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세체니 체인 다리에서 다뉴브 강을 따라 국회의사당 쪽으로 걸어 가다보면 특이한 풍경이 눈에 띈다. 쇠로 만든 신발 여러 켤레가 강변에 놓였다. 누가 왜 여기에 신발을 벗어 둔 것일까? 사람들은 이 신발을 ‘다뉴브 강변의 신발’이라고 부른다. 터키 출신 영화감독 칸 토카이가 홀로코스트기념관을 보고 아이디어를 냈고, 헝가리 출신 조각가 귤라 파워가 만든 것이다. 신발은 모두 60켤레다. 노동자의 작업화, 회사원의 구두, 여자의 하이힐, 어린이의 운동화 등 종류는 다양하다. 신발 주변에는 영어, 헝가리어, 히브리어로 쓴 안내판이 있다. ‘1944~45년 민병대 ‘화살십자가당’의 희생자들을 기념하며 2005년 4월 16일 건설하다’ ‘다뉴브 강변의 신발’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갈 무렵이던 1944년 12월~1945년 1월 사이에 부다페스트에서 벌어진 유대인 대 학살극을 잊지 말자며 만든 시설이다. 당시 거의 매일, 하루에도 여러 차례에 걸쳐 수많은 유대인이 줄에 묶인 채 끌려가 총살형을 당해 강물에 떠내려갔다. 다뉴브 강변에서 총살당한 유대인은 1만~1만 5000여 명에 이른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다뉴브 강변의 신발 194
부산지역 중견 건설사인 (주)동원개발이 경남 통영시와 손잡고 대규모 복합 유원지 개발에 나선다. 통영은 동원개발 창업주인 장복만 회장의 고향이다. 1900억 원이 투자될 대형 프로젝트로, 기업 오너의 남다른 고향 사랑이 지역 발전을 견인할 또 하나의 결실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3일 통영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동원개발 컨소시엄’과 ‘미륵유원지 조성사업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미륵유원지는 통영시가 지역 관광 산업 발전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획한 사업이다. 통영시-(주)동원개발 실시협약 2030년 준공 목표 1902억 투자 “장복만 회장의 고향 사랑 결실” 작년 9월 민간투자자 모집 결과, 동원개발을 주관사로 동원관광개발(주), (주)동원종합물산, (주)남양종합개발, (주)동종건설산업이 참여한 인수조합이 단독으로 신청서를 냈다. 모두 동원그룹 계열사다. 이후 실무협의를 거쳐 초안을 확정, 지난달 사업시행 협약을 맺었다. 사업 추진에 필요한 제반 용역비용과 용지매입비를 포함한 모든 사업비는 민간 사업자가 부담하는 조건이다. 사업자는 도시계획시설 등 도시관리계획 결정 후 시행자 지정을 받은 뒤 사업에 착수할 수 있다. 동원개발은 1902억 원을 투자해 65만
벚꽃이 절정을 맞은 주말, 서부산 벚꽃 명소에도 봄나들이를 즐기는 시민 행렬이 이어졌다. 관할 구청과 경찰은 여전한 코로나 감염 상황에 특별순찰에 나서는 등 바짝 긴장했지만, 시민들은 거리 두기 완화를 앞두고 봄 기운을 만끽했다. 3일 오후 부산 사상구 삼락생태공원. 공원 주차장은 주말을 맞아 낙동제방 벚꽃길을 찾은 방문객들로 만석이었다. 동서고가로에서 삼락생태공원으로 향하는 구간은 차량통행이 늘어나 교통 정체가 빚어졌다. 공원 내부에서는 주차공간을 찾아 헤매는 차량들도 보였다. 긴 차량 행렬에 공원 주차장 ‘인산인해’ 구청·경찰, 노점상 단속 등 순찰 강화 벚꽃길에 들어서자 모처럼 맑은 날씨에 활짝 핀 벚꽃을 구경하러 온 사람들이 가득했다. 가족, 연인 등과 함께 나들이에 나선 이들은 만개한 벚꽃 사진을 찍느라 곳곳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대부분의 시민은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방역수칙을 잘 지키는 모습이었지만 일부는 벤치에 모여 앉아 간식을 나눠 먹는 등의 모습도 보였다. 평일인 지난 1일 낙동제방 벚꽃길도 붐비기는 마찬가지였다. 현장에서 만난 직장인 이 모(29) 씨는 “며칠 전부터 집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는데 벚꽃이 피었다는 소식을 듣고 잠시 차를 타고
