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엄마없는 하늘아래(1977)'의 첫 장면은 황량한 염전 풍경과 아이들의 활기찬 모습이 대조를 이루며 시작된다. 스치듯 지나가는 1970년대 염전의 풍경에는 목조 창고와 줄 지은 전봇대 등으로 이국적인 느낌마저 든다. 이 가운데 화물차라고 하기엔 적재 공간이 길고, 열차라기에는 작은 탈 것 하나가 등장한다. 우리가 흔히 보는 열차 보다 작은 꼬마 열차는 지금은 볼 수 없지만 염전에서 소금을 운반할 때 사용하던 이른바 '가시렁차'라고 불린 궤도차다. 국내 제염 산업은 고려시대 기록물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지만 그간 관련 유물이 문화재로 지정된 적은 없었다. 경기도가 지난해 안산 동주염전 소금운반용 궤도차를 경기도 등록문화재로 등록한 것이 사실상 최초의 사례가 됐다. 소금 산업은 어떻게 안산·시흥, 경기도민의 삶을 지탱해왔고, 왜 하향길을 걸었을까. 동주염전 소금운반용 궤도차가 지나온 궤도를 따라 소금과 함께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상상해본다. 환경 오염이 앗아간 삶의 터전, 경기도 염전 서해는 조석간만의 차로 소금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었다는 건 모르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근현대 소금 산업의 중심이 안산·시흥이었다는 사실과 활발하던 경
그동안 안산 화랑오토캠핑장은 도심 속에서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힐링장소지만 치열한 예약 경쟁에 혀를 내둘러왔다. 선착순 예약이다 보니 매크로(자동 반복 수행)까지 동원되면서 바로 마감되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안산시민들은 차로 대략 30분거리지만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하지만 예약이 추첨제로 바뀌면서 안산 거주자에게 70% 우선 배정돼 기회가 생겼다. 안산도시공사는 선착순제에 발생했던 각종 문제를 막기 위해 올해부터 추첨제를 도입했다. 실제로 지난달 직접 예약을 신청, 캐러밴 추첨에 당첨돼 최근 다녀와 보니 가장 큰 장점은 역시나 접근성이다. 가장 번화가인 중앙동에서 차로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입구에서는 불법 거래 등을 막기 위해 신분 확인을 철저히 했다. 관리사무소에서 열쇠를 받을 때 역시 신분 확인은 필수다. 넓고 깨끗한 사이트(캠핑 자리)는 다른 사람들과의 불필요한 마찰을 최소화할 수 있을 듯하다. 샤워실, 화장실, 식기세척실 등도 깨끗했다. 매점에서는 필요한 물품을 살 수 있었다. 부대시설로는 놀이터와 어린이 집라인이 있는데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맘껏 뛰어놀고 있었다. 일상 회복 후 모처럼만에 놀이터에서 들은 아이들의 웃음소리였다. 도심
부산의 역사와 사람 이야기가 춤의 바다로 찾아온다. 부산시립무용단은 제85회 정기공연 ‘부산, 40계단-바다 곁에 오래였으나, 바다를 제대로 본 적이 없다’를 20일과 21일 양일간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린다. 부산 중구 중앙동에 위치한 40계단은 인근에 한국전쟁 피란민들이 판자촌을 이뤄 밀집해 살았던 장소이다. 이곳에는 구호물자 판매 장터가 펼쳐지는 등 계단을 오르내린 사람들의 애환의 역사가 새겨져 있다. ‘부산, 40계단’은 부산시립무용단이 야심 차게 준비한 신작 공연이다. 늘 시민의 곁을 지킨 바다와 같이, 부산과 부산 사람의 이야기가 짙게 배인 장소들이 모티브가 됐다. 작품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바다 곁에 살면서 바다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살았던 것처럼 우리가 잊고 있었던 시간과 지역의 이야기를 춤으로 풀어낸다. 부산시립무용단원들은 피란민과 정착민, 보고 싶은 사람들과 잃어버린 사람들, 계속해서 부산에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몸의 예술로 표현한다. 가족과 헤어진 아버지, 애인의 생사를 알 수 없는 참전용사, 피란 시절 예술의 동반자를 잃어버린 작곡가 등을 표현한 작품에는 만남과 그리움에 대한 이야기도 담긴다. 이 이야기는 아직 끝나
