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은 신작시집 ‘어린 왕자로부터 새드 무비’에 사인을 하며 산 모양을 먼저 그리고 녹색 칠을 한 후 ‘먼 산빛같은 마음으로’라고 적었다. 지리산자락에 살고 있는 시인의 거처 ‘심원재’(心遠齋)가 품고 있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난해 9월 ‘조태일 문학상’과 ‘임화 문학예술상’을 수상한 박남준(65) 시인의 시 세계와 ‘나누는 삶’에 대해 들었다. ◇생명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지리산 시인’=박남준 시인이 사는 집 당호(堂號)는 ‘심원재’(心遠齋)이다. 당호는 전주에서 고전을 공부할 때 사부님이 도연명의 ‘음주(飮酒)’ 20수 시편 가운데 5번째 시편에서 글귀를 따와 지었다고 한다. ‘마음이 멀어지면 사는 곳도 자연히 외딴 곳이 된다오’(心遠地自偏)라는 대목이다. 대문 대신 비파나무와 산수유 나무가 수문장처럼 좌우측에 서있는 입구를 지나면 푸른색 지붕을 인 농가 처마에 걸린 수백 개의 곶감들이 붉은 꽃등을 켠 듯 환하다. 한편에는 겨울을 날 나무 장작이 차곡차곡 쟁여져 있다. 이순(耳順·60)을 지난 연륜만큼 시인의 머리에는 서리가 앉았지만 그의 얼굴은 ‘어린 왕자’처럼 해맑기만 하다. 시인은 손수 만든 발효차를 권했다. 잠시 자리를 비운 시인은 차와 함께 곁들
화성시에 위치한 백미항은 2018년까지 매년 10만명 정도가 다녀가는 인기 높은 어촌체험 마을이었다. 하지만 시설이 노후되고 단순한 체험행사만 반복되면서 방문객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2020년 4만6천명으로 방문객이 급감했고 지난해에는 2만9천명까지 감소했다. 이에 해양수산부와 화성시는 백미항을 되살리기로 마음먹고 어촌뉴딜 300 사업 대상지로 선정하고 뉴딜사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올해부터 지역특화사업을 본격화한다. 화성 백미항은 17일 경기지역 최초로 어촌뉴딜 사업 준공식을 가졌다. 어촌뉴딜 300 사업은 전국 300개의 어촌·어항의 필수생활 기반시설(SOC)을 현대화하고, 지역특화사업을 발굴해 지역의 활력을 높이기 위한 사업이다. 경기지역 첫 '어촌뉴딜' 준공식 올해부터 지역특화사업 본격화 외식·숙박·여가 시설 조성키로 해수부는 백미리를 어촌뉴딜 300 사업 대상지로 선정하고 '백가지 맛, 백가지 즐거움, 백미리'라는 고유 브랜드를 만들었다. 마을에서 생산되는 해조류를 활용한 젤라토, 바지락 크림샤를로트 등 특화 음식을 개발했다. 또 백미리를 찾는 사람들이 바다와 일몰을 감상하고, 지역 수산물을 활용한 계절 식사까지 즐길 수 있도록 노후 숙박시설을 리모델
청풍김씨 청평군파 종손 김희덕(74)씨는 지난 2년간 조상 대대로 전해 내려오던 문집과 벼루함, 연적 등 소장품 60여 점을 꺼내놓았다. 종택의 소장품을 안전하게 보존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경기문화재연구원의 사업이 생기면서다. 시간이 흐르는 동안 전쟁 등 많은 일을 겪으면서 소장품 상당 부분이 사라지거나 파손됐다. 남은 유물은 소중하게 보관해 왔지만 개인의 힘만으로는 이를 유지하고 관리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김 씨가 흔쾌히 연구원에 소장품을 맡긴 이유이기도 하다. 사실 문중의 소장품을 외부에 공개한다는 것은 민감하고 어려운 일이다. 과도한 주목을 받거나 도난 또는 분실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씨는 연구원의 이러한 도움이 고마웠다. 그는 "개인으로서는 상상못할 일을 해줬다. 소장품을 관리하고 정리하기가 한결 편해졌다"며 "특히 소장품에 대해 대화할 창구가 생겨 안심되고, 우리 같은 소장자에게는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적외선 장비 등으로 재질·기법 파악 해충 피해 예방 훈증처리·복원 진행 경기도 내 종택의 소장품을 보존처리 해주는 경기문화재연구원의 지원 사업은 지난 2020년 처음 시작돼 올해로 3년째를 맞이한다. 사업 첫해에는 8개 문중 40