부산 기장군 오시리아 관광단지 내 대표적 집객 시설인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이하 롯데월드) 개장 후 첫 주말, 우려했던 ‘롯데월드발’ 교통 대란은 없었다. 사전 예약제와 더불어 근교 봄나들이 행렬로 차량이 분산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입장객 제한이 풀리면 일대 도로가 마비될 우려가 여전해 인근 주민들은 교통 대책을 요구한다. 지난 2일 오후 2시께 부산 기장군 오시리아 관광단지 인근 기장대로. 해운대 방향과 기장 방향 모두 차량이 적어 다소 한산한 모습이었다. 오후 4시께부터는 부산과 울산을 잇는 동해고속도로 진입 구간 인근인 기장군 내리초등학교부터 해운대구 송정어귀 삼거리까지 약 3km 구간에서는 차량이 늘어나면서 송정어귀 삼거리 부근부터 정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평소 주말마다 반복되는 정체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곳은 주말은 물론 평일 출퇴근 시간대마다 상습적으로 정체되는 구간으로 악명이 높다. 거리 두기로 하루 6000명만 이용 가능 오시리아 관광단지 내 도로 비교적 한산 상춘객 몰린 인근 주요 간선도로는 막혀 11일부터 관람객 제한 풀리면 정체 우려 오시리아 관광단지로 들어서자 도로 교통 흐름은 원활했다. 지난달 31일 개장한 롯데
대구미술관이 대구미술관의 정체성에 부합하고 미술사적 가치가 높은 소장품을 수집하고자, 4월 8일(금)까지 작품을 접수한다. 올해는 ▷1979년 이전 대구의 실험적인 미술경향을 대표하는 작가의 작품 ▷1989년 이전 한국 현대미술사를 대표하는 작가의 작품 ▷단채널과 다채널영상 및 영상 설치를 포함하는 뉴미디어 작품 ▷국제 현대미술을 대표하며 새로운 흐름을 주도하는 작가의 작품 등을 중점 수집한다. 신청 자격은 개인(작가·소장자) 또는 법인(화랑·법인관련자)으로, 최대 신청 작품 수는 2점 이내다. 4월 8일(금) 오후 6시까지 등기우편 소인분에 한해 접수 가능하다. 1차 작품 선정 심의위원회와 2차 가치 평가 심의위원회를 거쳐 선정된 작품을 최종 수집한다. 특히 올해는 기증을 희망하는 개인 기증자의 문의가 많아, 국제적 흐름을 반영하는 작가들의 작품 기증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미술관은 수집한 작품을 미술관 전시,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문화예술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최은주 대구미술관 관장은 "이번 수집은 한국과 대구미술을 대표하는 양질의 작품을 수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실험적 미술 경향이 두드러진 지역
대전시립교향악단의 4번째 마스터즈시리즈 공연 '영웅의 생애'가 오는 5일 오후 7시 30분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 무대에 오른다. 이번 무대에서는 예술·대중성을 모두 충족시키는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제13번'과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영웅의 생애'를 귀에 담을 수 있다. 지휘봉을 잡는 제임스 저드 대전시향 예술감독은 뉴질랜드 심포니와 플로리다 필하모닉, 슬로박 필하모닉 등의 예술감독을 역임하고 2016년부터 대전시향을 이끌고 있다. 협연자로 무대에 오를 피아니스트 김수연은 지난해 캐나다 몬트리올 국제 콩쿠르에서 동양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한 차세대 유망주다. 대전시향 한 관계자는 "어수선한 이 시대의 진정한 영웅을 기대하는 모두의 바람과 함께 콘서트홀을 가득 메울 장렬한 화음을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e_taem@daejonilbo.com 이태민기자
[괴산]괴산군은 숲에 존재하는 다양한 자연 요소를 활용해 국민 건강증진에 기여할 '성불산 치유의 숲'을 정식 개장했다고 3일 밝혔다. 군은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시범운영을 실시해 체험객의 의견을 수렴하고 동절기 동안 보완사항 점검해 4월부터 본격 운영을 시작했다. '성불산 치유의 숲'은 산림복지전문업체를 통해 위탁 운영하며, 산림치유지도사 1급 1명을 포함한 총 3명의 산림치유지도사가 상주 근무하면서 산림을 기반으로 체계적인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산림치유란 산림에 존재하는 향기, 경관, 소리 등 자연의 다양한 요소를 활용하여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건강을 증진시키는 활동을 말한다. '성불산 치유의 숲'은 2019년 6월 착공, 지난해 6월 완공했으며, 총사업비 50억 원을 투입해 산림치유센터 1동, 치유숲길, 치유정원 등을 조성했다. 산림치유센터(연면적 712.48㎡)는 지하 1층, 지상 1층으로 건강측정실, 치유체험실, 식이실, 관리실, 휴게실, 주차장 등의 시설을 갖췄다. 치유숲길에는 보행약자들의 산책을 돕는 무장애 데크길(660m) 일반숲길 코스(570m) 등 2개의 코스와 함께 명상쉼터, 전망대 등이 조성되어 있어 방문객들이 숲
