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서 '창세기'는 아담과 이브가 뱀의 유혹에 빠져 금단의 열매를 따먹고 신의 명령을 거역한 죄로 에덴동산에서 쫓겨났다는 기록을 전한다. 순수성을 잃고 서로를 경계하며 탐욕으로 일그러지게 된 인간들. 현대의 풍요로운 물질 문명은 인간의 무한한 탐욕 속에 영토 확장을 위한 전쟁과 평화를 반복해왔다. 중견 조각가 노창환은 신의 노여움을 산 창세기의 원죄를 조명해온 작가다. 인간의 본성을 거부하며 무한한 욕망을 비웃고, 상징화하는 '유혹의 시리즈' 작업에 10년 가까이 천착해왔다. 그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선과 악, 종교적 의미가 아니다. 유혹, 질투, 탐욕, 허무와 같은 인간의 비틀어진 욕망과 감정에 집중한다. 작품에 등장하는 뱀과 사과, 드레스, 메두사의 형상도 그러한 것을 상징하는 매개체가 된다. 벌레를 먹은 사과를 표현한 그의 작품을 자세히 살펴보면, 벌레를 먹은 자리에 집과 구름, 나무, 뱀의 형상을 의도적으로 표현했다. 작가는 "집은 우리가 갖고 싶은 공간이며, 구름은 시간의 변화와 움직임을 담고 있다. 나무는 영원히 뿌리내리고자 하는 욕구를, 뱀은 소유에 대한 욕망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그가 주로 선택하는 재료는 자연의 순수성을 담은 나무다. 태
새해 첫날 베스트셀러 1위는 스포츠 만화 ‘슬램덩크 챔프’가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예스24가 집계한 조사로 나타났다. ‘슬램덩크’는 전세계 1억2000만부가 팔린 전설적인 스포츠 만화로 극장판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최근 개봉해 화제를 모았다. 처음 접하는 독자를 위해 원작 만화 전 276화에서 이야기의 베이스가 되는 24화를 엄선해 수록했다. ‘슬램덩크 챔프’의 주 구매층은 만화를 즐겨보던 3040세대로 전체 도서 구매자 중 87% 이상을 기록했다. 2위는 김혜남의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이, 3위는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의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가 차지했다. 구례 출신 정지아 작가의 ‘아버지의 해방일지’는 4위를 기록했다.
인천시가 건축자산 보전을 위해 중·동구 지역 근대 건축물 4곳을 기록화한다. 8일 인천시에 따르면 최근 '가치 있는 건축자산 상세조사 용역'에 착수했다. 건축자산은 정식 문화재는 아니지만 미래에 유효한 사회적·경제적·경관적 가치를 지닌 건축물 등을 의미한다. 건축자산은 고유의 역사적·문화적 가치가 있음에도 민간 소유자들이 이를 잘 알지 못해 훼손·철거되는 경우가 많다는 게 인천시 설명이다. 건축자산은 한번 사라지면 그 흔적을 되돌리기 어렵다. 인천시는 건축자산의 가치와 의미를 기록화해 보전해야 한다고 봤다. 건축자산을 대상으로 기록화 작업이 이뤄지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인천에는 2019년 기준 총 490여개의 건축자산이 있다. 이중 약 52%가 원도심인 중·동구에 밀집해있다. 인천시는 중·동구 지역의 건축자산 중 전문가 자문을 거쳐 ▲가와바타 창고 ▲이십세기 약방 ▲해안성당 교육관 ▲미츠코시 백화점 등 4개의 건축자산을 선정했다. 인천시는 이들 건축자산을 대상으로 상세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건축자산의 재료·구조·설계 등 물리적 조사를 비롯해 3D 스캔 조사기법을 활용한 아카이브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건축자산에 담긴 이야기와 역사적 의미를 기록하는 작
