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사랑하는 친구들이 모여, 하나가 되고, 마음을 모아 음악을 통해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나눠주며 함께 성장하는 합창단이 무대 위에 오른다. 그 주인공은 전주소년소녀합창단이다. 전주소년소녀합창단(단장 이호영, 이하 합창단)이 오는 27일 오후 6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제3회 정기연주회 ‘꿈꾸지 않으면’을 연다. 올해로 창단 5년째를 맞이했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2년간 공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번 지나가버리면 다시 오지 않는 아이들의 시간을 지키기 위해 많은 어려움을 감당하면서도 이번 정기연주회를 열게 됐다. 연습과 모임이 모두 멈춰버린 상황 속에서도 합창단은 온라인, 오프라인 연습을 병행하며 포기하지 않았다. 이날 공연에서는 전주소년소녀합창단뿐만 아니라 브릴란떼 주니어 발레단의 무대, 남성 팝페라 그룹 레 스텔레, 최여완 씨 등이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전주소년소녀합창단은 ‘꿈꾸지 않으면’, ‘“넌 할 수 있어”라고 말해주세요.’, ‘꼭 안아줄래요’, ‘두껍이’, ‘빛’, ‘바람의 빛깔(포타혼타스 OST 중)’ 등을, 브릴란떼 주니어 발레단은 ‘스페인 인형춤’, ‘별사탕 요정’, ‘꽃의 왈츠’, ‘호두까기인형’ 등을, 남성 팝페
대구경북 유일의 미술전문도서관인 '아트도서관'은 대구시내에서 30분 정도 청도 방면으로 나가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삼정산, 봉화산, 우미산 사이에 있어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들숨의 밀도가 다르다. 심호흡이 절로 일어난다. 녹동서원과도 멀지 않다. 내로라하는 미술작가들도 인근에 살거나, 작업실을 두고 있어 작은 예술촌이라 불러도 될 법한 동네다. 반듯한 정육면체 지상 3층 건물이다. 2층은 미술관을 겸해 활용하고 있고 1층 전체는 카페를 겸한 도서관이다. 숙박시설이었던 흔적이 진한 음영으로 도서관 바닥에 문신처럼 남아있다. 2014년 문을 열며 국내 첫 미술전문도서관이라는 자부심을 품고 있는 아트도서관이 이곳으로 옮겨온 데는 2020년 여름 발생한 화마의 영향이 컸다. 만촌동에 있던 아트도서관에서 전기합선으로 추정되는 불이 난 것이었다. 불에 탄 책들은 물론이고 불을 끄느라 물에 젖은 책들이 대량으로 생겼다. 시그니처 작품처럼 인식되는 삽화성경이 관람객을 맞는다. 18세기에 발행됐다는 삽화성경은 그 난리에서 거뜬히 살아남았다. 삽화성경뿐 아니라 이곳에 진열된 책들은 난리판의 생존자 격이었는데, 후각이 예민한 이들은 이곳에서 불의 냄새를 맡기도 한다. 201
국립경주박물관 특별 전시관 입구를 듬직하게 지키고 서 있는 석상. 곱슬머리에 짧은 수염, 큼지막한 매부리코, 무엇보다 머리에 터번을 쓰고 있는 모습은 누가봐도 신라인으로는 보기 힘들다. 서역인으로 추정되는 이 석상은 경주 원성왕릉(괘릉)을 지키는 무인상이다. 경주 왕릉을 지키는 장수 모습이 왜 하필 서역인일까. 과연 서역인이 신라에 살면서 장군의 자리까지 꿰찼을까.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경주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특별 전시는 여러모로 '신라'라는 나라에 대한 궁금증을 키우고 있다. '고대 한국의 외래계 문물-다름이 만든 다양성'이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이 전시에서는 신라사회가 우리들이 생각했던 이상으로 외래인과 외래 문물에 개방적일 수 있다는 상상을 하게 만든다. 전시 기획 의도도 이를 뒷받침한다. 2020년 현재 우리나라에 체류하는 외국인은 250만 명을 넘어섰다. 우리 사회는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국가와 인종, 다양한 개성을 가진 사람들과 공존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다양성과 세계화는 현대에 국한될 것일까. 이번 전시는 이런 의문에서 시작됐다. 조효식 경주박물관 연구사는 "사람이 이동하고 만나면서 교류를 하면 새로운 문화가 탄생한다. 그렇
