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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 안보·군사적 요지로 주목…첫 일정은 대부분 ‘군부대' 방문

대선 기획-대통령과 강원도 (1) 누가, 왜 방문했나…대통령들의 강원도 발자취

 

 

전선 시찰 30차례…박근혜·문재인 남북교류 무대로 적극 활용
산업 기반 SOC 관련 반세기동안 16차례, 국가발전 소외 여실히
휴가지로 인기, 10·26 석달전 설악 찾은 박정희 마지막 가족여행


■첫 방문지는 군사시설=역대 대통령들의 첫 강원도 일정은 대부분 ‘전선 시찰'로 시작됐다. 6·25전쟁의 상처가 아물지 않았던 데다 남북관계가 얼어붙으면서 최전방인 강원도는 안보·군사적 요지로 주목받을 수밖에 없었다. 역대 대통령들은 군사·안보와 관련해 30차례 강원도를 찾았다. 전체 방문의 25% 수준이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첫 강원도 방문 일정은 1951년 영월 전선 시찰이었다. 윤보선·박정희·노태우·김영삼·노무현(당선자 신분)·이명박 전 대통령(당선자 신분)도 마찬가지였다. 제1군사령부와 1103야전공병단, 동부전선, 중부전선, 을지부대 등 장소는 각기 다르지만 강원도 첫 방문지로 군부대를 택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경우 첫 방문지는 사북읍 동원탄광이었지만 재임 7차례 방문 중 5번이 군부대 시찰 일정이었다.

‘햇볕정책'을 편 김대중 전 대통령은 유일하게 강원도 공식 방문 기록에 ‘군부대'가 없었다. 다만 김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1999년 김 전 대통령의 강원 산업 현장 방문에 동행, 강원지역 하사관 부인들을 격려하는 간담회를 가졌다는 기록이 나온다.

박근혜 전 대통령 때부터는 기존 군사·안보 외에도 강원도를 남북교류 및 통일 이후의 거점 전략지로 활용하려는 인식의 전환이 이뤄지기 시작했다. 박 전 대통령은 2014년 신년기자회견에서 남북통일을 준비해야 한다며 “통일은 대박”이라고 언급해 화제가 됐다. 2015년 8월5일에는 철원에서 경원선 남측 구간 철도 복원 기공식에 직접 참석했다. 그러나 이듬해 2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로 개성공단이 폐쇄되면서 이런 구상은 실현되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2월10일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 이를 계기로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등 강원도를 남북교류의 무대로 적극 활용했다.

■더딘 SOC·산업 발전 역사=군사·안보의 지역으로 인식되다 보니 상대적으로 발전의 속도는 더뎠다. 역대 대통령들의 방문 기록을 보면 개발에서 한 발짝 물러서 있던 강원도의 처지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산업의 기반이 되는 SOC 관련 대통령의 공식 방문은 지난 반세기 동안 16차례에 그쳤다. 군 부대 방문의 절반 수준이다. 대통령이 강원도 SOC 행사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건 1955년 12월3일이다. 기록에 따르면 당시 이승만 대통령은 경북 영주와 강릉을 잇는 영암선 개통식에 참석한 후 강원도 탄광을 시찰했다. 개통식은 경북 봉화에 있는 승부역에서 열렸다고 전해진다.

박정희 전 대통령 재임 시절에는 그나마 SOC 관련 방문이 잦았다. 춘천댐 준공식(1965년)과 서울~춘천간 도로 포장공사 준공식(1965년), 정선선 개통식(1967년), 영동고속도로 기공식 및 개통식(1971년·1975년), 서울~원주 간 영동고속도로 개통식(1971년), 소양강 다목적댐 담수식(1972년) 등이다. 재임 기간이 길었던 만큼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많은 8번의 SOC 행사에 참석했다.

이후 40여년간 뜸하다가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1년 영동~동해고속도로 확장 개통 기념행사에,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경춘선 복선전철 개통식(2010년 12월21일)과 원주~강릉 철도사업 기공식(2012년 6월1일)에 참석하며 근근이 SOC사업의 끈을 이어 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원주역에서 열린 KTX-이음 개통식과 올해 1월5일 고성 제진역에서 열린 동해 북부선 철도 건설 착공식에 참석했다.

산업시찰 관련 방문은 25차례로 비교적 많았는데 대부분이 자원을 활용한 발전소와 탄광소, 시멘트 공장 방문 등에 그쳤다. 다만 이명박 정부 들어 강릉을 저탄소 녹색도시로 선포하는 등 시대에 발맞춘 새 산업의 실험장으로 활용됐고, 문재인 정부에서는 한국판 뉴딜 사업 추진을 위한 첫 대상지로 발탁되는 등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통령들의 휴식처로 활용=변함없는 건 여전히 강원도가 대통령들에게 인기 있는 ‘휴가지'라는 점이다. 역대 대통령들은 강원도를 찾아 머리를 식히고 국정을 구상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이 휴가차 머문 고성 화진포 별장에서 남북통일을 구상했다는 일화는 널리 알려져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해인 1959년에도 가족 및 주요 참모들과 함께 강릉에서 휴가를 보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재임 중 3번이나 강원도로 휴가를 왔다. 1974년 5월 박 전 대통령이 가족들과 함께 예고 없이 소양강댐 나들이에 나섰는데 이 장면을 강원일보가 특종 촬영해 보도하기도 했다. 1978년 11월에는 생일 휴가차 1박2일 일정으로 설악산을 찾았다. 당시 사진에는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수행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모습이 찍혀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이듬해에 또다시 가족들과 설악산과 동해안을 휴가지로 선택했다. 10·26 사태가 벌어지기 석 달 전인 7월이었다. 이 휴가는 그의 마지막 가족여행이 됐다.

원주 출신인 최규하 전 대통령도 설악산으로 휴가를 갔다. 최 전 대통령은 가족들과 나흘간 강릉 및 속초에 머물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평창으로 향했다. 2005년 사흘간 평창 대관령 목장을 찾아 주민들과 자연스럽게 인사하는 모습이 화제가 됐다. 월정사 정념 주지스님과 오찬을 하며 환담을 했다는 기록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2017년 취임 첫해 여름휴가를 평창으로 갔다. 이듬해 열리는 2018평창동계올림픽 시설을 점검하고, 관계자들과 차담을 나눴다.

서울=원선영기자 h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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