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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新팔도명물]전북 진안군 부귀농협 '마이산 김치'

포기마다 머금은 고원의 물맛…아삭아삭 그리운 어머니 손맛

 

해발 500m서 키워낸 채소 식감 일품
부귀지역 지하수 뽑아올려 세척·절임
전통방식 고수 수작업으로 양념 발라
토굴에 '묵힌김치' 면역 개선에 도움

 

김치는 한식, 이른바 K-푸드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하면서 '세계적 식품'이 됐다.

김치에는 비타민C, 칼슘, 단백질, 무기질, 섬유질 등 온갖 영양소가 풍부하고 항산화 성분이 들어 있어 노화방지에 도움이 된다.

김치가 익는 과정에서 생기는 유산균은 장을 깨끗하게 만든다. 김치의 필수 부재료인 고춧가루와 마늘에는 캡사이신(매운 맛)과 알리신(아린 맛)이 다량 함유돼 있어 신진대사를 돕고 항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원지역, 전북 진안에서 생산되는 부귀김치는 고원 특유의 담백함과 전통의 감칠맛을 내며 전국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 전라도 고유의 '감칠맛' 김치

한국인의 보편적 정서에 알맞은 '감칠 맛 나는 김치'의 생산지를 꼽으라면 역시 '맛의 고장 전북지역이 단연 압권이다. 전북지역의 김치 가운데서도 대표선수 격인 김치가 하나 있다.

바로 진안 부귀농협(조합장·김영배) 마이산김치다. '마이담'이라는 상표로 불리는 이 김치는 1992년 세운 김치 가공공장에서 30년 가까이 생산돼 왔으며, 전라도 음식의 고유한 풍미를 자랑한다.

마이산김치는 담백함의 대명사이자, 감칠맛의 맏형으로 통한다. 배추·무·고추 등 김치 재료 대부분을 남한지역 단 하나뿐인 고원에서 자란 것으로 사용하는 것은 마이산김치뿐이다.

고원의 기후와 토양이 담백함의 근원이고, 전통의 '레시피'와 '제조방식'은 감칠맛을 내는 원인으로 풀이된다. 수십 가지 종류의 마이산김치는 어떤 종류든 '고원 특유의 담백함'과 '전통의 감칠맛'을 품고 있다.

진안은 해발 평균이 500m가량으로 일교차가 극심한 고원지대다. 일교차가 큰 고원에서 자란 배추·무·고추 등은 육질이 단단하고 아삭거려 식감이 일품이다. 청정한 물, 신선한 공기 또한 김치 원료인 채소의 품질을 좋게 만든 데 큰 역할을 한다.

# 어머니의 손맛, 전통방식으로 제조

마이산김치는 제조 과정에서 수작업 양념 바르기, 천연조미료 사용, 찹쌀 풀 넣기 등 진안고원의 3가지 전통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수작업 양념 바르기란, 어머니 손맛을 내기 위한 전통 방식으로 포기김치를 담글 때 배춧잎을 하나하나 들춰가며 사이사이에 양념을 채우는 것을 가리킨다. 이런 방식의 포기김치는 작업이 더뎌 인건비 면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하지만 부귀농협은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이 방식을 지키고 있다.

마이산김치에는 화학조미료가 일절 쓰이지 않고 전통방식의 천연조미료만 사용된다. 천연조미료는 표고버섯과 다시마 등을 직접 우려내 만드는 것으로, 이를 만드는 데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하지만 전통의 담백한 맛을 살리기 위해 어려움을 감수한다는 게 김영배 조합장의 설명이다.

'찹쌀 풀 만들어 넣기'도 고원의 전통방식이다. 찹쌀 풀은 전라도 김치 고유의 감칠맛을 내는 필수 재료다.

