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산업 태동기부터 서울과 함께 영화산업의 양대 축이었던 부산이 필연적으로 ‘영화의 도시’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역사를 통해 되짚어본 책이 나왔다. 한국영화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한국 최초 영화 제작사 조선키네마 주식회사의 주요 활동 장소도 처음으로 밝혀져 의미가 크다. 부산대 영화연구소를 중심으로 영화연구자, 향토사학자, 독립영화감독, 영화평론가, 기자 등 15명의 저자가 참여한 <부산영화사>(부산대학교출판문화원)가 출간 준비 3년 만에 빛을 봤다. ■1920년대 부산, 경성과 영화산업 양대 축 <부산영화사>는 한국에서 영화산업이 태동한 1920년대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부산영화 역사를 정리한 첫 책이다. 책에는 부산 첫 영화제작사, 첫 극장, 첫 소극장 개설부터 부산국제단편영화제와 부산국제영화제의 출범, 부산 영화 배급 역사, 시대별 부산영화에 나타나는 부산에 대한 고찰 등이 실렸다. 최초의 한국영화는 서울에서 촬영한 김도산의 ‘의리적 구토’(1919)지만 한국 최초의 영화제작사가 설립된 곳은 부산이다. 당시에는 개별 극장 중심으로 영화가 만들어졌기 때문에 민간 자본으로 만든 조선키네마 주식회사의 설립은 한국영화사에서도 큰 사건
배우 윤여정이 영화 ‘미나리’로 한국배우 최초로 아카데미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면서 그가 걸어 온 연기 인생에도 관심이 쏠린다. 올해로 배우로 활동한 지 55년째이자 스크린 데뷔로는 50년째를 맞는 대배우의 이력을 살펴봤다. 부일영화상 유일 신인·조연·주연상 수상 ‘화녀’ 스페인 시체스영화제 여우주연상 ‘돈의 맛’으로 칸 레드카펫 밟기도 시상식마다 위트 있는 소감으로 인기 ■부일영화상 역사상 유일 ‘트리플 크라운’ 윤여정은 1958년 시작된 국내 최초의 영화 시상식으로 부산일보사가 주최하는 부일영화상과 그 누구보다 인연이 깊다. 스크린 데뷔작 ‘화녀’(1971)로 1972년 제15회 부일영화상 우수신인상을 수상한 것을 시작으로 3번이나 연기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2010년 ‘하녀’(임상수 감독)로 여우조연상, 2017년 ‘죽여주는 여자’(이재용 감독)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부일영화상 역사상 한 배우가 신인상, 조연상, 주연상을 모두 받아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사람은 윤여정이 처음이다. 무엇보다 스크린 데뷔작 ‘화녀’로 부일영화상 신인상을 거머쥘 정도로 윤여정은 신선한 연기를 선보였고, 일약 충무로 기대주로 떠올랐다. 1972년 3월 15일 자 〈부산일보
아카데미 영화상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있는 영화 ‘미나리’가 3월 한국 극장가에 관객을 불러 모았다. 특히, 아카데미상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라있는 윤여정 배우가 미국 배우조합상, 영국 아카데미상 여우조연상 등 주요 영화상을 휩쓸면서 극장가에 ‘미나리’ 효과가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된다. 18일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 3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 발표에 따르면 3월 전체 관객 수는 지난해 3월과 비교해 77.5%가 증가한 약 326만 명으로 집계됐다. 외국 애니메이션 2편 ‘소울’과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이 지난달 극장가에 관객을 불러모은 데 이어 3월에도 외국영화가 관객의 발길을 붙잡았다. 지난달(약 311만 명)에 비해서도 3월 관객 수는 4.7% 증가했다. 지난달 3일 개봉한 ‘미나리’는 개봉 이후 21일 연속 일일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다. 제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지 이틀 만에 개봉해 더욱 관심이 쏠렸다. ‘미나리’ 개봉에 힘입어 3월의 첫 주말인 토요일(3월 6일) 극장 일일 관객 수가 22만 2784명을 기록했다. 올해 처음으로 극장을 찾은 관객이 하루에 20만 명이 넘은 것은 111일 만이다. 3월은 특히 외국영