밀양아리랑우주천문대가 지난 11일 오후 10시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을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허블우주망원경의 대체제로 지난해 12월 25일 프랑스령 기아나 우주센터에서 발사됐다. 망원경의 목표 궤도는 지구에서 150만㎞ 떨어져 있으며 도달까지 약 한 달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도달 이후에는 초기 우주, 별의 탄생과 더불어 외계 행성에 관련된 새로운 발견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최근 태양전지판, 햇빛 가림막, 부경(빛을 초점으로 모으는 보조거울)에 이어 직경 6.5m의 주경(빛을 모으는 주거울)을 성공적으로 펼치며 지구에서의 관측이 가능해졌다. 이에 국내 유일하게 외계행성·외계생명 특화주제를 가진 밀양아리랑우주천문대가 전 세계적인 우주 관심사인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는 것에 도전했다. 이번 관측에는 세계 최초 음성인식 망원경인 ‘별이’가 사용됐다. 천문대는 70㎝ 구경의 별이를 통해 움직이지 않는 별 사이를 누비며 목적지를 향해 위대한 항해를 이어가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모습을 담는데 성공했다. 관측에 공동으로 참여한 최창민·박재현 주임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멀
주변의 일상을 담담히 묘사하고 표현해낸 작품들 만날 수 있는 전시회가 마련돼 눈길을 끈다. 서귀포시는 20일부터 오는 5월 1일까지 기당미술관 기획전시실에서 소장 작품전 ‘나의 소소한 일상’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에는 서세옥, 김종학, 김병종, 박석환, 황유엽, 김선두 등 국내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과 강동언, 김영철, 한중옥, 허문희 등 도내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총 3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전시회는 세 개의 소주제로 구성됐다. 첫 번째 주제인 ‘함께합니다’에서는 지금의 나의 모습과, 나와 함께하는 사람, 물건과의 관계를 표현한 작품들을 소개한다. 두 번째 주제 ‘자리합니다’는 내 주변 공간에 대한 이야기로 집과 좋아하거나 자주 찾는 장소 등을 형상화 시킨 작품들로 꾸며진다. 세 번째 주제 ‘좋아합니다’에서는 내 일상의 한 부분을 채우고 있는 나의 일이나 취미 등의 관심사들을 보여주는 작품들이 전시된다. 전시 관람은 기당미술관 홈페이지 인터넷 사전예약과 현장발권을 통해 가능하다. 접종증명 또는 음성확인(방역패스)를 제시해야 한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작품으로 만나는 일상의 장면 속엔 사람과 사물에 대한 애정과 따뜻함이 담겨 있다. 거창하
부산은 일 년 내내 영화가 촬영되는 곳이다. 꼭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열리는 가을이 아니더라도 영화의전당을 비롯한 극장에서는 추억의 명화와 최근 상영작이 동시에 펼쳐진다. ‘영화의 도시’ 부산의 촬영지를 구석구석 돌아본 답사기가 출간됐다. 부산대학교 영화연구소는 문관규 부산대 예술문화영상학과 교수와 영화연구소 연구진을 포함한 총 15명의 필자가 참여한 <부산 영화촬영지 답사기>(부산대학교출판문화원)를 최근 펴냈다고 14일 밝혔다. 이 책은 부산대학교 영화연구소에서 발간한 10번째 학술총서이기도 하다. 이들은 영화도시 부산 속 영화의 자취를 좇아 부산 전역을 살핀다. 이 책은 부산의 장소가 갖는 문화적, 역사적 가치를 탐구하는 동시에 영화 촬영 장소를 알리는 지도의 역할을 한다. 단순히 촬영지를 답사하는 것에 멈추지 않고 원로 영화인 김사겸 감독, 김한근 부경근대사료연구소장과 함께한 인터뷰를 통해 영화 도시 부산을 다시금 되돌아보게 한다. 부산대 영화연구소 10번째 학술총서 ‘부산 영화촬영지 답사기’ 출간 나운규 발자취 담긴 원도심부터 단골 촬영지 떠오른 광안대교까지 영화 창의도시 가치 살핀 ‘영화 지도’ 부산의 영화 원적지로는 중구와 동구를
정부가 문화·체육·관광 분야 연구 개발에 165억 원을 투입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165억 원 규모의 ‘2022년 문화체육관광 연구개발 지원사업’을 공고하고, 다년도 지정과제를 수행할 연구개발기관을 모집한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지원사업은 165억 원 규모로 콘텐츠·관광·저작권·스포츠 등 총 4개 부문 7개 사업으로 추진된다. 올해 신규 공모사업은 총 4개로 사업비 95억 원이 들어간다. 주요 사업은 △글로벌 가상 공연 핵심기술개발 소프트웨어 저작권 기술인재 양성과 경쟁력 강화 △관광 서비스 혁신성장 연구개발 △차세대 실감콘텐츠 저작권 핵심기술 개발이다. 문화콘텐츠 분야 신규사업은 ‘글로벌 가상공연 핵심기술개발’이다. 메타버스 환경에서 물리적 제약 없이 K팝, 뮤지컬, 오페라 등의 가상공연을 체험할 수 있는 핵심기술 개발을 지원한다. 총 5억 원 규모로 1개 과제를 공모한다. 관광 분야는 관광서비스 혁신성장 연구개발을 통해 관광사업의 첨단기술 융합 R&D 지원을 강화한다. 약 30억 원 규모로 4개 과제로 진행된다. 이번 신규사업은 여행업, 숙박업, MICE업 등 전통 관광기업과 관광벤처기업 등의 협업을 통해 코로나19 상황 속 침체된 시
