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소양취수장 취수펌프 밸브 연결부위 파손으로 지난 9일 춘천시내 곳곳에 수돗물 공급이 중단됐던 가운데 공급이 정상화된 10일에도 춘천시 일부 지역은 물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시민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춘천시 삼천동의 아파트에 거주중인 A씨의 가족들은 이틀째 수돗물을 이용하지 못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10일 춘천시의 수돗물 공급이 정상화됐지만 아파트에서 수질검사를 한 결과 기준치를 충족시키지 못해 물탱크를 채워넣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탓에 시어머니와 2명의 아이까지 5인 가구인 A씨의 가족들은 이틀 동안 제대로 된 식사도 하지 못했다.
A씨는 “코로나19 때문에 외식도 하기 힘든 상황에서 수돗물까지 나오지 않아 불편했다”며 “이틀 동안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컵라면으로 끼니를 겨우 챙겼다. 정말 난민 생활이 따로 없다”고 토로했다.
물이 공급되는 지역에서도 흙탕물 등 오염된 수돗물이 나온다는 피해가 잇따랐다.
후평동에서 자취를 하고 있는 B씨는 10일 오전에 물을 트니 흙탕물이 나와 씻지 못했다.
B씨가 1시간30여분 동안 물을 틀어놓은 뒤에야 깨끗한 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안감을 느낀 B씨는 필터가 달린 샤워기를 구입해 설치했다.
자영업자들도 불편을 겪었다. 퇴계동의 한 식당에는 이날 오전에도 2시간여 동안 흙탕물이 나왔다.
전날 단수로 설거지도 마치지 못했던 탓에 점심 영업개시도 덩달아 늦어졌다. 사장 C씨는 “평소보다 준비시간이 오래 소요돼 영업개시도 늦출 수밖에 없었다”며 “전날 밀린 설거지까지 있어 평소보다 일도 많았다.
또한, 2시간 동안 계속 물을 틀어놨기 때문에 수도세도 많이 나올까 걱정”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춘천의 맘카페에도 ‘세탁기를 돌렸는데 흰 옷이 갈색으로 변했다’, ‘설거지는 할 생각도 못하고 아이만 생수로 씻기고 있다’, ‘물이 나오질 않아 친정집에 가서 씻고 왔다’ 등 단수 피해를 호소하는 시민들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10일 오후 6시까지 해당 맘카페에만 단수 피해를 호소하는 글이 100건이 넘었다.
시민들은 춘천시의 늦장 대응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한 시민은 “지난 9일 단수 알림 문자부터가 너무 늦었고, 생수를 준다는 문자도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며 “10일에는 곳곳에서 녹물이나 흙탕물이 나오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응법을 전달하지 않고 있다. 하나부터 열까지 제대로 대응하는 것이 없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춘천시 측은 “남면, 남산면을 비롯해 동지역 고지대 일부가 이틀째 수돗물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수돗물 공급이 재개됐지만 갑자기 사용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수압이 떨어져 이같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고 설명하며 시민들이 물을 아껴서 사용해 줄 것을 당부했다.
권순찬·장현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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