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시대 성곽 중 유일하게 연대와 당시의 지명을 알 수 있는 부여 가림성(사적 제4호)에서 통일신라와 조선 시대에 사용됐던 집수정(우물)이 발견됐다. 문화재청은 부여군, (재)백제고도문화재단과 함께 백제 시대 거점 산성인 부여 가림성에 대한 발굴조사에서 집수정 2기를 최근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부여 가림성은 '삼국사기'에 501년(백제 동성왕 23년)에 축조됐다고 기록돼 있다. 이와 함께 부여 일대의 석성산성, 증산성, 청마산성 등과 함께 사비도성을 보호하는 거점 산성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시행한 조사는 북성벽 내측부에 대한 수구(물을 끌어들이거나 흘려 내보내는 것)와 집수(물을 한 곳으로 모으는 것) 시설을 확인하기 위해 진행된 가운데 조선 시대에 사용한 방형(사각형) 집수정과 통일신라 시대에 사용한 원형 집수정을 확인했다. 조선 시대 집수정은 길이 4.9m, 너비 4.5m, 깊이 2.3m에 평면은 방형의 형태로 내부에서 조선 시대 분청사기 조각, 기와 조각, 말머리 토우 등의 유물이 출토됐다. 조선 시대 중기에 축조됐다가 가림성이 폐성되는 17-18세기까지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북성벽에서 조사된 수구지(성내의 물을 흘려 내보내기 위
대전시립합창단은 무더위를 이기고 코로나 블루를 시원하게 날릴 기획음악회 '브라보, 마이 라이프(Bravo, My Life)'를 오는 18일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 무대에서 개최한다. 이번 연주회는 대중적이고 친숙한 프로그램으로 합창단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줄 레퍼토리를 모아 준비한다. 김동혁 전임지휘자의 지휘로 여름밤을 뜨겁게 달굴 라틴음악에서부터 신명나는 위풍당당 트로트와 대전의 찬가까지 신나고 유쾌한 무대로 꾸밀 예정이다. 당신의 삶을 응원하는 무대에서는 뜨거운 라틴음악 밸라스퀘즈(C. Velasquez)의 '베사메 무쵸(Besame mucho)', 지나온 삶을 위로하는 '브라보 마이 라이프(Bravo my life)', 무지개 너머 희망을 노래하는 아를렌(H. Arlen)의 '무지개 너머로(Over the rainbow)' 등이 소개된다. 위풍당당 트로트 무대에서는 대중가요 '희망가', '멋진 인생', '무조건' 등을 드럼과 기타 반주가 어우러진 이색 무대로 선보인다. 마지막 '대전을 노래하다' 무대에서는 우리가 발 딛고 살아가는 대전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희망찬 미래를 노래한 곡들을 묶어 소개한다. '대전 청춘가'부터 '대전찬가', '대전 블루스'까
세 계유산으로 등재된 공주 공산성의 가치와 역사, 문화, 관광 등 정보를 첨단 정보통신기술(ICT)과 접목한 역사관이 오는 30일 개관한다. 문화재청과 공주시는 안내 및 휴게 공간, 전시실, 디오라마관, 영상관, 체험실 등 첨단 기술로 꾸민 공산성 역사관을 개관한다고 29일 밝혔다. 안내공간은 방문객이 55인치 무인안내기를 통해 세계유산 공산성에 대한 기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다양한 백제 문양으로 꾸며진 휴게공간에서는 공산성 금서루를 조망하며 휴식을 할 수 있다. 전시실은 공산성과 관련된 기록과 지도, 축조와 구조, 발굴 과정, 출토 유물 등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살펴볼 수 있다. 또한, 백제 시대부터 현재까지의 공산성의 변화상을 디지털 기법과 그림판을 통해 만날 수 있다. 디오라마관 '백제 웅진성'은 공산성 내 왕궁지와 백제 왕궁 관련 유적을 3차원 입체(3D)로 복원하고, 중요 유적지의 역사적인 사건을 대형 디오라마와 함께 영상으로 재현했다. 영상관 '판타지 오브 공산성'은 엑스-파티클(X-Particles, 기하학적 문양 등을 이용한 영상 표현 방법) 기술로 구현한 공산성 관련 유적과 유물을 영상으로 즐길 수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공산성 역사관