꽃잎이 휘날리는 4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의 연주로 부산이 물든다. 부산이 낳은 연주자 황성훈이 피아노 독주로 관객과 만난다. 실력파 피아니스트 황성훈이 3번째 CD를 발매한 기념으로 연주회를 연다. 18일 부산문화회관 챔버홀에서 황성훈 피아노 독주회를 만날 수 있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소니 클래시컬(Sony Classical) 레이블로 황성훈 Live in concert(2019 독주회 라이브 실황) CD 발매를 기념한 콘서트다. 프랑스 에피날(Epinal) 국제 콩쿠르 2위와 프랑스 음악해설 특별상, 스페인 마리아 카날스(Maria Canals) 국제 콩쿠르 3위, 스페인 하엔(Jaen) 국제 콩쿠르 2위 등 피아니스트 황성훈이 입상한 국제 콩쿠르만 41개에 달한다. 황성훈이 바로크 음악부터 현대음악까지 방대한 레퍼토리를 소화하는 연주자였기에 수많은 입상이 가능했다. 이번 독주회에서는 모차르트, 쇼팽, 베토벤, 포레 같은 고전주의와 낭만주의 작곡가의 곡을 들려준다. 기본기가 탄탄한 연주자의 뚝심 있는 연주를 만나는 공연이다. 먼저 프랑스 서정 음악의 대가 포레의 녹턴 2번으로 문을 연다. 포레의 깊은 감성과 서정적인 음악세계를 그려낸 작품으로, 포레가
단편영화의 매력에 푹 빠질 수 있는 부산국제단편영화제(BISFF)가 현장 상영으로 돌아온다. 지난해 코로나19로 8월로 한 차례 연기되고, 온라인 상영만 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현장 상영을 중심으로 정상 개최된다. 제38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는 21일부터 26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과 중구 BNK부산은행 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예외 상태’를 주제로 총 39개국 125편을 만나볼 수 있다. 지난해 42개국 140편에 비해 약간 줄어든 수준이다. 개막작은 총 3편이다. 올해 주빈국 네덜란드의 ‘로스트 온 어라이벌’, 아카데미상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 후보에 올라있는 ‘오페라’, BISFF 제작지원작 ‘온택트’다. 폴라크반베쿰(에스터 폴라크, 이발 반 베쿰) 감독의 ‘로스트 온 어라이벌’은 갑자기 치매로 기억을 읽어가는 주인공의 삶을 담은 실험영화다. 한국인 에릭 오 감독의 ‘오페라’는 독재 정치 사회를 피라미드 기계 형상을 덧대 표현한 작품으로 25일(현지 시각) 열리는 아카데미상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김정인 감독의 ‘온택트’는 코로나19로 인한 예외 상태에서 언어를 상실한 한 남자를 통해 인간 사회의 소통과 위기 극복 방식을 탐구하는 극
부산 복합문화공간 F1963에 부산 출신 지휘자 금난새 음악감독의 생각이 반영된 음악홀이 개관했다. ‘금난새 뮤직 센터(GMC)’라고 이름 붙은 공간은 실내악 공연과 오케스트라 리허설, 연습과 교육을 할 수 있는 시설이다. 1일 방문한 GMC는 부산 수영구 망미동 F1963 부지 내 별도로 건축한 건물이었다. 지하 1층에 위치한 GMC는 ‘슈박스’ 형태로 건축된 음악홀과 대, 중, 소 크기별로 나눠진 연습실 5개, 음악 로비로 구성된 공간이다. 특히 음악홀은 층고가 2층 높이에 달하고 지상 1층은 통유리로 360도 둘러싸여 있어 지나가는 사람이 연습 모습이나 공연 실황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이 때문에 지하에 있지만 답답한 느낌을 주지 않았고 1층 정원의 대나무가 보여 자연에 둘러싸여 있다는 느낌도 들었다. 연주자는 35명 내외, 관객은 120~150명까지 입장할 수 있다. 금난새 음악감독은 “올 1월부터 12번에 걸쳐 피아노, 2중주, 3중주, 현악 4중주, 목관 5중주, 챔버 오케스트라 등 다양한 구성으로 연주해 보니 음향이 좋아서 참여한 연주자들이 모두 만족했다”면서 “연주자와 청중이 자연스레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3년
통영에 봄이 왔다. 통영국제음악제 개막일인 26일, 2년 만에 관객과 만나는 음악 축제를 축하하듯 벚꽃은 만개했고 날씨는 맑았다. 공연장 문을 열고 나가면 바닷소리와 바닷새 소리가 들리는 곳, 통영국제음악당에는 그렇게 ‘음악의 봄’이 찾아왔다. ■윤이상으로 개막하다 26일 오후 7시 30분 통영시 도남동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 ‘통영이 낳은 현대음악의 거장’ 윤이상(1917~1995) 선생을 기리는 음악제답게 윤이상의 ‘서주와 추상(Fanfare & Memorial, 1979)’으로 축제의 문을 열었다. 쨍한 금관 팡파르로 시작하는 이 곡은 냉전 시대 핵전쟁으로 인류 멸망에 대한 위험을 경고한다. 냉전은 끝났지만 여전한 국가 간의 대립과 갈등, 이기심, 어쩌면 코로나19로 벌어진 현재 상황을 경고하는 소리로도 들렸다. 음악 교육 사업 ‘엘 시스테마’가 낳은 베네수엘라 출신의 세계적 지휘자 크리스티안 바스케스의 지휘로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가 화려하게 축제 서막을 알렸다. 당초 피아니스트 루카시 본드라체크가 협연할 예정이었지만 연주자 개인 사정으로 취소되면서 떠오르는 스타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가 무대에 올랐다. 초록빛 드레스를 입고 나타난 김봄소리는 오케스트