전북에 가면 옛날옛적 삼국시대부터 불렸던 '그리운 임이 사는 곳 임실(任實)'이 있다. 조상 대대로 척박한 농토를 일궈 풀칠로 연명하던 곳인데, 요즘 이곳에서 생산되는 '치즈'라는 서양 음식 하나가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59년 전인 1964년, 파란 눈동자의 서양인 신부가 임실지역 주민들의 '구세주'로 나타나면서 '부촌'으로 변모했다. 산양 2마리로 시작됐던 '임실 치즈'의 파란만장한 60년의 역사는 이렇게 시작됐고 '치즈'하면 임실이라는 브랜드 명사가 창출된 것이다. 벨기에 출신 지정환 신부, 한국 농촌지역에 희망 심어 이탈리아·프랑스 등 지인에게 기술 배우고 산업 발전 전국 27개 가맹·판매점 운영… 최근엔 해외수출 쾌거 유럽풍 경관 '테마파크'… 매년 10월 흥겨운 페스티벌 ■천사로 다가온 지정환 신부 우리나라가 낙농업을 시작한 해는 1962년 홀스타인 젖소를 도입하면서다. 이듬해에는 초지법과 낙농진흥법이 제정되면서 낙농가들이 구성, 원유생산에 그치는 1차산업 양상을 보였다. 임실에서는 벨기에 출신 지정환(디디에 세스 밴테스) 주임신부가 임실성당에 부임하면서 치즈산업의 시초를 열었다. 지 신부는 처음엔 값비싼 젖소를 구입할 수 없어 자신이 직접 산양
2022년 국내 미술시장 매출액이 사상 최초로 1조 원을 넘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지난해 미술시장 규모 추산 결과를 4일 발표했다. 지난해 국내 미술품 유통액은 1조 377억 원으로, 2021년 매출액 7563억 원에서 37.2%가 성장했다. 분야별로는 아트페어와 화랑 매출이 증가했고, 경매를 통한 판매액은 감소했다. 2022년 매출이 가장 많이 증가한 분야는 아트페어이다. 2022년 국내 아트페어 매출액은 3020억 원으로 전년 대비 59.8% 성장했다. 아트페어 방문객 숫자는 2021년 77만 4000명에서 2022년 87만 5000명으로 늘어났다. 문체부는 이 결과에는 프리즈 서울의 매출액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키아프(한국국제아트페어)와 동시에 열린 프리즈서울은 판매 총액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다. 화랑의 매출액도 2022년 5022억 원으로 전년 대비 1880억 원이 증가했다. 반면 경매를 통한 미술품 판매액은 2021년 3384억 원에서 2022년 2335억 원으로 30.9% 감소했다. 이번 결산 자료는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미술시장의 주요 유통 경로인 경매, 아트페어 매출액을 조사하고 이를 토대로 화랑을 매출액
대구 대표 관광명소인 '김광석 다시그리길'을 3차원 가상세계인 메타버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 대구 메타버스 제작 기업 ㈜플레이파크가 지난해 11월 대구테크노파크의 일부 지원을 받고 김광석 다시그리길 메타버스를 구축했다. 이와 함께 메타버스에서 버스킹을 할 수 있는 '메타버스킹'(메타버스+버스킹)도 선보인다. 김광석 다시그리길 메타버스 월드에서 버스킹 기능을 실행하면 아바타는 악기를 연주하는 동작을 취하게 되면서 버스킹을 진행할 수 있다. 또 사용자는 현실 김광석 거리와 똑같이 구현된 가상 김광석 거리를 자유롭게 돌아볼 수 있다. 김광석 거리 메타버스는 기능 보완을 한 뒤 올해 하반기에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애플리케이션과 PC버전, 별도의 웹사이트도 구축된다. ㈜플레이파크는 향후 대구 팔공산 갓바위, 수성못을 배경으로 한 메타버스도 구현할 계획이다. 박건웅 ㈜플레이파크 대표는 "코로나19로 침체된 공연 산업이 메타버스킹을 통해 활성화되길 바란다"며 "김광석 거리를 시작으로 대구 메타버스를 만들어 보겠다"고 말했다.