대전시립교향악단이 오는 18일 오후 7시 30분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베토벤과 시벨리우스의 교향곡 제2번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엔 파보 예르비,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 등 거장에게 인정받은 지휘자 아르망 티그라니얀이 지휘대에 오른다. 2019년 러시아 국립 스베틀라노프 심포니와 백건우와의 내한 연주에서 러시아 본토 사운드를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은 그는 현재 독일에서 챔버오케스트라 '카메라타 아르모니아'를 설립,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 첫 무대는 베토벤이 청력을 상실하는 고통스러운 절망 속에서 환희와 희망을 그린 '교향곡 제2번 라장조, 작품 36'으로 장식한다. 이어 후반부엔 핀란드 민족주의 작곡가 시벨리우스가 남긴 일곱 편의 교향곡 중 가장 유명한 '교향곡 제2번 라장조(작품 43)'을 연주한다. 이 곡은 핀란드 자연의 풍경과 향취를 녹여낸 시벨리우스 판 '전원 교향곡'으로 불린다. 입장료는 R석 3만 원, S석 2만 원, A석 1만 원, B석 5000원이며 자세한 내용은 대전시향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_taem@daejonilbo.com 이태민기자
다음에 말하는 그는 누구일까. 조선완조실록, 성호사설, 택당집, 계서야담, 증보해동이적 등에 실존인물로 소개돼 있다. 소설의 주인공인 동시에 실존 인물이었다. 그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반역자, 도적”으로 기록돼 있는 반면 이상국을 건설한 의적으로 그려졌다. 맞다. 그는 시대의 의적 홍길동이다. 허균의 소설 ‘홍길동전’에 보면 그는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출몰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억압받던 이들에게는 의분을 풀어주는 카타르시스를 선사했지만, 부정한 관료들에게는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문헌에 따르면 홍길동은 15세기 중엽 명문가의 자제로 태어났다. 그러나 서자인 탓에 출사에 제약을 받았다. 당시에는 국법에 따라 첩의 자식은 관리가 될 수 없었다. 그는 좌절과 울분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냈다. 가혹하고 쓸쓸한 날들이었다. 그러나 모든 것을 포기하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가슴 깊은 곳에서 차별 없는 세상에 대한 염원이 끓어올랐다. 그는 자신과 뜻을 함께하는 이들을 규합했다. 썩어빠진 세상을 갈아엎고 새로운 세상을 열고 싶었다. 사람들은 그를 ‘의적’(義賊)이라 부른 이유다. 신출귀몰해 부정축재자에게서 재물을 빼앗아 가난한 이들을 도왔다. 통쾌한 일이
방탄소년단 제이홉(J-HOPE·본명 정호석)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중국 팬들이 올해도 나섰다.중국의 제이홉 팬클럽 제이홉바(J-Hope Bar)는 제이홉의 생일(2월 18일)을 맞아 오는 18일 광주일보 지면에 광고를 게재, 축하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제이홉바는 “광주 출신인 제이홉의 생일축하광고를 광주일보에 게재함으로서 대중에게 제이홉을 알리고, 글로벌 아티스트로서 제이홉의 영향력을 보여주고자 광고를 하게 됐다”고 전했다. 지면에 게재될 광고에는 그의 사진 4장과 함께 ‘고향 광주를 사랑하는 소년 방탄소년단 제이홉’, ‘2월18일 생일을 축하합니다’라는 문구가 실릴 예정이다.광고에는 또 ‘062-518’, ‘금남 충장 street’, ‘광주 토박이의 비행삼매경’ 등 제이홉이 ‘광주’의 모습을 담아 직접 작사·작곡하고 부른 노래 가사도 함께 실려 눈길을 끈다. 2015년 발표된 방탄소년단의 앨범 ‘화양연화 파트2’ 수록곡 ‘마 시티’ 가사와 어린 시절 춤을 배우기 시작할 때 즐겨 들었던 ‘치킨 누들 수프’의 후렴구를 이용해 솔로곡으로 재탄생시킨 ‘치킨 누들 수프’, 어릴 적 비행기를 타보고 싶었던 꿈과 그 꿈을 이뤄 전 세계 투어를 돌며 푸른 하
조태일, 박봉우, 이성부, 최하림, 범대순, 김남주, 문병란….이들 시인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무등산’을 바라보며 무등산을 노래했던 시인들이라는 점이다.무등산은 한국 근대현사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광주의 진산’이자 ‘광주의 어머니’다. 멀게는 일제강점기와 분단 그리고 6·25동족상잔에서부터 가깝게는 군부독재와 5월 항쟁에 이르기까지 그 간난고초의 역사가 산등선 굽이굽이 서려 있다. 그뿐인가. 의재 허백련, 화가 오지호, 오방 최흥종, 삼애다원, 해방직후의 화순탄광사건, 6·25와 빨치산, 무등산 타잔 박흥숙, 5월항쟁과 주남마을, 이철규와 제4수원지, 천왕봉과 군부대 등 수다한 역사와 아픔이 서려 있고 반면에 문화와 예술이 깃들어 있다.무등산을 노래한 시집 ‘오늘, 우리들의 무등-시로 읽는 무등산’(문학들)이 출간돼 눈길을 끈다. 작품집은 오월문예연구소(소장 채희윤)의 기획으로 출간됐다.시집에는 작고한 고정희, 김남주, 문병란, 박봉우, 범대순, 이성부, 조태일, 최하림 시인을 비롯해 강인한, 곽재구, 김준태, 김희수, 나해철, 문순태, 박두규, 염창권, 이대흠, 임동확, 최두석 신인 등 총 69명의 ‘무등산 시’ 69편이 수록돼 있다.
