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강릉 26.6℃
  • 구름많음서울 23.4℃
  • 구름많음인천 20.1℃
  • 구름조금원주 24.7℃
  • 구름조금수원 23.8℃
  • 맑음청주 25.7℃
  • 맑음대전 25.3℃
  • 구름조금포항 25.6℃
  • 맑음대구 28.3℃
  • 맑음전주 26.0℃
  • 구름조금울산 25.6℃
  • 구름조금창원 23.1℃
  • 맑음광주 24.7℃
  • 맑음부산 21.4℃
  • 구름조금순천 23.5℃
  • 구름조금홍성(예) 22.8℃
  • 구름많음제주 22.9℃
  • 맑음김해시 23.3℃
  • 맑음구미 27.1℃
기상청 제공
메뉴

(전북일보) 자치단체 산하기관 직장내 갑질 (상) 문제점

겉으론 예산 끊길라 쉬쉬
안으론 상사 갑질에 줄퇴사

전북 자치단체 산하기관이 연일 직장내 갑질 폭로로 시끄럽다. 본청은 직원 인권보호를 위해 인권위원회 신설, 인권·징계 매뉴얼 개정 등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출연·위탁기관은 자율성을 이유로 사실상 방치돼 온 탓이다. 자치단체 산하기관 내 근무·인권 실태와 보완책을 두 차례에 걸쳐 짚는다.
 
 
“20대 신입 직원이 팀장이 주는 인격적 모멸감을 견디기 어렵다며 한 달 만에 퇴사했습니다.”

(재)전주푸드통합지원센터 노조는 20일 3년간 지속됐던 상사의 직장내 괴롭힘을 폭로했다.

피해 직원들은 “상사 A씨가 ‘언제까지 버티나 보자’, ‘멍청하다’ 등 폭언을 공개적으로 서슴지 않았고, 회식 참여 강요, 여성 신체를 비교한 성희롱적 발언 등 심한 갑질을 자행했다”고 밝혔다.

직원 2명은 상사로부터 받은 괴롭힘을 이유로 퇴사했다. 스트레스에 대상포진까지 걸렸었다는 한 명은 무기계약직 전환을 직전에 두고 2018년 그만뒀다. 올해 4월 입사한 직원 역시 업무 외 시간 근무 요구, 공개적 인격 무시 등 업무적 지시를 넘어선 갑질을 견딜 수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푸드통합지원센터는 전주 로컬푸드 활성화를 위해 전주시가 만든 출연기관이다.

이에 앞서 전주시 출연기관인 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에서는 원장과 1급 정책기획관 등 간부급의 직장 내 갑질을 문제삼았다. 원장이 단장과 상의없이 단원 17명 중 12명을 갑자기 이동시키거나, 명확한 사유 없이 당일 인사시키는 등 독선적인 인사를 강행해 줄퇴사가 이어졌고, 정책기획관은 욕설·폭언 등의 이유로 직원에게 고소당했다.

전주역세권 현장지원센터장은 지난달 7일 직원들에게 갑질을 한 혐의로 직위해제된 후 정직 2개월 처분을 받았다. 지난해 직원 두 명이 센터장으로 인한 업무적 스트레스를 이유로 퇴사했지만 이후에도 문제가 계속되자 센터 직원 8명 모두가 고심 끝에 ‘갑질’문제를 제기했다.

전주 풍남학사사무소에서는 상급자와 직원간 갑질·성희롱·알력다툼이 불거져 현재 인사위 징계·반박이 오가고 있다.

두 달도 채 안 된 기간 전주에서만 4건이 폭로될 만큼 출연·위탁기관의 상사 갑질이 심각하다. 그러나 터질 게 터졌다는 게 산하기관 직원들의 중론이다.

출연·위탁기관은 행정으로부터 공적 보조금을 받아 민간인이 운영하는 기관으로, 구조상 운영은 독립돼 센터장·원장이나 간부들은 의지대로 직원 관리, 조직운영을 한다. 그러나 운영 실태를 지도감독하는 자치단체는 정작 기관의 전문성·자율성을 이유로 방치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과정에서 기관장이 모든 운영을 지나치게 간섭하거나 원칙없는 업무·성과 기준을 내세워도 직원들은 고스란히 당할 수밖에 없는 형태다.

박상준 공공연대 노동조합 전북지부장은 “산하기관들이 운영 원칙 없이 수장 입맛에 따라 자체 시스템으로 돌아가다보니 직장 내 갑질 등 조직 문제가 끊이지 않는 것”이라며, “산하기관은 성과평가에서 예산 삭감이 되지 않도록 겉으로는 문제를 은폐하고, 감독해야 할 자치단체는 개입을 꺼려하니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보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