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강릉 15.6℃
  • 맑음서울 17.4℃
  • 맑음인천 15.0℃
  • 맑음원주 17.8℃
  • 맑음수원 17.0℃
  • 맑음청주 18.7℃
  • 맑음대전 16.6℃
  • 맑음포항 14.3℃
  • 맑음대구 20.3℃
  • 맑음전주 17.0℃
  • 맑음울산 18.7℃
  • 맑음창원 20.6℃
  • 맑음광주 17.5℃
  • 맑음부산 20.7℃
  • 맑음순천 17.1℃
  • 맑음홍성(예) 16.1℃
  • 맑음제주 20.1℃
  • 맑음김해시 20.3℃
  • 맑음구미 18.5℃
기상청 제공
메뉴

(부산일보) 광채를 품은 나전(螺鈿), 그 아름다움이 눈부시다

부산박물관, 신수유물 소개전
일제강점기 작품 14점 첫 선
‘부산관’ 2층서 6월 13일까지

 

 

 

 

 

광채를 품은 나전(螺鈿)의 아름다움이 눈부시다. 옻칠이 된 매끈한 병 표면에 자개 조각으로 입체감을 더한 공작이 마치 살아 꿈틀대듯 그 자태를 뽐낸다. 나전으로 공작을 새긴 이 병은 지난해 부산박물관이 구입한 근·현대 나전칠기 작품 수십 점 가운데 하나다.

 

부산박물관은 지난해 구입한 유물 중 근대(일제강점기) 나전칠기 6건 14점을 선별, 시민들에게 첫선을 보이는 신수유물(新收遺物) 소개전 ‘나전(螺鈿), 미술이 되다’를 6월 13일까지 박물관 부산관 2층 미술실에서 연다.

 

신수유물 소개전은 부산박물관이 기증받거나 구입한 유물과 보존처리가 끝난 유물 중 시민들에게 공개하지 못한 유물을 새롭게 소개하는 전시로 2010년부터 매년 개최돼 왔다.

 

얇게 갈아낸 조개껍데기로 무늬를 만들어 기물의 표면에 박아 넣어 꾸미는 나전 공예는 삼국시대부터 이어져 온 전통 공예기법이다.

 

특히 고려 시대는 이 기법이 매우 발달해 국내외에 그 명성이 높아 중국 송(宋)나라 때 사신으로 고려를 다녀간 서긍(徐兢)은 <고려도경>에서 나전 세공의 우수함을 찬양했고, 원(元)나라 왕후는 고려에 나전경함(螺鈿經函)을 주문할 정도였다. 또, 근대에 들어서면서 ‘도안’과 ‘실톱’을 통해 좀 더 세밀하고 섬세한 표현이 가능해지면서 크게 성장을 이루었다. 나아가 각종 박람회에서 예술적 우수성을 인정받으면서 나전 공예를 일상용품의 제작이 아닌 ‘미술’의 한 분야로 인식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라는 특수 상황 속에서 근대 나전 공예의 역사적·예술적 가치는 크게 인정받지 못했다.

 

부산박물관은 근대 나전 공예의 역사적 가치와 아름다움을 고려해 지난해 모두 31건 93점의 근대 나전칠기 관련 유물을 샀다. 이번 전시에는 근·현대를 대표하는 나전칠기 공예가인 ‘김진갑(金鎭甲·1900~1972)’의 ‘나전 칠 공작·모란무늬 병’을 비롯해 장수를 기원하는 ‘수(壽)’ 자와 봉황·복숭아나무 등 다양한 문양의 자개를 박아 화려함을 더한 ‘나전 칠 수(壽)자 무늬 경상’, 동래 온천장에서 제작한 것으로 대나무 잎과 가는 줄기를 자개로 섬세하게 표현한 ‘나전 칠 대나무 무늬 벼루함’ 낙랑 출토 유물의 문양을 모방·변용한 것 같은 ‘나전 칠 낙랑무늬 접시’, 접시 5점이 한 벌로 구성된 ‘나전 칠 포도무늬 접시’ 등 주요 유물 6건 14점을 공개한다.

 

특히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는 ‘나전 칠 공작·모란무늬 병’은 옻칠을 한 청자 매병에 우리나라 전통 나전기법을 사용, 공작과 모란을 입체감 있게 표현해 눈길을 끈다. 이 유물은 옻칠 위에 금가루를 뿌리는 일본 전통 칠공예 기법(마키에)도 사용했다.

 

부산박물관 신동조 학예사는 “이번에 공개되는 나전칠기 유물 6건 14점은 모두 일제강점기 때 것이다”면서 “이번 전시에는 이 외에도 나전칠기 포장상자 1건 1점, 광고지 1건 1점도 함께 전시된다”고 설명했다.

 

부산박물관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회당 관람 인원(회당 22명)을 제한하고 있어 부산박물관 누리집을 통해 사전 관람 예약 후 이용하면 편리하다. ▶신수유물(新收遺物) 소개전 ‘나전(螺鈿), 미술이 되다’=6월 13일까지 매주 화~일요일(매주 월요일, 지정 휴관 일은 제외)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부산박물관 부산관 2층 미술실. 051-610-7144.

 

정달식 선임기자 dos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