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공예품의 정수라고 알려진 보물 '익산 미륵사지 서탑 출토 사리장엄구'가 국보로 승격된다. 문화재청은 2018년 6월 보물로 지정됐던 '익산 미륵사지 서탑 출토 사리장엄구'를 국보로 지정한다고 31일 예고했다. 이 유물은 2009년 서탑의 중심을 이루는 기둥인 심주석(心柱石)의 사리공(舍利孔)에서 나온 유물로서, 금제 사리봉영기와 함께 사리호, 청동합 등 총 9점으로 돼 있다. 얇은 금판으로 만들어진 사리봉영기는 앞·뒷면에 각각 11줄 총 193자가 새겨져 있다. 내용은 (佐平) 사택적덕(沙宅積德) 딸인 백제 왕후가 재물을 시주해 사찰을 창건하고 기해년에 사리를 봉안해 왕실의 안녕을 기원한다는 내용이 있어 발견 당시 학계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문화재청은 "그동안 삼국유사를 통해 전해진 미륵사 창건설화에서 구체적으로 나아가 조성 연대와 주체에 대한 새로운 역사적 사실을 밝힌 계기가 돼 사리장엄구 중에서도 가장 주목되는 유물"이라며 "서체 역시 곡선미와 우아함이 살아있는 백제서예의 수준과 한국서예사 연구에 필요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석탑에서 나온 금동사리외호 및 금제 사리내호는 모두 몸체의 허리 부분을 돌려 여는 구조로, 선의 흐름
깊어가는 10월의 마지막 밤, 100주년을 맞이한 우리네 가곡을 사랑하고 계승하기 위해 예향의 도시 광주의 음악가들이 K-가곡을 노래하는 공연을 마련했다. 31일 오후 7시 광주 유·스퀘어 문화관 금호아트홀에서 ‘이야기가 있는 가을 밤의 k-가곡 축제’가 열린다. 빛고을하모니의 주최로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한국 가곡의 시대적 흐름과 신작 가곡에 이르기까지 아름다운 시와 노래로 표현한 우리 가곡을 박원자 시인의 이야기와 광주챔버싱어즈 등의 합창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합창과 독창 등을 선보이는 이날 무대에는 광주챔버싱어즈의 합창과 함께 소프라노 고재경, 바리톤 이길호, 베이스 기세관의 독창이 펼쳐진다. 총 6개 섹션으로 나눠지는 무대는 먼저 ‘3·1 운동과 새로운 장르의 노래인 가곡의 탄생’이라는 주제로 ‘봄처녀’와 ‘동무생각’ 등을 노래한다. 두번째 섹션인 ‘중일전쟁과 한국 가곡의 빛과 그림자’에서는 한국 가곡의 그림자를 상징하는 곡 ‘선구자’와 한국 가곡의 빛인 ‘어머니의 마음’과 ‘내 마음’을 부른다. ‘광복과 한국가곡의 새로운 출발’ 섹션에서는 ‘동심초’와 ‘산유화’,‘고풍의 상’ 등을 소프라노 김영미와 나인희, 김미란이 각각 노래한다. 이어 ‘6·2
전시장에 코끼리, 기린 등 동물이 나타났다. 코끼리는 누워 있고, 새끼 기린은 공 위에 올라가서 놀고 있다. 전시장 나들이 나온 동물들에게 어떤 사연이 있을까. 뜻밖의 미술관(센터장 김성혁)이 11월 6일까지 전시 ',(comma)'를 개최한다. 전시에는 김미라 서양화가, 이보영 한국화가, 황유진 조각가(조소)가 참여했다. 세 명의 작가는 동물과 자연 이미지를 통해 우리가 필요로 하는 일상 속 작은 쉼의 풍경을 표현했다. '다양성'이라는 큰 주제에 쉼을 뜻하는 ',(comma)'를 더해 관람객에게 쉼을 선물하고자 했다. 전시장 한쪽에는 관람객들이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도록 작품 앞에 작은 의자도 설치했다. 가만히 앉아 작품을 감상하며 잠시나마 쉴 수 있도록 조성한 것이다. 미술관은 전시 관람 외에도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전시장 앞쪽에는 돌, 나무, 기린 등이 그려진 엽서에 각자만의 색을 채울 수 있도록 사인펜, 색연필도 구비해 뒀다. 세 명의 작가는 "관람객은 연극적 요소를 가진 작품의 공간으로 들어와 작품 속 세상을 경험하며 작품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작가들의 상징체인 돌, 나무, 기린과 함께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
