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부터 2020년까지, 민중미술로 시대를 마주한다. 민주공원 기획전시 ‘박영균-들여다 듣는 언덕’이 31일까지 부산 중구 영주동 민주공원에서 열린다. 박영균 작가는 반독재 투쟁, 노동운동, 사회 현상을 작품에 담아 온 작가이다. 올 10월에는 전태일 50주기 노동미술제에도 참여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박 작가의 평면 작품 22점과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등 영상 작품 7점이 함께 전시된다. 신용철 민주공원 학예실장은 “작가 박영균의 눈은 귀가 되어 들여다 듣고 있다”고 말한다. 박 작가의 작품은 동시대 한국의 역사적 순간들에 함께하기 때문이다. ‘유치장에서 파병 반대’ ‘강경대 장례식 날 이대 앞에서’ ‘명동성당 단식하는 사람’ 등 작품 제목만으로도 현대사의 한 장면이 펼쳐진다. 2012년 서울 대한문 앞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의 농성장을 밀어내고 만들어진 꽃밭을 표현한 작품까지 시대의 현장을 보는 작가의 시선을 만날 수 있다. 박 작가는 1990년 벽보 선전전을 담은 그림과 2016년 정권에 의해 불온한 예술가로 낙인 찍힌 작가의 작업실을 담은 작품을 같이 보여준다. 외부에 의한 직접적 검열과 예술가 스스로 자신을 검열하는 모습이 대비된다. ‘86학번
코로나19와 추위로 움츠러든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해 줄 따뜻한 그림 선물이 온다. 신진 작가부터 중견작가까지 다양한 예술 작품을 부담 없는 가격으로 살 수 있는 ‘미니 예술 장터’가 두 곳의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Under 200展’ 국내외 미술시장에서 호평받는 작가 21인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았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 아트소향에서 열리는 ‘언더 200전’에서는 역량 있는 신진작가들의 작품 10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200만 원 이하 소품 위주로 전시를 구성했다. 조각에 회화를 결합한 작품을 선보이는 감성빈, 얼룩으로 인간 본연의 감정을 표현한 고우리, 한국 고유의 색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권순익, 몽환적 풍경을 그려낸 김민송, 한나와 토끼 시리즈로 유명한 김한나, 소나무 그림으로 유명한 류명렬 작가, 쌀 한 알에 삶의 궤적을 담아낸 박주호 작가 등의 작품이 전시된다. ‘비디오-조각’ 작업을 보여주는 금민정, 코끼리와 소년을 그리는 신대준, 진눈깨비 흩날리는 듯한 그림의 윤병운, 독특한 자화상을 선보이는 이선경, 키네틱·설치 조각을 하는 한진수 작가 등의 작품도 눈길을 끈다. ▶19일까지 아트소향. 051-747-0715. ■‘선물展’ 힘겨운 코로나
치유의 소나기가 춤으로 내린다. 2020 청년연출가 작품제작지원 공모 선정작인 김평수의 ‘소나기-잠깐 내린 비’ 공연이 오는 28일과 29일 이틀간 펼쳐진다. 청년연출가 작품제작지원은 부산문화재단이 청년 연출가를 선정해 작품 제작을 지원하고 이를 통해 부산 대표 브랜드 공연을 만들어 가는 사업이다. ‘소나기-잠깐 내린 비’는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를 각색한 창작 무용극으로 올해 최우수 청년연출가 선정작이다. 주인공 소년과 소녀는 산업화 과정에서 희생된 오늘날의 청년을 대변하는 존재로 표현된다. 자본의 논리가 팽배하고 도시화가 남긴 상처 속에 놓인 청년들이 찾아야 하는 희망에 대해 묻는 작품이다. 그들의 순수성 회복에 대한 갈망과 결의도 함께 보여준다. 김평수 ‘소나기-잠깐 내린 비’ 황순원 소설 각색한 창작무용극 청년연출가 작품 지원 선정작 자본주의에 상처입은 청년 표현 현대무용을 전공한 무용가 김평수가 연출을 맡았다. 김 연출가는 ‘프로젝트 광어’의 리더로 지역에서 활동하는 젊은 춤꾼이다. 그는 제24회 전국무용제 연기상, 제61회 개천예술제 연기상, 2018 한국 춤 비평가상, 2019 민족예술인상, 2020 부산 민주시민상을 받았다. 김 연출가는 “메
세계적 마술사들이 부산에서 환상의 무대를 선보인다. 2020 제15회 부산국제매직페스티벌이 24일부터 29일까지 열린다. 세계 투어에서나 볼 수 있는 유명 마술사들의 공연을 부산에서 만날 수 있다. 코로나19로 마술계도 얼어붙었지만 ‘마술의 고향’ 부산에서 더 뜨겁고 열정적인 마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부산국제매직페스티벌의 핵심 프로그램인 ‘매직 갈라쇼’를 올해는 스토리를 더해 두 가지 갈라쇼로 구성했다. ‘더 하우스’와 ‘그랜드 갈라쇼’로 역대 부산국제매직페스티벌 수상자들이 수 개월간 연습해서 공연을 만들었다. 더 하우스는 27~28일, 그랜드 갈라쇼는 28~29일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공연한다. ‘더 하우스’는 코믹한 할아버지와 살아 움직이게 된 할아버지의 인형들이 벌이는 좌충우돌 퍼포먼스를 마술로 풀어낸다. 지혜준, 도기문, 장해석, 김인수, 김현석, 양재혁, 최영우가 무대에 오른다. ‘그랜드 갈라쇼’에서는 유호진, 김현준, 현철용, 김상순, IRP, 김경덕, 한만호의 매직을 만날 수 있다. 마술사에 대한 꿈을 키우고, 세계적 무대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공연으로 펼쳐 보일 예정이다. 부산시민회관에서 열리는 기획공연 ‘매직 선물박스’는 8가지 다채로운
“많은 분들이 ‘설치미술이다’라고 우스갯소리를 하십니다.” 지난 13일 열린 부산시 문화체육국 행정사무감사 현장에서 나온 이야기다. 시의회 김태훈 행정문화위원장이 발언대로 불러낸 부산시립미술관장의 손에 들린 사진 한 장을 보고 있자니 기가 막혔다. 미술관에 빗물이 줄줄 새서 쓰레기통을 줄줄이 세워 놓고 물을 받는다니 누가 믿겠는가. 차라리 진짜 설치미술이었으면 했다. 이번 행감에서 3명의 부산시의원이 시립미술관 리모델링 문제를 거론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그만큼 시립미술관 노후화가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시립미술관의 노후화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4~5년 전부터 노후화에 따른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지만 당장 급하지 않은 일로 치부되어 왔다. 올여름 누수 사태는 이런 문제를 방치해 온 결과가 모두의 눈에 보이는 형태로 드러난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항온·항습을 못 맞추는 문제다. 이번 누수 이후 온습도 조절이 안 돼 ‘1960-70년대 부산미술’에 전시된 작품 몇 점이 손상됐다. 그중에는 외부에서 빌려 온 작품도 있다. 2년 전에는 기획전에 전시된 작품이 습도로 울기 시작해 바로 수장고로 내려보내는 소동을 빚었다. 같은 해 청년 작가 발굴전에 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