“부산월드엑스포 유치 홍보 아이디어를 찾습니다.” 부산국제광고제는 세계인을 대상으로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한 홍보 캠페인 아이디어를 모집한다. 부산월드엑스포 유치 공감대를 해외까지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부산국제광고제는 올해 행사의 출품 카테고리 중 ‘플레이스 브랜드’에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홍보 캠페인’이라는 스페셜 출품 카테고리를 신설했다. 출품작은 전세계 유명 현직 광고인 300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심사를 거쳐, 부산국제광고제 일반인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다. 또 부산국제광고제는 광고 전문가를 대상으로 2030부산월드엑스포를 주제로 한 광고경진대회도 운영한다. 부산월드엑스포 유치 홍보 캠페인 아이디어 출품은 31일까지 부산국제광고제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하면 된다. 마케팅이나 커뮤니케이션 관련 종사자를 제외한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영상광고와 인쇄광고 2개 부문으로 접수하며, 개인이나 팀으로 참여할 수 있다. 수상작은 7월 15일(금)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다. 최환진 부산국제광고제 집행위원장은 “세계 각국의 기상천외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2030부산월드엑스포에 대한 범시민적 관심과 애정을 끌어내고 실제로 (부산
차를 타고 무안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이 드넓은 붉은빛 황토밭이다. 농작물을 키우는 땅의 힘, 지력(地力)이 뛰어나기로 정평이 나있는 황토밭에서는 양파, 마늘, 대파 등 각종 채소류가 쉼없이 재배되고 있다. 게다가 무안은 해안선을 끼고 있어 겨울철이 온난해 생육 여건까지 뛰어나다. 이런 여건 때문에 무안 ‘황토양파’는 양파 고유성분의 농도가 다른 지역의 것보다 훨씬 진하다고 알려져 있다. 동그랗게 모양이 만들어져 커가는 시기에는 서늘해 충분히 땅의 기운을 받으면서 황토의 여러 성분까지 양파에 고스란히 스며들고 있다. 무안군이 자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무안 황토에는 항암, 진통, 면역기능 증진, 노화방지와 해독작용, 혈액정화 기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게르마늄 성분이 평균 1.43㎎/㎏으로 일반 토양의 0.96~0.30㎎/㎏보다 다량 함유돼 있다. 항산화 작용으로 각종 성인병 예방에도 효과가 좋은 이유다. 다만 무안 양파는 재배 면적과 생산량이 매년 감소하면서 갈수록 귀한 존재가 되고 있는 점이 아쉽다. 2022년 무안 양파 재배면적은 2037ha로 전남의 38.8%(5249ha), 전국의 11.5%(1만7672ha)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6년 전
키아프(KIAF), 아트부산(ART BUSAN)과 함께 대한민국 3대 아트페어로 자리잡은 대구아트페어가 'iDAF'(International Daegu Art Fair·아이다프)로 행사명을 바꾸고 새롭게 도약한다. (사)대구화랑협회는 올해 15주년을 맞이한 iDAF의 새로운 변화를 알리고자, 오는 11월 열릴 'iDAF22'의 프리뷰 행사를 현대백화점 대구점 9층 특설전시장에서 연다. 이번 전시는 ▷제1부 '블루칩 작가와 라이징 스타'전 ▷제2부 '갤러리가 사랑하는 작가'전으로 나눠 다양하고 풍성한 작품을 선보인다. 20일부터 6월 1일까지 열리는 '블루칩 작가와 라이징 스타' 전시는 현재 대한민국 미술 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뜨거운 작가들의 작품들만 모아 선보이는 특별 전시다. 이우환, 김창렬 등 국내 거장과 앤디 워홀, 쿠사마 야오이 등 세계적인 해외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된다. 최근 국내에서 솔드 아웃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영(Young) 아티스트들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6월 3일부터 12일까지는 '갤러리가 사랑한 아티스트' 전시가 이어진다. (사)대구화랑협회의 회원 화랑 중 33개 화랑이 참여해 아트페어와 같은 부스전 형식으로 진행된다. 각 화랑이