이중섭, 박수근, 천경자, 김종영, 이인성, 유영국….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수집한 미술 작품이 경남을 찾는다. 경남도립미술관은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영원한 유산’ 전시를 28일 개막한다. 전시는 내년 1월 25일까지 경남 창원시 경남도립미술관 3층의 4·5전시실에서 열린다. 고 이 회장의 유족들은 고인이 평생 수집한 문화재와 미술품 2만 3000여 점을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과 일부 지역 공립 미술관에 기증했다. ‘이건희컬렉션’ 지역미술관 순회전으로 추진된 이번 전시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49점, 대구미술관 소장품 7점, 전남도립미술관 소장품 4점 등 총 60점의 작품이 소개된다. 193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한국 근대와 현대 미술사를 대변할 수 있는 작가 40여 명의 작품이다.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영원한 유산’전은 총 3부로 구성된다. ‘제1부, 빗장을 풀며’는 한국의 사계절이 가진 다채로운 자연 풍경을 화폭에 담은 김기창, 변관식, 박대성, 오지호, 이인성의 작품을 소개한다. ‘제2부, 오늘이 그림 되니’는 평범하지만 아름다운 일상을 그린 작가의 작품을 다룬다. 일제강점기와 해방 이후 어려운 환경 속에서 한국인의 삶과 정체성
이달 초 출범한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이하 문예진흥원)이 각 분야를 이끌 본부장·관장급 채용을 알리고 공간 마련에 박차를 가하며 본격적으로 진용 갖추기에 나섰다. 문예진흥원은 기획경영본부장·문화예술본부장·관광본부장·오페라하우스 관장·대구미술관장·문화예술회관장·콘서트하우스 관장·박물관운영본부장 등 개방형 직위 본부장·관장 8명을 공개 모집한다고 28일 밝혔다. 응모자격 요건은 ▷비전 제시 및 조직혁신을 이끌 수 있는 전략적 리더십을 갖춘 자 ▷응시 분야와 관련한 전문성과 풍부한 경험을 갖춘 자 ▷고객 지향성 및 문제 해결방안을 도출하는 변화관리 능력을 갖춘 자 ▷조직관리 능력과 대 시민 공감대 형성 능력을 갖춘 자다. 세부 자격요건은 공고문에 명시한 학력, 공무원 경력, 민간 경력의 총 3개 요건 중 1개 이상을 갖춰야 한다. 지원자는 공모 진행 중인 분야에 중복으로 신청할 수 없으며, 중복신청 시 서류심사에서 부적격 처리된다. 또한 임기는 2년이며, 성과평가에 따라 최대 2년 연장 가능하다. 문예진흥원은 서류전형위원회의 서류심사를 통해 면접 대상자를 선정하고 면접전형위원회의 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게 된다. 서류 접수는 11월 1일부터 7일까지 우편(등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로 일상 회복 속 각종 전시·공연이 잇따라 재개되는 가운데 지역공연계가 빠른 속도로 팬데믹 휴유증을 회복하고 있다. 충청권 공연 매출이 지난해보다 4배가량 늘어나는 등 가을철 공연 성수기를 맞아 활기를 띄는 모습이다. 여기에 다수의 가수들이 지역콘서트를 예고한 가운데 마술(매직)쇼, 대중음악 콘서트 등이 다시 기지개를 펴고 있다. 27일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 지역문화예술계 등에 따르면 올해 9월 26일부터 10월 26일까지 최근 한달간 충청권 공연 매출은 13억185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억435만원 대비 약 4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지역별로는 대전이 6억6594만원(티켓판매 1만7865건), 세종이 5430만원(3527건), 충남이 4억3231만원(2만9486건), 충북이 1억4930만원(5436건)으로 나타났다. 충청권 전역에서 적게는 2배, 많게는 4배가량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 가을 시즌 지역공연계의 굵직한 기획공연에 지역민들도 높은 관심과 호응을 보이고 있음을 방증한다.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으로 대체됐던 대중음악공연도 다시금 정상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그동안 화면을 통해서 팬들을 만
생애 12편의 오페라 작품을 남긴 푸치니가 ‘이전까지 내 오페라들은 잊어도 좋다’고 자신한 걸작이 11월 광주에서 펼쳐진다. 광주시립오페라단이 제11회 정기공연 ‘투란도트’를 11월 26일부터 27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 극장1에서 연다. (26일 오후 5시, 27일 오후 3시) ‘투란도트’는 원작인 카를로 고치의 동화를 각색한 작품으로 고대 중국을 배경으로 남녀간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타타르인을 증오하는 중국 공주 투란도트가 청혼자들에게 수수께끼를 내 문제를 푼 사람과 결혼하는 대신 풀지 못하면 처형시키겠다는 조건을 건다. 