EBS의 간판 캐릭터이자 '자이언트 펭TV'의 주인공인 펭수가 우리나라 무형문화재 알리기에 나섰다.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은 한국교육방송공사와 함께 펭수가 청년 무형문화재 이수자들과 함께 무형유산을 배우며 협업 공연에 도전한 일화를 촬영한 '펭수, 진짜 K-펭귄' 편을 지난 20일 방송했다. 이번 방송은 해외 진출을 꿈꾸는 펭수가 무형문화재 이수자들과의 협업 공연을 만들어 도전한다는 설정을 담았다. 펭수는 국가무형문화재 제3호 남사당놀이와 제16호 봉산탈춤 이수자들에게 남사당놀이 중 '상모돌리기'와 '버나돌리기', 봉산탈춤의 '사자춤'을 배우고, 이수자들과 함께 연희를 진행했다. 촬영은 국립무형유산원 꿈나래터 전시관, 소공연장 등에서 진행됐으며, 펭수와 무형문화재 이수자들은 무형유산 협업 공연과 함께 무형유산의 소중함과 공연의 가치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한편, 펭수와 함께 출연한 이수자들은 오는 8월 13일부터 15일까지 국립무형유산원에서 열리는 'K(케이)-무형유산 페스티벌'에서 남사당놀이, 봉산탈춤, 판소리, 산조, 현대국악 등 정통공연과 다양한 협업 공연으로 만나볼 수 있다. 김동희 기자 innovation86@daejonilbo.com
대전시립연정국악원 국악연주단은 오는 23일 오후 7시 30분 제174회 정기공연 성악의 밤-갈라콘서트 '노래歌 만나다'를 온라인 생중계한다. 이번 공연은 이용탁 예술감독 겸 지휘자의 지휘로 국악연주단 성악팀이 '창극', '서울굿', '정가칸타타'를 국악관현악에 맞춰 연주한다. 특히 '정가칸타타'는 대전에서 최초로 공연돼 관람객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판소리 5마당 중 널리 알려진 심청가의 '눈 대목'을 창극으로 무대화했다. 이어 한국의 굿 중 가장 많이 알려진 '서울굿', 오페라 베르디의 작품 중 맥베스의 대본을 차용해 최초로 초연할 정가를 위한 칸타타 '레이디 맥베스'까지 성악장르의 벨칸토 창법과 전통적 창법의 조화로운 앙상블로 성악의 다양성과 동서양의 다채로운 음색을 하나로 선보인다. 김승태 시립연정국악원장은 "한국성악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특별한 공연이 될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되는 만큼 시민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공연은 유튜브와 네이버 TV '대전시립연정국악원 국악연주단' 공식 채널에서 관람할 수 있다. 김동희 기자 innovation86@daejonilbo.com
대전 원도심 문화예술거리의 중심축이자 50여 년의 추억이 깃든 중구 대흥동의 옛 산호다방 건물이 철거 기로에 놓였다. 낡은 외벽 위로 옷걸이에 걸린 흰 스웨터 하나가 대형벽화로 그려진 건물은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있다. 지난 2012년 대전시립미술관이 기획한 '예술을 통한 도시 재생전'의 결과물로 당시에 그려진 다른 건물들의 벽화가 대부분 사라졌지만, 옛 산호다방 건물의 흰 스웨터 벽화만 상징처럼 남으면서 현재 원도심을 대표하는 근대 건축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최근 원도심 재개발 등으로 인해 근대건축물이 민간에게 매각돼 외형을 잃거나 하나둘씩 철거되고 있는 가운데 옛 산호다방은 옛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전국 관광객들의 발길과 눈길을 사로잡는 명소 아닌 명소가 됐다. 하지만 해당 건물주가 현재 대형벽화 관리와 보존의 어려움으로 벽화를 없애거나 옛 산호다방 건물의 철거까지 염두에 놓고 있어 논란이 예고된다. 벽화가 그려진 외벽의 경우 방수 처리와 코팅 처리가 어려워 비가 내릴 경우 물이 스며들어 작품 훼손 뿐만 아니라 건물 내구성에도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옛 산호다방 건물주인 정모 씨는 "그동안 옛 산호다방 벽
부여 나성(사적 제58호) 성곽 정비로 백제시대 고대 도성 체계를 보다 더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됐다. 문화재청과 부여군은 능산리 사지 옆 기존 정비구간부터 그 아래 옛 국도까지 정비되지 않은 채 남아 있던 부여 나성 성곽 170m에 대한 정비를 시작한다고 16일 밝혔다. 앞서 나성 정비는 동문지 주변 산과 들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번 정비 구간은 동문지 북쪽 옛 국도와 연접한 지역으로 성돌 대부분이 유실돼 돌을 새로 가공해야 하는 등 어려움이 따르는 곳이다. 문화재청은 주변 능산리 사지와 능산리 고분군을 보러 오는 관람객들이 많기 때문에 석벽을 복원해 정비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문화재 수리업체 선정을 마쳤으며 오는 24일 착공해 2021년 4월에 마무리할 예정이다. 부여 나성은 백제의 수도 사비를 방어하기 위해 쌓은 성으로 수도의 안과 밖을 구분하는 상징성도 갖고 있다. 왕성을 포함한 도시 전체를 둘러싼 '도성(都城)'으로 동아시아에서 중국 북위의 낙양성과 함께 가장 이른 시기인 6세기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고고학적으로 확인된 6.3㎞ 중 4.5㎞ 가량은 세계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 정비로 도시를 둘러싼 성
