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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드론 띄워 앵글에 담은 보성 12개 마을

마동욱 작가, ‘하늘에서 본 보성’ 펴내…2년 6개월 촬영 2000컷 담아

 

 

하늘에서 내려다본 주암호의 모습이 웅장하다. 푸른 하늘과 계단식의 녹색 차밭이 어우러진 보성다원 풍경도 눈길을 끈다. 드문 드문 자리한 집과 논밭, 산이 어우러져 마치 한폭의 설치미술 같은 율어면 금천리 석천 풍경, 마을 정자에서 환한 웃음을 터트리는 아이와 바쁜 농사일 중에 잠시 휴식을 취하는 할머니 모습도 인상적이다.

마동욱 사진작가는 최근 2년 6개월간 보성을 수없이 방문했다. 보성읍을 비롯해 겸백면 등 12개 읍·면 마을 한곳 한곳을 빠뜨리지 않았고, 마을의 모습을 드론으로 촬영했다. 하늘에서만 찍은 건 아니다. 마을의 골목길을 돌며 근거리에서 동네 사람들의 모습과그 마을의 상징을 앵글에 담았다. 그 결과물은 사진집 ‘하늘에서 본 보성-드론으로 담은 보성군 마을’(2권)로 묶였다. 1000여페이지에 달하는 이번 사진집에는 모두 2000여장의 사진이 실렸다.

‘마을 사진가’로 불리는 마 작가가 찍은 마을 사진은 지금까지 80만장에 달한다. 20~30대는 서울구치소 교도관, 소방관으로 근무했고, 1990년대에는 서울에서 사진관을 운영하기도했던 그는 1988년 처음 고향 ‘장흥’ 사진을 찍었다. “고향이 점점 작아지는 게 아쉬워서”였다. 서울 생활을 접고 낙향 후 그는 30년간 고향 사진을 찍었고 ‘아, 물에 잠길 내고향’, ‘탐진강의 속살’ 등의 사진집을 펴냈다. 또 ‘탐진강과 탐진강사람들’ 등의 전시회를 열었고, ‘목포에서 문산까지 한달간 철길을 걸으며 동행한 동향 출신 이대흠 시인이 글을 쓴 ‘그리운 사람은 기차를 타고 온다’도 펴냈다.

수십년 마을 사진을 찍으며 아쉬웠던 건 ‘마을을 입체적으로 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었다. 그러던 차, 드론이 나왔고 4년 전부터는 전남의 시군 마을에 드론을 띄워 마을 사진을 촬영하며 마을 어르신들의 삶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담고 있다.

대한다원을 표지로 삼은 ‘하늘에서 본 보성’ 1권에는 보성읍·겸백면·노동면·득량면·문덕면·미력면의 풍경이 담겼고 벌교읍 장도리 대촌마을이 표지인 2권에는 벌교읍·복내면·웅치면·율어면·조성면·회천면 등이 실렸다. 사진집에는 주암댐으로 사라진 마을과 주암호 주변, 보성만과 득량만 바다, 드넓은 들녘이 시원하게 펼쳐진 마을 등이 담겼다. 또 사진 이외에도 보성군 12개 읍면, 각 마을의 역사에 관해 김희태 전남도문화재 전문위원의 글도 함께 싣는 등 자료적 가치도 높였다.

수천년을 이어오며 역사를 만들어가고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품은 시골 마을들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누군가는 기록으로 남겨 그 역사를 기억해야 한다. 마 작가가 ‘더 늦기 전에’ 카메라를 들고 남도 이곳저곳을 다니는 이유다. 마 작가는 “사진 기록으로/사라져가는 마을이 일그러진 얼굴/ 아프다 호소하는 가련한 표정/ 반세기 후쯤이면 아예 사라져갈 마을 속내에 담긴 진득한 아픔과 고독을 담으려 애써온”(김선욱 시 ‘사진가 馬씨의 꿈’ 중) 그런 사람이다.

‘하늘에서 본’ 시리즈는 2016년 고향인 장흥을 시작으로 영암과 강진을 거쳐 이번에 보성까지 네 지역이 출간됐다. 장흥과 영암의 사진은 군청 홈페이지에서 만날 수 있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