타타르국의 왕자 칼라프는 수수께끼에 도전하고 공주의 마음을 얻게 돼 두 사람은 모두의 축복 속에 사랑의 결실을 맺는다. 작품은 푸치니의 생애 마지막 오페라이자 역작으로, 푸치니가 만든 열두편의 오페라 중 가장 웅장하고 화려하다는 특징이 있다. 푸치니의 후두암 투병으로 미완에서 끝날뻔한 작품을 제자 프랑코 알파노가 스케치를 바탕으로 완성시켰다. 이번 공연은 광주시립오페라단과 (재)대구문화예술진흥원 오페라 하우스의 합작으로 2019년 시작한 ‘오페라 달빛동맹’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앞서 지난 9월 제19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양평군 용문산의 단풍이 절정에 올랐다. 용문산 관광단지 내에선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문화행사도 열리며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산림청은 지난 9월 발표한 올해 '2022 가을 단풍 절정시기' 자료에서 올해 용문산 단풍의 절정을 27~30일로 예상했다. 28일 오후 찾아간 용문산 관광단지는 노란 은행나무와 붉은 단풍이 절정이었다. 용문산관광지에서 용문사까지 조성된 1.2㎞의 계곡 산책로 구간은 대표적인 힐링 명소다. 용문산 꼭대기에서부터 흘러 내려오는 계곡 물소리와 단풍, 소나무가 한데 어울린 오색찬란한 자연풍광은 지친 현대인들에게 쉼을 선사한다. 산책로 끝엔 천연기념물인 1천100살 용문사 은행나무가 그 위용을 뽐낸다. 높이 42m, 뿌리둘레 15.2m의 거목이 선사하는 황금빛 단풍은 양평에서 즐기는 가을의 하이라이트다.이날 오후 인천에서 용문산을 찾은 관광객 이슬아(26)·양윤지(26)씨는 "용문산에 처음 왔는데 단풍이 너무 예쁘고 날씨마저 가을 느낌이 물씬난다"며 "주변의 산을 가려면 시외버스를 타거나 기차를 타야 하는데 여기는 지하철만 타고 올 수 있어 접근성도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용문산관광단지 입구 안내소에선 손 글씨로 추억을 되새길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부산의 무형유산을 축제로 즐긴다. ‘2022 부산인류무형문화유산축제-찬란한 유산을 만나다’가 29일 오후 1시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열린다. 부산인류무형문화유산 축제는 (사)부산구덕민속예술보존협회가 선조가 남긴 귀중한 무형문화재를 시민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 마련한 행사이다. 부산고분도리걸립(2011년 부산시무형문화재), 동래야류(1967년 국가무형문화재), 감내게줄당기기(줄당기기/2015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구덕망깨소리(2001년 부산시무형문화재), 수영야류(1971년 국가무형문화재), 부산농악(1980년 부산시무형문화재). 2022 부산인류무형문화유산축제에서 선보이는 부산의 찬란한 무형문화유산들이다. 개막식은 부산고분도리걸립 예능보유자 정우수의 공연이 장식한다. 옛 부산 서구 대신동 일대인 ‘고분도리’ 지역에서 정초에 나쁜 일을 물리치고, 좋은 일만 있기를 바라는 뜻에서 집집마다 방문하며 펼친 풍물굿이다. 정우수의 성주풀이로 막을 올리고 당산굿, 우물굿, 대문굿 등이 펼쳐진다. 감내게줄당기기는 경남 밀양시 부북면 감천리에서 정월 대보름날 행해지던 민속놀이다. 일명 ‘끼줄 땡기기’라 불리는 감내게줄당기
갤러리 인 포레(대구 달성군 가창면 헐티로 223)에서 오는 30일까지 김성식·박명호·정세연 작가의 '3인 3색' 전시가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김성식의 풍경 사진과 박명호의 일상 속 인물 사진, 정세연의 회화 작품들로 채워졌다. 김성식은 일몰과 일출, 백로, 해바라기 등 신비롭고 웅장한 자연의 모습을 사진으로 표현했으며, 박명호는 삶 속에서 만난 다양한 인물들의 모습을 흑백 사진으로 나타냈다. 김성식 작가는 "오래전부터 아름다운 세상을 렌즈에 담아내왔다. 긴 시간 대자연의 경이로운 매력에 푹 빠져 힐링해왔다"며 "관람객들과 자연 속으로 동행하며 감사와 행복을 나누는 전시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한 정세연 작가는 산을 물들인 황매, 자작나무 숲 등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꽃이 핀 메밀밭, 물 위에 뜬 바위섬도 작품 속 풍경이다. 정세연 작가는 "삶이 지루해지려 할 때 우연히 잡아본 붓이 여생의 벗이 됐다. 이번 전시를 통해 많은 사람들과 인생의 흔적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