‘골라보는 영화의 재미’ 아카데미 수상작,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작품, 봄날과 어울리는 영화 등 다양한 주제로 펼쳐지는 기획전이 눈길을 끈다. ◇광주극장 ‘페드로 알모도바르’전 ‘내 어머니의 모든 것’(1999) 등의 작품으로 전 세계 영화 팬들의 사랑을 받으며 자신만의 영화세계를 펼쳐나가고 있는 스페인의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 정열적이고 과감한 색채, 자유분방한 표현으로 인간 내면의 욕망을 파헤치는 작품들을 선보여 온 그의 영화세계를 가늠할 수 있는 시간이 펼쳐진다. 광주극장은 그의 신작 ‘패러렐 마더스’의 개봉을 맞아 페드로 알모도바르 특별전(8~20일)을 개최한다. 1980년 영화 ‘산 정상의 페피, 루시, 봄 그리고 다른 사람들’로 데뷔한 페드로 알모도바르는 이후 ‘그녀에게’(2002), ‘페인 앤 글로리’(2019)등 21편의 영화로 관객과 만나왔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4편을 상영한다. 먼저 8일과 16일 상영하는 ‘라이브 플래쉬’(1997)는 교도소에 수감중인 빅토르, 농구 스타 다비드 등 다섯 남녀의 엇갈린 사랑을 통해 사랑의 잔혹함과 순수함을 동시에 보여준다. 수도원에서 보낸 자신의 어린시절을 토대로 제작한 ‘나쁜교육’(2004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신안·무안 갯벌과 보성·순천 갯벌에 봄이 찾아 왔다. 갯벌 생물들도 하나둘 겨울잠에서 깨어 봄소식을 전하는 시간이다.광주일보가 발행하는 문화예술매거진 ‘예향’ 4월호는 특집 ‘전남 갯벌, 어떻게 사랑할까?’를 준비했다. 과거 간척대상지로 여겨지던 갯벌이 현재 오염 정화기능과 탄소 저장능력 등 생태경제적·문화적 측면에서 새롭게 인식되고 있다. 미래를 위한 지속가능한 갯벌 보전대책과 현명한 이용에 대해 살펴본다. 예향 초대석 주인공은 천득염 한국학호남진흥원장이다. ‘지역민과 함께 하는 한국학 진흥과 민족문화 선양’. ‘전라도 정명(定名) 천년’을 맞아 광주시와 전남도의 공동 출자로 지난 2018년 4월 개원한 (재)한국학호남진흥원의 비전이다. 최근 취임한 제 2대 천득염 원장의 호남진흥원 운영 포부와 필생의 연구주제로 다뤄온 전통건축과 불탑(佛塔), 소쇄원 이야기를 들어본다.따뜻한 봄날 떠나는 ‘남도 오디세이 美路味路’ 여행지는 2000년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문화예술·관광의 도시 나주다. 나주에는 ‘잃어버린 역사’ 마한(馬韓) 왕국의 고분이 산재해 있고 금성관과 내아(內衙) 등 조선시대 관아가 잘 보존돼 있다.잠사
무릎이 삐죽 튀어나오는 작은 의자에 앉았다. 나무 장작을 넣은 난로가 따뜻한 공기를 내뿜고 있었다. 잠깐 기다리는 동안 풍금 소리를 청해 들었다. 한눈에 봐도 오래돼 보이는데 아직도 소리가 짱짱하다. 마치 과거로 돌아간 듯한 3학년 2반 교실에는 잊고 있었던 추억과 기억이 머물고 있었다. 김포 덕포진교육박물관은 교사였던 김동선, 이인숙 부부가 집도 팔고 퇴직금도 털어서 만든 소중한 공간이다. "지금은 보물이 됐지만 그땐 쓰레기를 모아놓은 것 같았죠. 어떤 분이 '김 선생은 뭐하려고 이렇게 쌓아 두냐'해서 웃었더니 '부부가 같이 미쳤군'이라는 얘길 들었어요." 이 관장이 주변 사람들이 말렸던 교육박물관 탄생의 비화를 털어놓았다. 교과서부터 작은 필기구까지 쉽게 버리지 못한 김 관장의 습성은 박물관의 밑천이 되었다. 김 관장이 교육과 관련된 물건을 소중히 모아온 데에는 '언젠가 박물관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교육박물관을 통해 아이들이 감성과 인성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길 바랐던 것이다. 그저 하나의 바람에서 머물렀던 그 생각은 아내가 불의의 사고로 시력을 잃게 되자 더욱 확고해졌다. 더는 교사생활이 불가능했던 이 관장은 학교를 그만두고 깊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