계묘년 새해를 맞아 다채롭고 매력적인 선율의 신년음악회가 관객들을 찾는다. 대전예술의전당은 5일 오후 7시30분 아트홀에서 개관 20주년을 맞아 2023 신년음악회를 연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음악회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이자 국내·외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대진이 지휘를 맡고 피아니스트 박재홍, 디토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맡았다. 김대진은 '건반 위의 진화론자'라는 음악계의 평처럼 최정상의 피아니스트에서 지휘자로 영역을 넓히며 한국 음악계를 이끌어가고 있다. 특히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객원지휘로 성공적인 데뷔를 마쳤고 독일 헤렌킴제 페스티벌, 오스트리아 린츠 브루크너 페스티벌 등 공식초청을 받으며 지휘자로서 국제적인 입지를 다졌다. 이날 협연에는 2021 부조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자이자 4개의 특별상을 함께 5관왕을 하며 주목받는 피아니스트 박재홍이 함께 한다. 일찌감치 클리블랜드 국제 영 아티스트 피아노 콩쿠르와 지나 바카우어 국제 영 아티스트 피아노 콩쿠르 등 우승을 차지한 박재홍은 세계무대에서 활발한 연주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공연은 힘찬 트럼펫의 울림으로 서막을 알리는 주페의 '경기병' 서곡을 시작으로 라흐마
광주시립교향악단(이하 광주시향)은 17일 오후 7시 30분 전남대 민주마루 공연장에서 제370회 정기연주회 ‘2023 신년음악회’를 연다. 홍석원 광주시향 예술감독의 지휘와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의 협연으로 펼쳐지는 이번 공연은 체코를 대표하는 작곡가 드보르작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날 협연자로 나서는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는 제54회 프레미오 파가니니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한국인 최초 우승자이자 지난해 열린 제12회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콩쿠르 우승자다. 2014년 카네기홀에서 데뷔한 뒤 파비오 루이지, 덴마크 국립 교향악단, 서울시립교향악단 등과 협연했다. 무대에는 먼저 드보르작을 유럽의 스타덤에 올린 ‘슬라브 무곡’이 오른다. ‘슬라브 무곡’은 밝고 쾌활하며 격렬한 민족 무곡의 특성이 담겨있다. 이어 선보여지는 ‘바이올린 협주곡’은 향토 민요를 소재로 사용한 작품으로 드보르작만의 특성이 적절히 가미됐으며 민족적 색채와 고전적 구성이 겸비됐다는 평을 받는다. 다음으로 미국에 머물던 드보르작이 고향을 그리워하며 만든 곡 ‘신세계’를 선보인다. ‘신세계’는 밝고 역동적이지만 미국에서 3년간 머무르며 느낀 낯선 땅에 도착한 불안함부터 꿈속에서도 그리는 고향에 대한 애
인천시립교향악단이 '2023 신년음악회'로 새해의 시작을 알린다. 이병욱 인천시향 예술감독의 지휘로 진행될 이번 연주회는 오는 13일 오후 7시30분 아트센터인천(ACI) 콘서트홀에서 펼쳐진다. 프로그램은 드보르자크의 '슬라브 춤곡 1번'과 마스카니의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중 간주곡,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플로린 일리에스쿠 협연)를 비롯해 유명 오페라 아리아까지 다채롭게 구성됐다. 멘델스존의 협주곡을 협연할 플로린 일리에스쿠는 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 악장으로 활동 중이다. 뛰어난 기교와 불꽃 같은 연주력으로 다양한 무대에 오르고 있다. 13일 아트센터인천… 이병욱 감독 지휘 바이올린 협주곡·오페라 등 다양한 선곡 2011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성악부문 우승자인 소프라노 홍혜란은 이번 무대에서 푸치니의 오페라 '잔니 스키키' 중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중 '이상하다. 아, 그이던가. 언제나 자유롭게'를 부른다. 2021년 BBC 카디프 싱어 오브 더 월드 아리아부문 한국인 최초 우승자인 바리톤 김기훈은 차이코프스키 오페라 '스페이드의 여왕' 중 '당신을 사랑합니다', 로시니의 오페라 '세비야의 이
가고파분우회가 오는 14일부터 17일까지 4일간 3·15아트센터 제1전시실에서 ‘제15회 가고파분우회 분재전’을 갖는다. 분우회는 지난 2020년 11월 창립 30주년 기념행사를 계획했으나 코로나19로 무기한 연기되면서 2년여 만에 기념 분재전을 개최하게 됐다. 가고파분우회는 1991년 5월 창립해 30여년간 14차례 분재전을 개최한 바 있다. 이번 분재전에는 최범창 회장을 포함해 김동규, 김정수, 강문도, 배용한, 정지상, 안병선, 김흥배, 정현자 등 분우회 회원 9명이 정성으로 가꾼 총 150여점 작품이 전시된다. 최범창 회장은 “분재는 오랜 인고와 열정, 그리고 자연과 인간의 교감을 바탕으로 정성으로 맺어진 결실”이라며 “창립 30주년 행사가 어렵게 결실을 맺게 됐는데 지역 분재인들을 위한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