# '고원지대'의 물로 담가

마이산김치가 훌륭할 수밖에 없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바로 '물맛'이다. "음식의 맛은 물맛이 절반이고, '진안 물'로 김치를 담그면 누가 담가도 맛있다"는 말이 있다. 마이산김치는 세척과 절임을 할 때 고원지대인 진안 부귀 지역 땅 아래에서 뽑아 올린 지하수를 사용한다.

마이산김치에는 포기김치 말고도 총각김치, 백김치, 열무김치, 갓김치, 깍두기, 파김치, 고들빼기김치, 동치미, 막김치, 묵힌김치 등 수십 종류가 있다.

이 가운데서 최근 코로나19 시대를 거치면서 면역에 좋다는 히트상품이 하나가 탄생했다. 바로 이른바 '유산균의 보고'로 알려진 '묵힌김치'다. 묵힌김치는 항산화 작용뿐 아니라 면역력 개선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귀농협은 코로나 시대를 예견이라도 하듯 몇 년 전부터 가공공장 뒤편 산비탈을 깎아 만든 토굴형 저장고에 묵힌김치를 준비해 왔다. 토굴형 저온저장고는 일반 저온저장고보다 외부 환경의 간섭이 거의 없어 온·습도가 일정하다. 이로인해 김치 숙성이 자연스럽고 '감칠맛'과 특유의 '시원한 맛'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

부귀농협 묵힌김치는 진안고원 전통 '레시피'로 제조된 후 토굴에서 숙성돼 '시원한 맛'이 일품이라고 평가받는다. 최근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면서 20대에게도 커다란 인기를 끌고 있다.

 

 

 

■ 속까지 꽉 채운 '품질' 자부심
제조라인 3단계 소독… 포장까지 10단계 자동화 위생처리

 

 

농식품부 전통식품·식약처 해썹 등 인증
2019년 '전국김치품평회' 최우수 등 입상


마이산김치는 지난 2011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해썹·HACCP) 인증을 받았다. 마이산김치 공장 제조라인에 입장하려면 반드시 위생복, 위생모, 위생화를 착용한 후 3단계 소독을 완료해야 한다.

마이산김치는 '포기김치의 속 채우기' 공정 말고는 절단, 절임, 세척, 정선, 선별, 양념, 포장 등 원료 입고부터 제품 포장까지 10단계 대부분의 공정이 자동화로 위생 처리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수십 종류의 김치에는 '마이담'이라는 상표가 부착된다. 1㎏, 3㎏, 5㎏, 10㎏ 단위로 포장 판매한다.

또 전통식품(농림축산식품부), ISO 9001(한국품질인증원), KS(한국식품개발연구원),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을 받았고,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는 농식품원산지표시 우수업체, 전라북도에서는 도지사 인증상품으로 선정된 바 있다.

2000년부터 2009년까지 농협가공사업 경영 분야에서 대상, 금상, 은상 등을 여러 차례 수상했다. 2011년엔 해썹(HACCP) 우수업체 선정 표창을 받았으며 2013년 김치품평회에선 전북지역 우수브랜드로 선정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받았다.

또 마이산김치는 100% 국내산 재료를 사용한 국산 김치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해마다 열리는 '전국김치품평회'에서 '최우수상(2019년 제8회 김치품평회)' 등 여러 차례 상위 입상했다.

한편 부귀농협 김치 가공공장은 2층 규모 6천666㎡에, 일일 최대 생산량은 32t가량이다.

이 가공공장은 1992년 이형수(87) 당시 조합장이 지역 유지와 조합원들의 중지를 모아 설립한 '대한민국 1세대' 김치 제조원이다. 마이산김치에는 "배추 농사로 하나가 돼 김치를 만들어 잘살아 보자"는 협동 정신이 '양념'으로 추가돼 있는 셈이다.

1992년 준공한 부귀농협 김치 가공공장은 2009년 최첨단 공장을 신축 이전했다. 그 다음 해 HACCP 인증을 받은 마이산김치는 싱가포르, 두바이, 미국, 러시아, 호주, 쿠웨이트, 이라크 등으로 수출길에 올랐다.

/전북일보=국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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