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강릉 1.3℃
  • 서울 3.2℃
  • 인천 2.1℃
  • 흐림원주 3.7℃
  • 흐림수원 3.7℃
  • 청주 3.0℃
  • 대전 3.3℃
  • 포항 7.8℃
  • 대구 6.8℃
  • 전주 6.9℃
  • 울산 6.6℃
  • 창원 7.8℃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순천 6.7℃
  • 홍성(예) 3.6℃
  • 흐림제주 10.7℃
  • 흐림김해시 7.1℃
  • 흐림구미 5.8℃
기상청 제공
메뉴

(부산일보) 부산 수소차 916대에 충전소 단 2곳 ‘충전대란’

 

 

2019년 수소차를 구입한 우영수(40·부산 연제구) 씨는 오로지 차를 충전하기 위해 월 2회 정도 조퇴를 한다. 해운대구 센텀시티에서 사상구 학장동 충전소까지 가는데, 충전하기 위해 3시간을 기다린 적도 있다. 우 씨는 “충전소가 오후 8시까지만 영업해서 회사를 조퇴하고 차를 충전한다”며 “충전이 어려워 중고차로 내놓으려고 해도 지원금을 받고 구입했기 때문에 2년 동안 팔 수조차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럴 줄 미리 알았더라면, 수소차를 안 샀을 것”이라고 말했다.

 

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부산에는 수소차 916대가 보급돼 전국에서 4번째로 많은 수소차가 달린다. 그러나 부산에 수소충전소는 서부산NK수소충전소(강서구 송정동)와 H부산수소충전소(사상구 학장동) 단 2곳뿐이다. 이마저도 H부산수소충전소는 야간 버스 충전을 위해 일반 수소차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만 충전할 수 있다. 심지어 서부산NK수소충전소는 장비 고장으로 이달부터 3월 말까지 문을 닫은 상태다. H부산수소충전소 관계자는 8일 “서부산NK수소충전소가 고장나면서 우리 일이 많아져 새벽까지 충전을 하면서 수요를 감당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 곳은 장비 고장 내달까지 휴업

남은 충전소도 밤 8시까지만 영업

이용자 “회사 조퇴하고 충전할 판”

시, 올해 1200대 추가 보급 계획

충전소 확충 등 인프라 구축 시급

 

 

 

충전소가 턱없이 부족한 데도 부산시는 올해 수소차 1200대를 추가로 보급하겠다고 지난 4일 밝혔다. 수소 충전소1곳이 1000대가 넘는 수소차를 수용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부산시는 올해 시내버스용 수소버스 25대도 추가 도입할 계획을 밝히면서 도심의 H부산수소충전소 이용 차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시는 2019년 수소차 보급을 시작하며 2022년까지 권역별 충전소 10개소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2019년 두 충전소를 끝으로 추가로 문을 연 곳은 없다. 부산시 계획대로라면 현재 수소충전소가 적어도 5곳은 있어야 한다. 부산시는 현재 기장군, 해운대구, 남구 등 4곳에 충전소 건립을 추진한다. 그러나 건축 허가가 난 곳은 없다.

 

충전소 확충이 늦어진 것은 초기 투자비용은 높지만 수소차 보급률은 낮기 때문이다. 2019년 현대자동차가 부산시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수소차 약 400대가 한 충전소에 고정 방문해야 수지가 맞는다. 수소충전소 설치비용 30억 원과 부지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논란처럼 충전소가 없어 수소차 보급이 안 되고, 수소차 보급이 안 되니 충전소가 안 생기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님비 현상도 한몫한다. 부산시는 2020년 동구에 수소충전소를 설치하기 위해 구청에 허가 신청을 내고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그러나 주민 60여 명이 충전소 설치를 반대해 무산됐다. 부산시 제조혁신기반과 관계자는 “기장군에 설치하려고 추진 중인 곳도 주민 반발로 1년가량 지체됐다”며 “수소차와 충전소가 폭발할 가능성은 아주 낮다”고 설명했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