우리가 미술관으로 가는 길에는 구태여 의도하지 않은 만남이 이뤄진다. 그중에서도 '버스정류장'은 미술관 외부 공간의 가장 바깥에 위치하며, 미술관으로 들어오는 길목의 경계이자 도입부이다. 동시에 쉽게 지나칠 수 있지만, 반드시 머물러야 하는 곳이기도 하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은 이 버스정류장을 새로운 시선과 관점을 담은 쉼의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단순히 관습적으로 이용하는 시설물이 아닌, 미술관으로 가는 하나의 여정을 특별하게 해주기 위함이다. 대공원역·미술관 정·후문 정류장 단장 알루미늄 등 사용 주변환경 따라 변화 'MMCA 과천프로젝트 2021: 예술버스쉼터'를 진행한 다이아거날 써츠(대표 건축가 김사라)는 대공원역, 미술관 정문·후문 등 모두 3곳의 정류장에 변화를 줬다. '쓸모없는 건축과 유용한 조각에 대하여 ( ) function'이라는 주제로 여러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둔 정류장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나오는 작은 문처럼 또 다른 세계로 안내하는 하나의 입구가 됐다. 3곳의 정류장은 가지고 있는 의미가 조금씩 달랐다. 미술관으로 향하는 여정의 시작점인 대공원역은 성향이 제각각인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으로 다양한 움직임을 만들어내도록 했다.
정부가 인천과 서울을 잇는 경인아라뱃길 활성화 방안을 찾기 위한 관계기관 의견 수렴 등의 활동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인천시는 인천~서울 간 유람선 운항을 재개해 달라는 내용을 제안할 예정이다. 그동안 유람선 운항을 반대했던 서울시의 입장이 긍정적으로 달라졌다는 건데,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13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토연구원은 이번 주 중 인천을 찾아 경인아라뱃길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국토연구원은 환경부가 한국수자원공사와 함께 추진하는 '경인아라뱃길 기능개선 방안 연구용역'을 맡고 있다. 국토연구원 의견 수렴 자리엔 인천시와 인천 계양구·서구 등이 참석하게 된다. 인천시는 경인아라뱃길 한강 유람선 운항 재개를 적극 요구할 계획이다. 국토연구원, 인천시 의견 청취 예정 市, 8년만에 운항 재개 요구할 계획 경인아라뱃길 유람선은 2014년 7월 운항이 중단됐다. 운항 시작 2년여 만이었다. 서울시가 유람선 운항을 반대한 게 주된 이유였다. 서울시는 당시 김포대교 인근 신곡 수중보 개방 문제와 람사르 습지로 등록된 밤섬 등 생태계 훼손, 안전상 문제를 반대 근거로 삼았다. 하지만 지난해 오세훈
양산 북정동 고분군 일대 비지정 구역에서 6세기 전반 삼국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분묘가 여러 개 발굴됐다. 이번에 발굴된 무덤은 2020년 실시된 북정동 고분군 정밀지표조사 과정에서 발견된 700여기의 무덤 중 비지정 구역 260㎡에 대한 발굴조사(2021년 12월~2022년 1월) 과정에서 발굴됐다. 발굴된 무덤은 횡구식 석실묘(앞트기식 돌방무덤)와 수혈식 석곽묘(구덩식 돌덧널무덤) 등 모두 12기다. 특히 13호분 횡구식 석실묘는 길이 5.6m, 너비 1.9m, 높이 1.2m, 면적 10.64㎡로 북정고분군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부부총(길이 5.45m, 너비 2.25m, 높이 2.8m, 면적 12.26㎡)에 버금가는 규모로 밝혀졌다. 13호분 발굴 결과, 6세기 전반인 삼국시대에 조성된 횡구식 석실묘로 같은 봉분 내에 매장 주체부와 부장품을 넣은 별도 공간인 부장곽(副葬槨) 1기, 배장곽(倍葬槨) 4기로 이뤄진 다곽식 구조를 갖춘 것으로 확인됐다. 무덤에서는 철부와 철도자, 철촉군 등의 일부 철기류가 발굴됐다. 부장곽과 배장곽에서 대부장경호(굽 달린 목이 긴 항아리)와 장경호(목이 긴 항아리), 단경호(목이 짧은 항아리), 개(뚜껑) 등 일부 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