설치해왔다. 대구 도심을 가로지르는 신천에도 경관 조명이 대거 들어선다. 시는 수성교와 동신교의 경관 조명을 새롭게 꾸민데 이어 올 연말까지 대봉교와 신천교, 침산교 분수대도 개선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대구 빛 지도 마스터플랜을 올해 내로 수립해 도시 전체의 빛과 어둠이 조화되는 야간 경관을 형성하기로 했다. 야간 경관 전체 현황을 되짚어보고 빛 공해 방지를 고려한 전반적인 빛 연출 방향을 총괄하는 마스터플랜을 짜고, 가이드라인 등 실행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가이드라인에는 도시 공간 별 성격에 맞는 빛 온도와 조도, 휘도, 색채 변환 등 종합적인 기준이 포함된다. 권영진
한국관광공사의 ‘2022 여름시즌 비대면 안심관광지 25선’에 전남 관광지 3곳이 포함됐다. 시즌별 비대면 안심관광지 25선은 한국관광공사가 지자체 추천을 받아 관광 분야 전문가로 구성한 선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선정된다. 지난 봄 비대면 안심관광지로 광양 배알도 섬 정원, 장흥 선학동 마을, 곡성 섬진강 침실습지가 포함됐으며, 이번 여름에는 무안 탄도, 함평 자연생태공원, 화순 마고할미폭포가 이름을 올렸다. 무안 탄도는 전남도가 2018년 ‘가고 싶은 섬’으로 선정한 곳으로 면적 1㎢도 안되는 아담한 크기의 섬이다. 대부분 낮은 구릉과 평지로 이뤄졌으며 때묻지 않은 자연 원형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특히 섬 안의 작은 섬, 용이 여의주를 닮았다고 해 이름 붙여진 야광주도(여의주도)가 인상적이다. 함평 자연생태공원은 멸종위기의 각종 동·식물을 보존 육성해 이를 체험할 수 있는 학습공간으로 조성한 공원이다. 캠핑카 시설이 마련돼 색다른 야영 체험을 할 수 있고, 멸종위기야생동식물 체험학습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화순 마고할미폭포는 마고할미의 전설이 깃들여 있으며, 마고할멈폭포라고도 불린다. 봉하마을 선왕산에 위치하고 있다. 비가 온 뒤 찾아가면 원림숲 사이로
백제시대에 축조된 것으로 알려진 임실군 성수면‘월평리 산성’이 전북도 기념물로 지정, 예고됐다. 16일 군에 따르면, 이곳은 월평마을 북쪽 해발 250m 내외의 산상에 위치, 둘레 590m 내외의 포곡식 석축산성이다. 또 3개소의 문지(門址)가 발견됐으며 축조 시기는 삼국시대에서 조선시대에 걸쳐 운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백제 때 처음 축조됐으며, 성벽의 축성기법과 건물지 및 추정집수지, 후삼국시대 건물지와 배수로 등도 확인됐다. 협축식 성벽은 할석으로 ‘허튼층 쌓기’ 방식으로 축조됐고 백제산성의 특징적인 다양한 요소를 갖춘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백제계 인장와를 비롯 이후 시대에는 차륜문 형태의 수막새와 토기, 기와 등의 유물이 다수 출토됐다. 이곳은 백제의 섬진강 유역 진출 과정과 가야와 신라의 역학관계, 후백제 도성 방어체계 등의 중요 자료로 평가됐다. 월평리 산성은 2015년 임실문화원이 시굴 조사에 들어가 2020년까지 전북 가야사 발굴 및 정비사업으로 추진됐다. 조사를 통해 경각산과 봉화산, 호암 봉수 등의 발굴이 함께 진행됐으며 임실의 고대문화 추적에 시발점이 되고 있다. 심민 군수는“고속도로 인근에 자리하고 있어 역사교육 자료로 활용될 것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탑건: 매버릭’의 주인공 톰 크루즈가 영화 개봉을 앞두고 17일 한국에 온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톰 크루즈가 입국 일정을 당초 18일에서 하루 앞당긴 17일 오후로 조정했다고 16일 밝혔다. 톰 크루즈는 전용기로 김포공항에 내릴 예정이다. 현재 영국에서 ‘미션 임파서블 8’을 촬영 중인 톰 크루즈는 할리우드 스타 가운데 가장 많이 한국을 찾은 배우다. 생애 10번째 한국 방문을 앞둔 그는 평소 한국 사랑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톰 크루즈는 18일까지 휴식을 취한 뒤 오는 19일부터 공식 내한 일정을 소화한다. 그는 19일 오후 5시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야외광장에서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한다. 이후 20일 예정된 프레스 콘퍼런스에 참석해 한국 매체들과 만난다. 톰 크루즈를 이외에도 ‘탑건: 매버릭’의 배우 마일스 텔러, 글렌 포웰, 제이 엘리스, 그렉 타잔 데이비스가 내한을 앞두고 있다. 제작자인 제리 브룩하이머도 한국을 찾는다. 오는 22일 개봉하는 ‘탑건: 매버릭’은 36년 전 톰 크루즈를 일약 세계적 스타로 만든 ‘탑건’(1986)의 속편이다. 교관으로 컴백한 최고의 파일럿 매버릭(톰 크루즈)과 함께 불가능한 미션에 투입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