대구시립교향악단(이하 대구시향)이 2022년 상반기 연주 일정과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올해 상반기엔 베토벤, 브람스, 슈만, 차이콥스키, R. 슈트라우스 등 거장의 대중적이면서도 기본에 충실한 정통 클래식 작품을 대거 선보일 계획이다. 2월부터 7월까지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총 6차례 정기연주회가 예정돼 있다. 올해로 취임 9년 차를 맞은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가 4차례, 류명우 부지휘자와 수원시향의 최희준 상임지휘자가 각 한 차례씩 지휘봉을 잡는다. 다음달 18일 대구시민주간 기념 공연을 겸한 제481회 정기연주회로 상반기 시즌 개막을 알린다. '연주자에게 영감을 불어넣는 지휘자'로 호평 받는 최희준이 지휘봉을 잡고,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가 협연자로 나선다. 고난도 기교와 비장한 매력을 느껴볼 수 있는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제8번을 만나볼 수 있다. 두 번째 무대는 3월 25일 류명우 부지휘자가 이끄는 제482회 정기연주회다. 지난해 취임 후 '올라! 스페인' 등 특색 있는 기획연주회로 관객에게 눈도장을 찍은 그의 첫 정기연주회라는 의미가 있다. 쇤베르크가 화려한 관현악 효과를 더해 편곡한 브람스 피아노 사중
광주시는 “관광객 유치 및 ‘미향(味鄕) 광주’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제9기 ‘광주 맛집’ 62개소를 선정하고 해당업소에 지정서 및 지정패를 전달했다”고 16일 밝혔다. <사진>제9기 ‘광주 맛집’은 다양한 소비자 취향을 반영하기 위해 기존 5개 테마에서 6개 테마로 세분화해 선정했으며, 이번에 지정된 62개소는 올해 1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2년간 ‘광주 맛집’으로 운영된다.광주시는 ‘광주 맛집’의 음식 맛과 멋, 서비스 수준, 위생상태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관련 전문가로 구성된 ‘맛집 선정위원회’에서 현지실사 등 공정한 심사를 진행했다. 최종 선정된 맛집 명단은 광주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광주시는 선정된 업소에 대해 맛집 지정패를 교부하고, 대외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광주 맛집 지도’를 제작·배포할 예정이다.또 ‘오매광주’, SNS 등을 활용한 온라인 홍보에 나서고, 입식테이블 교체비 및 조리장 등 시설개선 시 식품진흥기금 융자 우선 지원 등 재정적 혜택도 지원한다.이달주 광주시 복지건강국장은 “제9기 ‘광주 맛집’은 물론 광주의 다양한 음식점들이 대한민국 대표맛집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
도심 속 한옥 사찰에서 한국 전통차의 진수를 만나다.초의선사의 정신을 계승하는 (사)초의차문화연구원(이사장 여연 스님)이 임인년 새해를 여는 신년다회와 ‘우리차 깊이 알기 연구회’(우차연) 창립식을 연다.오는 22일 오후 3시 광주시 서구 농성동 광제선원(선원장 보명 스님)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신년다회와 헌다·헌향, 우차연 창립식, 품다경연 등으로 진행된다. 행사가 열리는 한옥 사찰 광제서원은 참선과 명상을 주로 하는 시민선원으로 초의차문화연구원의 교육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창립을 앞둔 우차연은 국내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차들을 맛보고 다원을 순례, 차 농가들과 교류하며 제다를 직접 체험하는 활동을 하게 된다. 또 차가 만들어지는 전 과정을 이해, 차소비와 홍보에 도움을 줄 계획이다.조선후기 승려인 초의선사는 두륜산 기슭에 ‘일지암’(一枝庵)을 짓고 정약용 등 당대의 실학자, 문인, 사상가들과 교류하며 한국 차의 전통을 지켰다. 여연 스님은 일지암에서 초의선사의 정신을 이어 우리 차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사)초의차문화연구원은 대한민국 차품평회를 개최해 왔고 광주전통차박람회와 한국차문화학회 설립하는 등 우리차문화 발전을 위한 활발한 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