백제 중흥을 꾀했으나 끝내 그 꿈을 이루지 못하고 비참한 최후를 맞은 성왕(재위 기간 523-554년)의 무덤을 찾는 길이 열렸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백제 사비도읍기의 왕실 묘역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부여 능산리 고분군(사적 제14호)에 대한 지하물리탐사 끝에 왕릉의 배치와 규모를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백제 사비기의 도읍은 부여로 538년 천도 이후 관산성 전투에서 신라군에게 죽임을 당한 성왕과 위덕왕(554-598), 혜왕(598-599), 법왕(599-600), 무왕(600-641), 의자왕(641-660) 등 총 6명의 왕이 지배했다. 부여 능산리 고분군의 경우 멸망 후 당나라로 끌려간 의자왕과 익산 쌍릉에 부부묘를 조성한 것으로 알려진 무왕을 제외하고 4명의 왕이 묻힌 곳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구소는 백제 후기 능원의 종합적인 학술연구를 진행하기 위해 부여 능산리 고분군에 대한 중장기 학술조사의 첫 단계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묘역 중앙부와 진입부를 대상으로 지하물리탐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각 봉분의 외곽에는 호석(護石)으로 판단되는 이상체 반응이 확인됐다. 이를 통해 사비기 백제 왕릉의 봉분은 현재 복원·정비돼 있는 지름 20m
문화재청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백제역사유적지구 내 '부여 나성'(사적 제58호)에서 '서나성' 실체를 밝히기 위한 발굴조사를 본격 돌입한다. 6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이번 발굴조사는 정부 혁신과제의 일환으로 백제 사비도성의 외곽을 둘러싸고 있는 부여나성 중 부소산성 서쪽 성벽 구드래 방향 구간에 서나성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3일부터 실시됐다고 밝혔다. 부여 나성은 538년 백제가 사비로 천도하면서 사비도성 방어와 함께 도성 내외부의 공간적 경계를 표시하기 위해 쌓은 성으로 알려져 있으며 도성의 4면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을 각각 '동나성', '북나성', '서나성', '남나성'으로 부르고 있다. 앞서 부여 나성에 대한 발굴조사는 1991년 동나성 구간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30여 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그동안의 조사를 통해 동나성과 북나성은 성벽의 실체와 지형에 따른 다양한 축조 기법을 사용했다는 것을 확인했다. 반면 서나성과 남나성은 아직까지 존재 여부와 실체가 모호한 상태다. 서나성의 성벽은 부소산성 서쪽 성벽에서 구드래 방향으로 존재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현재 지표상에서 실체를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운 상태다. 특히, 사비도성
온전한 형태로 전 세계에서 단 3점 밖에 없는 고려시대 '나전국화넝쿨무늬합'이 일본에서 우리나라로 돌아왔다. 문화재청은 고려시대 예술을 대표하는 나전칠기 유물인 '나전합'을 지난해 12월 일본에서 환수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에 환수한 나전합은 하나의 큰 합 속에 여러 개 작은 합이 들어간 형태인 모자합(母子盒)의 자합(子盒) 중 하나로 길이 10㎝ 정도에 무게는 50g이다. 아주 작게 오린 나전을 뚜껑과 몸체에 빼곡하게 배치해 국화와 넝쿨무늬를 유려하게 표현했다. 뚜껑 중앙에 있는 큰 꽃무늬와 국화 꽃술에는 고려 나전칠기를 대표하는 특징인 대모복채법(玳瑁伏彩法)이 사용됐고, 뚜껑 테두리는 연주문(連珠文)으로 촘촘히 장식됐다. 대모복채법은 바다거북의 등껍질인 대모를 얇게 갈아 투명하게 만든 판의 안쪽에 안료를 칠해 비쳐 보이게 하는 기법이며, 연주문은 점이나 작은 원을 구슬을 꿰듯 연결해 만든 문양을 말한다. 또한, 금속선으로 넝쿨 줄기를 표현하고 두 줄을 꼬아 기물의 외곽선을 장식하는 등 다양한 문양 요소가 조화롭고 품격 있게 어우러져 있다. 이번에 돌아온 나전합은 문화재청의 위임을 받은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일본에 있는 개인 소장자로부터 지난해 12월 구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