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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자연과 하나 되는 담빛예술창고 신관

대형 유리창 안으로 싱그러움 가득
10월 4일까지 ‘ART HYBRID’전

 

오래된 양곡 창고를 개조한 담양담빛예술창고(관장 장현우)는 문화 명소로 이름이 높다. 지난 2015년 개관 후 전국에서 지금까지 15만여명이 다녀갔다. 높은 층고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은 붉은 벽돌이 인상적인 갤러리는 다양한 전시를 구성하기에 맞춤한 공간이다. 전시장과 이어진 담빛카페에서는 정기적으로 파이프 오르간 연주가 펼쳐져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 소규모 전시회도 열린다. 전시장 잔디밭엔 귀여운 팬더곰 조각이 관람객들을 맞는다. 얼마 전 찾았을 땐 팬더곰도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지난 7월 담빛예술창고 바로 옆에 신관이 문을 열었다. 외관은 본관과 똑같은 붉은 벽돌로 이뤄져 있다. 100평 규모인 본관보다 큰 150평 규모의 신관은 넓은 유리창을 통해 싱그런 자연이 전시장 안으로 들어와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유리창으로 내어다 보이는 푸른 하늘, 초록 나무, 잔디밭이 다양한 작품과 어우러져 ‘또 하나의 장면’을 연출해낸다. 현재 공사 중인 2층은 전시관과 함께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는 공간으로 꾸밀 예정이다. 1층의 경우도 밖으로 테라스를 확장해 관람객들이 편히 쉴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신관과 본관 모두 다채로운 공간 레이아웃이 가능해 이곳에서 앞으로 열릴 전시의 기대감을 갖게 한다.

 

 

 

신관 개관 기념전으로 마련된 ‘ART HYBRID’(10월4일까지)는 전시 공간의 매력을 잘 살린 기획전이다. 전국 공모 과정을 거쳐 64개 지원팀 중 14명의 작가를 선정해 80여점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작은 매체, 형식, 장르 구분의 의미가 사라지고 있는 현대미술 시장에서 다양한 융복합과 새로운 시도를 감행한 작품들이다.
 

신관에서 만나는 이시영 작가의 작품 ‘상념’ 시리즈는 포플러나무, 자작나무 등으로 만든 인물 시리즈다. 전시장 바닥에 무심한 듯 앉아 있는 실물 크기의 인물상은 현대인의 고독을 상징하는 듯하다. 공중에 매달린 또 다른 인물은 복잡한 세상을 벗어나 유리창 밖의 자연 속으로 돌진하고 있는 듯하다.

 

 

 

이송준 작가는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숟가락과 밥그릇 등으로 작품을 만든다. 움직이지 않는 물체로 그가 만들어내는 건 새, 소, 고래 등 움직임이 자유로운 동물이라는 점이 역설적이다. 또 가부좌를 틀고 있는 조대원 작가의 미키마우스 반가사유상도 눈길을 끈다.

신관 바깥에서도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외관 벽면에 붙어 있는 이철규 작가의 알록달록한 원색의 작품은 건물에 포인트를 주며 구찌, 펜디 등 명품 가방을 모티브로 한 양문기 작가의 ‘Luxury Stone’ 시리즈, 박안식 작가의 ‘the giving tree’도 눈길을 끈다.

본관에서 만나는 김혜경 작가의 작품은 화사한 미디어 아트 작품으로 눈길을 끈다. 화면에 설치된 미디어아트 작품과 함께 다담(茶談)을 나누 듯 작품 앞에 세팅된 찻상 앞에 앉아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그밖에 김두원 작가의 ‘행복이 가득한 집’, ‘똥’을 소재로 작업하는 박 석 작가의 다양한 설치 작품을 비롯해 구인성·박현지·박현진·이시영·허이나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일부 작품은 전시가 끝난 후에는 미술관에 영구 설치된다. 이번 전시는 도슨트의 안내를 받으면 훨씬 즐겁게 관람할 수 있다.

/글·사진=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