현대무용축제 '모다페 인 대전 스파크 플레이스'가 오는 24일 오후 7시 30분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에서 열린다. 이번 축제는 지난 스프링페스티벌에 이어 (사)한국현대무용협회와 두 번째 협업하는 신진 안무가 발굴 프로젝트로, 대전 출신 신인 안무가 4인의 개성과 미래를 한 무대에 담았다. 올해는 장재훈·이윤정(대전시립무용단 상임단원), 박민지 메이커스댄스컴퍼니 단원, 정하늘 LDP 단원을 선정해 그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공연은 상실의 연속인 삶을 사는 스스로에 대한 의심과 물음의 과정을 그린 장재훈 안무가의 '잠이 들기까지'로 시작된다. 이어 박완서 작가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에서 영감을 받은 박민지 안무가의 '댕기', 자전적 기억들을 회상하며 관계와 거리를 감각하는 정하늘 안무가의 '정서적 거리' 등이 펼쳐진다. 피날레는 완전하지 않은 자신을 받아들이며 밝아졌던 순간을 그린 이윤정 안무가의 '스물아홉'으로 장식한다. 티켓은 전석 1만 원이며 자세한 내용은 대전예당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태민 기자 e_taem@daejonilbo.com
대전문화재단이 오는 21일부터 11월까지 '2022 들썩들썩 인 대전'을 진행한다. 이 행사는 총 78개 팀이 매주 토요일 5개구 거점 공연장소를 돌아가며 펼치는 버스킹 공연이다. 음악·전통·연극·무용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팀으로 구성됐으며, 코로나19 이후 침체돼 있었던 거리에 활력을 불어넣고, 아마추어와 전문예술인들에게 직접 공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취지로 마련했다. 오는 21일 오후 2시부터 유성구 국립대전숲체원에서 김나린, 리버티기타, 밴드 프리버드, 서도소리보존회, 클라운쏭의 공연으로 시작한다. 행사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자세한 사항은 대전문화재단 시민문화팀으로 문의하면 된다. 이태민 기자 e_taem@daejonilbo.com
돗자리 깔고 있어도 제지하지 않는 공간으로 춘추관 앞 헬기장 잔디밭에 휴식 위한 그늘막 가득 의전 행사 치렀던 상춘재·유형문화재 침류각 눈길 인수문 지나 대통령 가족 지냈던 ‘관저' 포토존 인기 본관 내부 들여다볼 수 없었던 점 못내 아쉬워 청와대 상징 ‘푸른 기와' 인상적…대정원서 공연 만끽 칠궁·오운정·본관 뒤편 산책로 걷기는 다음 기회로 관람신청 다음 달 11일까지…하루 3만9천명만 입장 “이야 대통령이 구중궁궐에 살고 있었네.” “니는 경복궁 안 들렀나. 이게 무신 궁궐이라꼬.” 대통령 관저에서 앞서 가던 관람객의 옥신각신 대화에 피식 웃음이 났다. 새 정부가 들어서고 대통령의 공간인 청와대가 시민에게 개방되면서 전국에서 수많은 사람이 찾는 명소가 됐다. 아들이 청와대 관람 신청에 ‘당첨됐다(?)'고 뛸 듯이 기뻐하더니 기꺼이 어버이날 선물이라며 내밀었다. 자식의 뜻하지 않은 선물에 지난 13일 아내와 함께 청와대를 찾았다. 강원도에서 서울 한복판을 거쳐 청와대를 찾아가는 길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별도의 주차장이 마련되지 않아 경복궁 주차장을 이용해야 했기에 주차하는 데만 30분은 족히 걸린 듯했다. ‘경춘선 ITX'를 타고 편하게 다녀올걸
2016년 말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 뮤지컬 ‘해밀턴' 출연배우들 공연 전 트럼프 정부 비난 성명 낭독하기도 시민 의식의 발로 기능 재현된 일화 지금처럼 타임스퀘어 부근 브로드웨이와 7번 애버뉴가 만나는 지역에 극장가가 번영하기 시작한 건 정확히 맨해튼 순환전철이 들어선 1904년부터였다. 이곳은 맨해튼의 양대 기차역인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Grand Central Terminal)과 ‘펜 스테이션'(Pennsylvania Station)으로부터 비슷한 거리, 삼각형을 이루는 꼭짓점으로 양 역으로부터 접근성이 좋아 맨해튼 밖에 사는 관객들이 기차로 통행하기 쉽다는 지리적 이점도 있었다. 음악과 춤, 노래가 결합한 브로드웨이 뮤지컬은 영국에서 인기를 누리던 전통적 대중음악극이 발전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영국에서 시작된 뮤지컬 코미디가 20세기 초 미국으로 건너와 지금과 같은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TV가 등장하면서 20세기 중반 잠시 침체기를 겪기도 했으나 1970~1980년대를 거쳐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1971년), ‘캣츠'(1981년), ‘오페라의 유령'(1986년) 등 영국산 흥행작들이 대거 등장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