부산국제영화제(BIFF) 신임 집행위원장에 허문영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 프로그램디렉터가 임명됐다. BIFF는 25일 오후 영화의전당에서 이사회와 정기총회를 열고 허문영(59) 디렉터를 BIFF 집행위원장으로 위촉했다. 앞서 지난 1월 계약 만료로 BIFF를 떠난 전양준 전 집행위원장에 이어서다. 임기는 3년이고, 연임할 수 있다. 부산 출신인 허 집행위원장은 <월간중앙>과 영화전문지 <씨네 21>에서 기자로 일했고, BIFF 초창기인 2002년부터 2006년까지 5년 동안 한국영화 프로그래머로 일했다. 이후 시네마테크 부산 원장으로 활동했고, 2011년 영화의전당이 개관과 동시에 시네마테크 부산과 영화의전당이 합쳐지면서 영화의전당 영화처장으로 영화 프로그램을 총괄했다. 최근 약 10년 동안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 프로그램 디렉터로 시네마테크 기획전을 맡아왔다. 허문영 BIFF 집행위원장은 “부산영화제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했던 2000년대 초반에 비해 영화제 규모가 굉장히 커졌고 사업도 다변화됐다”면서 “어려운 시기 집행위원장을 맡게 돼 마음이 무겁지만 이용관 이사장을 비롯한 영화제 베테랑들과 함께 잘 헤쳐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부산
한국 유일 유네스코 영화창의도시이자 아시아 최초로 영화창의도시로 지정된 부산이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UNESCO Creative Cities Network, UCCN) 영화 분야에서 부의장 도시로 선정됐다. 25일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은 의장도시로 선정된 스페인 테라사와 함께 이달부터 2023년 2월까지 2년 동안 부의장 도시로서 활동한다. 2년 임기가 끝나면 부산은 자동적으로 영화 분야 의장도시 역할을 맡게 된다. UCCN은 유네스코 창의도시로 지정된 도시들(문학, 음악, 공예, 디자인, 음식, 영화, 미디어아트 7개 분야) 간의 국제 연대로, 84개국 246개 도시가 가입했다. 영화창의도시로는 이탈리아 로마, 호주 시드니 등 16개국 18개 도시가 선정돼 활동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부산을 비롯해 일본 야마가타, 인도 뭄바이 등 6개 도시가 속해 있다. 앞으로 부산은 UCCN 운영위원으로서 영화 분야 서브 네트워크 회의 운영, 공동 프로젝트 기획 등 역할을 하게 된다. 부산시 관계자는 “올해 12월 아시아·태평양 영화창의도시 포럼을 부산에서 화상으로 개최할 예정”이라면서 “부의장 도시 선정으로 국제 사회에서 ‘영화도시 부산’ 브랜드를 더욱 공고히 하
부산 감독이 바라본 진주, 대구 감독이 보는 부산의 모습이 한 편의 영화로 탄생한다. 유네스코 창의도시가 영화로 교류하는 사업으로 올해 다섯 번째를 맞은 ‘부산 인터시티 레지던시 영화제작사업’의 일환이다. 부산독립영화협회가 주최하는 ‘2021 부산 인터시티 레지던시 영화제작사업’에는 부산 출신의 이성욱 감독과 대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장병기 감독이 참여한다. 이 감독은 유네스코 공예·민속예술 창의도시 진주에서, 장 감독은 영화 창의도시 부산에서 단편영화를 연출한다. 이 감독은 단편영화 ‘아이스’(2019)로 제19회 미쟝센 단편영화제에 공식 초청받았다. 지난해 열린 제22회 부산독립영화제에서 심사위원특별상, 관객심사단상,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등 3개 부분에서 수상하며 주목받았다. 장 감독은 첫 연출작인 단편 ‘맥북이면 다 되지요’(2017)로 제15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국내경쟁 대상, 제8회 부산평화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한 청년 감독이다. 최근작인 ‘할머니의 외출’(2019)은 제45회 서울독립영화제 후반제작 지원작으로 선정돼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상영했다. 부산 인터시티 레지던시 영화제작사업은 당초 유네스코 영화 창의도시로 선정된 해외 도시와의 교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